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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보약과 아답토젠

한의약 이야기/한약이야기

by 巡禮者 2013. 10. 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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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보약과 아답토젠


한약에 관한 상당한 약리작용들이 밝혀져 있지만 아직 보약의 작용에 대해서는 실험적으로 잘 밝혀져 있지 않다. 이는 대부분의 보약들이 하나의 약리작용만 가진 것이 아니라 항노화 작용을 비롯하여 대사, 면역계, 신경계, 내분비계 등에 관한 다양한 약리작용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삼만 보더라도 세계적으로 약 4000여 논문들이 발표되어 있지만 아직도 약리작용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보약은 한의학적으로 정기가 허한 것을 보하는 약으로 정의되기 때문에 외부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작용이 그 중요한 기전 중 하나이다. 이 적응력을 높이는 작용과 관련된 이론 중 하나가  ‘아답토젠’ 이론이다. 중국에서는 ‘적응원’이라고 번역하여 사용하고 있다.

1947년 러시아 과학자인 라자레프는 특정 물질들이 가진 특이한 성질을 발견하였는데, 이것은 인체를 외부의 광범위한 스트레스로부터 견디는 힘을 강하게 해 준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성질을 가진 물질들에 대하여 적응력을 강하게 해 준다는 뜻으로 ‘아답토젠(adaptogen)’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후 1968년 러시아 브렉크만 박사는 어떤 물질이 아답토젠으로 불리우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하였다. 첫째, 여러 종류의 스트레스에 광범위하게 저항력이 있다. 둘째, 인체를 병적인 상태로부터 정상적인 상태로 만들어주는 힘이 있다. 셋째, 많이 섭취하여도 인체에 무해하며 인체가 정상적인 상태라면 어떤 영향도 주지 않는다.

즉 아답토젠이란 스트레스에 대하여 우리 몸이 적응을 잘하게 만드는 물질이며, 정상 상태에서 섭취하면 아무 영향도 끼치지 않지만 몸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 섭취하면 우리 몸을 정상으로 돌려 놓는 힘이 있는 물질을 말한다. 외부의 스트레스로부터 우리 몸을 방어하는 힘과 함께 우리 몸에 이상이 있을 때 정상으로 돌려놓는 작용도 아답토젠의 개념에 포함된다.

아답토젠은 러시아에서 가시오가피를 비롯한 인삼, 오미자 등 천연물의 효능을 연구하는 도중에 처음 밝혀졌다. 아답토젠은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는 효과 외에도 면역조절력을 높이고 강장효과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답토젠’이라는 말은 의학계에서 아직도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다. 아답토젠이라는 용어가 면역자극제, 스테로이드제, 향정신제, 강장제 등의 개념과 일부 겹치기 때문에 이들과 구별하기 어려운 것이 하나의 이유이다. 그리고 아답토젠에 대한 기전도 아직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다는 것도 또 다른 이유이다. 

지금까지도 세포메카니즘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일부 한약재들이 동물실험에서 범적응증후군을 조절하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은 확실하게 연구되어 있다. 한스 셀리에는 생체에 스트레스 자극이 가하여졌을 때에 자극의 종류에는 관계없는 비특이적 증상을 ‘범적응증후군’이라 하였는데, 일부 한약재들은 경고반응에서 나타나는 스트레스 반응을 감소시키거나 또는 피비기에서 나타나는 증상들을 방어하거나 지연시킴으로써 만성 스트레스를 방어한다.


아답토젠들이 일반적으로 적응력을 증강시키는데 관여하는 증거들 중 잘 알려진 것 중 하나는 아답토젠을 투여하였을 때 뇌하수체 축으로 한 내분비 기능의 변화이다. 동물실험에서 아답토젠을 단회 투여하면 부신피질자극호르몬과 코티코스테론의 함량을 높이지만, 오랫동안 투여하면 아답토젠은 스트레스호르몬 수치는 정상화시키면서 스트레스를 감소시킨다는 결과가 있다.

생체에서 내분비계, 신경계, 면역계들이 밀접하게 소통하면서 연결되어 있을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많은 아답토젠들은 뇌하수체를 비롯한 내분비계뿐 아니라 면역계와 신경계에도 작용하여 면역조절작용을 가지고 있고 인지기능은 높이는 작용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실험결과들이 꽤 있다. 

노화를 억제하고 스트레스로부터 오는 질병을 예방하며 체력을 튼튼하게 하고 또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 중풍, 치매 등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답토젠의 효과는 인삼, 가시오가피, 오미자 등 한의학적인 보약의 효능과 유사한 개념이므로 한의학계에서 관심을 가지고 더 연구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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