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지역에서 혼자 사는 노인 가운데 45%가 하루 세끼 중 한끼 이상을 거르고 있으며 이 중 60%는 매일 아침을 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최근의 한 조사결과는 예상은 했지만 당혹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 하다. 춘천시 노인종합복지관이 노인의 날을 맞아 춘천시에 거주하고 있는 65세 이상 노인 500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노인의 12.6%인 63명이 혼자 살고 있으며 이 중 절반 정도인 45%(30명)가 하루 한끼 이상을 굶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60% (18명)는 매일 아침식사를 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가족과 함께 사는 노인이 포함된 전체 노인의 13.8%도 하루 한끼 이상 거르고 있다고 답해 노인문제의 답답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서글픈 것 중의 하나가 배고픔의 고통이라고 한다. 더구나 힘없고 관심을 끌 능력조차 없는 노인들의 경우라면 어떠할까. 또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노인들 중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노인이 48.7%로 절반이 되지 않고 있어 혼자 사는 노인들의 문제가 점점 커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이밖에 노인들의 절반 이상인 56.9%가 매달 10만원 미만의 용돈을 쓰고 있는 현실, 10.8%에 달하는 노인들이 전혀 용돈을 쓰지 못한다는 사실 등은 노인들이 부닥치는 문제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춘천이라는 한 지역의 문제지만 이 조사결과는 노인문제가 이미 심각한 모습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이같은 현실도 우리 사회와 교회에는 큰 울림을 던져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새로운 천년을 맞이 하고 적잖은 시간이 흘렀지만 지난해, 그리고 10년 전과 별반 달라지지 않은 노인사목의 현주소가 이를 대변해준다. 노인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교회 현실이 너무 척박해 보인다. 15개 교구 가운데 노인대학연합회가 있는 교구는 서울, 수원 단 두 곳, 그나마 교구 차원의 예산 지원없이 활동하고 있어 주일학교와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노년의 아름다운 삶이란 이상이 우리 교회의 미래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투자가 필요한 때다.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해온 교회의 상을 새롭게 한다면 어떤 소외도 없는 하느님나라를 지상에서 맛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