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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한약추출기로 전탕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

한의약 이야기/한약이야기

by 巡禮者 2013. 9. 3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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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한약추출기로 전탕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

지난 칼럼에서 이야기한 효과적인 한약 전탕법은 한 첩 또는 하루 분량을 달일 때의 조건이었다. 그런데 한의원에서는 대부분 한약추출기로 한제씩 전탕하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적용하려면 몇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한약추출기 전탕에서도 전탕시간, 추출횟수, 물의 양, 한약재 음편 크기 등이 추출율에 영향을 미친다.

전탕시간은 대부분의 한의원에서는 일반적으로 물이 끓고 나서 2시간, 녹용을 넣으면 3시간 정도 달인다. 전탕시간에 따른 추출율은 일정한 시간까지는 시간에 비례하지만 오래 추출한다고 해서 추출율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전탕 후 약재 찌꺼기에도 같은 농도로 탕액이 흡수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랜 시간 한번 달이는 것보다는 짧은 시간이라도 두번 달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한약추출기를 사용할 때는 상온의 물을 넣고 끓기까지 30~40분 정도가 되므로 일부러 담가 둘 필요는 없다. 끓은 후에 15~20분을 두게 되면 초탕으로 충분하다. 재탕 때는 추출기가 가열되어 있어서 30분 정도면 끓게 되므로 약 1시간 반 정도의 시간으로 모든 추출공정이 끝난다. 이렇게 달이는 것이 3시간 동안 한번만 달이는 것보다 추출율이 높다.

물의 양은 많으면 많을 수록 추출율이 높다. 연구에 의하면 麻黃湯, 葛根湯, 越婢湯, 麻杏甘石湯 등 麻黃이 들어간 처방에서 ephedrine 추출량은 어느 정도까지는 물의 양에 비례한다. 그렇다고 무한정 물을 많이 넣을 수는 없기 때문에 약재 무게의 10배 정도가 권장된다. 물의 양은 최종 복용량과도 관계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여 적절히 넣어야 한다. 다음 기회에 이야기하겠지만 현재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한약의 용량은 불필요하게 많아서 이를 줄인다면 한약추출기에도 10배 정도가 가능하다. 

음편의 크기도 추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추말하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추말로 전탕하면 미세 입자가 많아서 복용하기 불편하므로 널리 추천되는 방법은 아니다. 재탕을 하면 대부분이 추출되기 때문에 굳이 추말하지 않아도 된다. 추말보다는 제대로 음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따로 ‘별전’하는 한약들이 있다. 예를 들면 포황(蒲黃)이나 선복화(旋覆花) 등 꽃가루나 융모가 많은 한약재나 부소맥(浮小麥), 차전자(車前子), 의이인(薏苡仁) 등의 점액질이 많은 약물 등은 포전(包煎)을 한다. 아교(阿膠), 구판교(龜板膠), 녹각교(鹿角膠), 봉밀(蜂蜜), 이당(飴糖) 등의 교질류(膠質類)나 점성이 높은 약물들은 녹여서 충입(   入)하고, 망초(芒硝) 등은 녹여서 따로 섞는다. 생지황(生地黃), 생우절(生藕節), 강즙(薑汁), 죽력(竹瀝) 등은 생즙을 그대로 넣으며, 우황(牛黃), 삼칠근(三七根), 사향(麝香), 영양각(羚羊角), 서각(犀角), 주사(朱砂) 등은 탕제에 충복(    服)한다. 녹용이나 녹각 같은 동물성 약재는 전탕시간을 1~2시간 더 늘여서 달이거나 별전하기도 한다.

한약을 달일 때 추출율을 가장 높게 하려면 추말로 하여 물을 최대한 많이 넣고 오랜 시간 동안 두 세 번씩 재탕하면 된다. 하지만 한약 중에 있는 물질을 가장 많이 추출되게 하는 것보다는 짧은 시간에 유효물질을 변화시키기 않으면서 높은 추출율을 얻는 것이 효과적인 한약 전탕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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