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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튀니지 민주화 단체

노벨상(Nobel)

by 巡禮者 2015. 10. 1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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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피디아에도 없던 튀니지단체 노벨상…역대 최고 '깜짝수상' 

메르켈·교황 등 예상 후보 제치고 '튀니지 국민4자대화기구' 선정

"통합·민주화라는 위기 해법 제시" 해석

9일(현지시간) “이 그룹은 ‘재스민 혁명’ 이후 혼란에 빠진 튀니지에 다원적 민주주의를 세우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4자대화기구는 튀니지 일반노동조합(UGTT)과 산업·무역·수공업연맹(UTICA), 인권연맹(LTDH), 변호사회가 2013년 결성한 조직이다. 카치 쿨만 파이브 노벨위원장은 “2011년 민주화 시위 이후 정치적 폭력과 사회 혼란이 횡행하던 튀니지에서 정치적 견해, 종교, 성별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에 평등한 기본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헌법 체제를 확립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튀니지가 내전 위기를 극복하고 평화적인 민주 정부를 수립한 데는 이 기구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다.

애초 노벨평화상 후보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란치스코 교황 등 273명(개)이 거론됐다는 점에서 이 기구의 수상은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위원회는 “노벨평화상 시상이 튀니지의 민주화를 향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중동과 북아프리카 다른 나라의 평화와 민주주의를 증진시키려는 사람들에게 큰 격려 메시지가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시상식은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수상자에게는 800만크로네(약 11억3000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노벨평화상 수상한 튀니지 국민4자대화기구 (AFP=연합뉴스)
노벨평화상 수상한 튀니지 국민4자대화기구 (AFP=연합뉴스)

 

 노벨평화상을 주관하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올해 완전히 예상을 뒤엎은 '깜짝 수상자'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9일(현지시간) 카시 쿨만 피브 노르웨이 노벨위원장이 '튀니지 국민4자대화기구'를 201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발표하자 현장에 모인 전세계 취재진은 예상치 못한 이름에 어리둥절했다.

 

국민4자대화기구는 '튀니지노동연맹'(UGTT)과 '튀니지 산업·무역·수공업연맹'(UTICA), '튀니지 인권연맹'(LTDH), '튀니지 변호사회' 등 튀니지의 4개 시민사회조직으로 결성된 민주화단체로, 노벨상 수상 직전까지 국내외 언론에 거의 등장하지 않은 단체였다.

500만 건 가량의 항목이 있는 인터넷 개방형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도 수상 발표 직후에야 부랴부랴 짧은 페이지가 만들어졌을 정도다.

존재 자체가 생소한 탓에 노벨평화상 발표를 앞두고 이들의 수상을 예측한 사람도 거의 없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하는 카시 쿨만 피브 노르웨이 노벨위원장 (EPA=연합뉴스)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하는 카시 쿨만 피브 노르웨이 노벨위원장 (EPA=연합뉴스)

 

 

해외 주요 베팅업체들과 언론들은 노벨위원회가 최근 고조되고 있는 유럽 난민사태나 올해 역사적으로 타결된 이란 핵합의, 콜롬비아 반군 평화협상 등과 관련해 수상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난민 포용 정책을 밝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아프리카 난민 구조에 공헌한 무시에 제라이 신부, 이란 핵 합의 주역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프란치스코 교황과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 등이 수상 예상자로 거론됐다.

 

올해가 일본 원폭 투하 70주년이라는 점에서 반핵단체인 국제핵무기폐지운동(ICAN)과 원폭 생존자들의 공동 수상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모두 빗나갔다.

 

수상 1순위로 꼽혔던 메르켈 총리의 경우 난민 문제는 물론 그리스 사태와 관련해 평가가 엇갈리는 탓에 수상자로 선정하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벨위원회는 튀니지 국민4자대화기구가 ""2011년 '재스민 혁명' 이후 튀니지의 다원적 민주주의 구축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고 평가했다.

 

정작 재스민 혁명을 비롯해 중동·북아프리카의 반독재시위인 '아랍의 봄'이 국제적 이슈로 떠올랐던 2011년에는 아랍의 봄 관련 인물이 평화상을 수상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엘런 존슨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 등 '저항 여성' 3명에게 평화상이 돌아갔다.

 

아랍의 봄 영향권이 있는 예멘에서 정권 퇴진 운동을 벌인 타우왁쿨 카르만이 그해 수상자에 포함되긴 했으나 아랍의 봄을 대표할 만한 인물은 아니었다.

 

당시로서는 '진행 중인 혁명'인 아랍의 봄에 노벨상을 통해 역사적 평가를 내리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해석됐던 노벨위원회는 역설적이게도 4년 후 아랍의 봄으로 인한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시점에 아랍의 봄 관련 단체를 수상자로 선정한 것이다.

 

 

튀니지 반정부 시위대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튀니지 반정부 시위대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같은 결정은 아랍의 봄 이후 중동·북아프리카 정국 혼란이 최근 유럽 난민사태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으로 아랍의 봄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기자는 취지로도 해석된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발표 이후 트위터에 "이번 수상 결정은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위기의 해법을 보여준다. 그것은 바로 통합과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노벨상을 연구하는 역사학자 외빈트 스테네르센은 이번 수상에 대해 AP통신에 "이슬람 세계 갈등의 핵심에 접근하기 위한 매우 훌륭한 결정"이라고 평가하며 "전혀 예측하지 못한 일이라 조금 당황스럽기는 하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의 깜짝 선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학 분야 노벨상은 학계에서 확고한 공적을 인정받는 이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은 데 반해 문학이나 평화상에선 예상치 못한 '깜짝 수상자'가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노벨위원회는 지난 2009년 취임 1년도 안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평화상 수상자로 발표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2010년 수감 중이던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가 평화상을 수상한 것도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인지도가 있는 인물인 데다, 노벨평화상 후보군에 포함됐다는 사실도 알려진 상태였기 때문에 올해의 결정보다는 의외성이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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