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665) 회개의 증표를 열매로 보이십시오/ 손용환 신부

복음생각

by 巡禮者 2010. 7. 31. 11:32

본문

 

(665) 회개의 증표를 열매로 보이십시오/ 손용환 신부

사순 제3주일(루카 13,1-9) : 열매 맺지 못한 자의 최후
발행일 : 2010-03-07 [제2687호, 12면]

인간은 울면서 태어납니다. 이 세상은 모태와는 달리 고통과 번민으로 꽉 차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삶을 평생 살아야 하니 얼마나 서글프겠습니까? 만일 우리의 눈물을 한곳에 모을 수 있다면 그 눈물이 바다를 이룰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우리의 눈물을 보시고 모세를 부르셨습니다. “나는 이집트에 있는 내 백성이 겪는 고난을 똑똑히 보았고, 작업 감독들 때문에 울부짖는 그들의 소리를 들었다. 정녕 나는 그들의 고통을 알고 있다. 그래서 내가 그들을 이집트인들의 손에서 구하여,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데리고 올라가려고 내려왔다. 내가 이제 너를 파라오에게 보낼 터이니,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어라.”(탈출 3,7-10)

그러자 모세가 하느님께 아뢰었다. “제가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가서, ‘너희 조상들의 하느님께서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고 말하면, 그들이 저에게 ‘그분 이름이 무엇이오?’ 하고 물을 터인데, 제가 그들에게 무엇이라고 대답해야 하겠습니까?”(탈출 3,13) 그러자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있는 나′께서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여라.”(탈출 3,14)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계시어 이스라엘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모세를 부르셨고,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인들의 종살이에서 구하셨습니다.

그런데 왜, 주님을 믿는 이들이 고통을 당해야 합니까? 왜, 올바르게 사는 이들이 아파야 합니까? 왜, 죄 없는 사람들이 죽어야 합니까? 왜, 이 세상에 그렇게 많은 악인들을 남겨두고 착한 사람들이 희생되어야 합니까?

이스라엘 사람들도 빌라도가 갈릴래아 사람들을 죽여, 그들이 바치려던 재물을 피로 물들게 한 일을 예수님께 따졌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습니다. “너희는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러한 변을 당하였다고 해서 다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또 실로암에 있던 탑이 무너지면서 깔려 죽은 그 열여덟 사람, 너희는 그들이 예루살렘에 사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큰 잘못을 하였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루카 13,2-5)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그렇게 멸망할 것이라는 말씀이 진하게 가슴에 남습니다. 그러기에 죄 없는 이들이 당하는 고통과 죽음은 개인적 책벌이 아닙니다. 이것은 모든 인간의 죄에 대한 경고입니다. 소유만을 위해 바쁘게 사는 우리들에 대한 경고입니다.

우리는 낙태와 피임과 환경오염 때문에 장애인들이 많이 태어남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잘못 뽑은 정치인들 때문에 국민 모두가 고통 받고 있음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돈 때문에 하느님과 사람들을 외면하고, 자연을 파괴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기만의 이익 때문에 싸움과 분쟁과 전쟁을 하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상은 점점 죽어가고 있고, 세상 사람들은 고통스러워합니다.

이런 우리에게 예수님은 다시 한 번 경고하십니다. “보게, 내가 삼 년째 와서 이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네. 그러니 이것을 잘라 버리게.”(루카 13,7) 예수님은 열매 맺지 못하는 나무는 잘라버리겠다고 하십니다.

그러자 우리는 포도 재배인처럼 말합니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 버리십시오.”(루카 13,8-9)

그러니 멸망은 사라진 게 아니라 뒤로 미루어진 것뿐입니다. 하느님께서는 한두 번은 봐 주시겠지만 그래도 열매를 맺지 못하면 잘라버릴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회개해야 합니다. 내일로 미루고, 다음으로 미룬다면 우리도 어떤 참변을 당할지 모릅니다. 회개하지 않고 고통을 당한 후에 왜냐고 묻지 마십시오. 예수님은 지금 당장 회개할 것을 요구하셨기 때문입니다.

오늘이 바로 회개의 때이며, 은총의 시기입니다. 회개의 증표를 열매로 보이십시오. 우리는 과연 어떤 열매를 맺고 있습니까? 열매 맺지 못하면 큰일 납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