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그만둬야지, 사람이 죽고 자연이 죽는 일이야…" "막으려면 처음부터 막았어야지, 다 쌓아놓고 어떡할겨, 그것도 나랏일인데…"
전라도 부안 새만금 어민들은 요즘 바다를 바라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1991년 새만금 간척사업이 황금사업이 될 것 이라며 바다를 포기하라고 보상금을 쥐어줬을 때 그런가 보다 했다. 지역발전, 그것도 나라발전을 위해서라는데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10년 지난 지금에서야 그것이 어업권을 포기하고 생존권을 포기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됐다. 때늦었지만 일부 어민들은 해선 안될 일이라며 소리치고 있고 다수의 사람들은 이미 포기해버렸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여의도의 140배에 달하는 갯벌 총면적 4만 10ha, 군산시, 김제군, 부안군을 가로지르는, 방조제 길이만 33km나 되는 세계 최대의 간척사업이다.
처음 시작부터 의견이 분분하던 사업인지라 최근 타당성을 전면 재검토하기 위해 환경영향, 수질보전, 경제성에 대해 다시 조사를 실시했었다. 객관적인 자료에 의하면 새만금은 서해안에서 유일하게 훼손되지 않고 남은 하구갯벌로 12000여종의 생명체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또한 이곳은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에 이른 도요새나 물떼새 등의 철새들이 쉬어가는 간이역이라 한다. 어디 이뿐인가. 새만금 담수호는 썩어 또 다른 오염을 낳을 것이며 농지의 경제성은 갯벌을 따를 수가 없다는 결과까지 제시됐다.
아무리 이런저런 계산을 두들겨봐도 간척사업은 중단 되어야 한다. 환경이 무너지는 모습을 하루가 다르게 체감 하는 어민들은 종교인, 환경단체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반대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지난 9일에는 계화도에서 방조제까지 해양시위를 벌였다.
아직까지 사업중단은 결정나지 않았다. 조금만 더 환경을 지키려는, 생명을 지키려는 우리의 의지를 모은다면 동강댐 건설을 백지화한 것처럼 새만금 사업도 백지화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될 때 우린 다시 바지락이 숨쉬고 갯벌이 살고 어민들이 살아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새만금을 살리는 것은 대자연을 주신 창조주께 그간 무모하게 저질렀던 '환경파괴의 죄'를 사죄받는 일이다. "새만금 사업은 작게 얻고 크게 잃은 것' 이라는 환경계 원로 레스터 브라운 회장의 말이 다시금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