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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0) ‘나눔의 삶’ 깨닫고 실천하자 / 배광하 신부

복음생각

by 巡禮者 2010. 7. 3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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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0) ‘나눔의 삶’ 깨닫고 실천하자 / 배광하 신부

그리스도의 성체성혈대축일 : (마르 14, 12-16·22-26) : 영원한 사랑의 음식
발행일 : 2009-06-14 [제2652호, 10면]

사랑의 완성체인 성체

이탈리아의 영성가인 ‘카를로 카레토’는 그의 책 「보이지 않는 춤」에서 이 같이 말합니다. “내 아버지, 우리 아버지, 이 말에 모든 계시가 요약되어 있고, 성경 전체가 요약되어 있습니다. 또 기쁜 소식의 내용이 담겨 있고, 모든 두려움의 종말이 있습니다. 하느님은 참되고 본질적인 의미에서 또 진정한 생명의 의미에서 내 아버지이십니다. 하느님은 내 아버지이십니다. 그래서 그분은 나를 바라보십니다. 하느님은 내 아버지이십니다. 그래서 그분은 나를 사랑하십니다. 하느님은 내 아버지이십니다. 그래서 그분은 내가 그분과 영원히 함께 하기를 바라십니다. 하느님이 내 아버지시라면 나는 더이상 어둠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자녀들인 우리 모두에게 모든 것을 주시고 싶어 하셨던 예수님께서는 의심이 많은 우리에게 이같이 말씀하십니다. “너희 가운데 어느 아버지가 아들이 생선을 청하는데, 생선 대신에 뱀을 주겠느냐? 달걀을 청하는데 전갈을 주겠느냐?”(루카 11,11-12)

그리고 당신 사랑의 가장 큰 절정인 성체성사를 통하여 당신을 송두리째 주시고,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시고 싶어 하셨습니다. 사랑은 기억하는 것입니다. 자녀들이 부모님 사랑을 보답하는 길은 그분들이 나에게 해 주신 가없는 그 사랑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부모님의 사랑을 결코 다 갚을 수 없습니다. 그분들의 사랑을 잊지 않고 기억할 때 작은 보답이라도 드릴 수 있는 것이고, 불효를 저지르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모님의 사랑을 또 다른 세대에 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은 ‘내리사랑’이라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먼저 당신의 사랑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분명히 보여 주셨으며, 당신의 사랑을 보고 배운 우리들이 그 사랑을 또 다시 전하기를 바라셨습니다. 그 같은 내리사랑이 가능할 수 있는 것은 기억입니다. 아름다운, 감사로움의 사랑을 잊지 않을 때, 사랑은 이어지는 것입니다. 때문에 사도 성 바오로는 기념과 기억의 제사, 사랑의 성체성사를 기억하며 이렇게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주 예수님께서는 잡히시던 날 밤에 빵을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1코린 11,23-24).

평화와 구원의 음식

히브리 말로 평화는 ‘샬롬’입니다. 샬롬은 ‘완전하다’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가득차 모자람 없다는 뜻입니다. 엄마의 젖을 모자람 없이 만족하게 먹은 아기의 잠든 모습을 연상하면 되겠습니다. 그때 아기의 모습은 평화스러움 그 자체입니다. 비취색의 푸른 바다와 청명한 하늘을 바라보면서 평화를 느끼는 것은 그 자체로 모자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 그 무엇보다도 하느님은 평화이십니다. 하느님 그분이시야말로 가장 완전한 충만함이시기 때문입니다. 가장 충만하신 하느님께서는 우리 인간에게 당신의 충만함을 온전히 나누어 주시려고 하셨습니다. 그것이 매일의 현실에 나타나는 성체성사의 은총인 것입니다. 이 같은 엄청난 사랑을 거저 얻어먹고 영육의 건강을, 삶의 충만함을 되찾은 우리는 반드시 나누어야 할 삶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실천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당신의 전부를 우리에게 주시기 위하여 스스로 속량 제물이 되시어 나누셨습니다. 이를 오늘 히브리서의 저자는 이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영원한 영을 통하여 흠 없는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신 그리스도의 피는 우리의 양심을 죽음의 행실에서 얼마나 더 깨끗하게 하여 살아계신 하느님을 섬기게 할 수 있겠습니까?”(히브 9,14)

‘김지하’ 시인은 자신의 시 「밥」에서 이렇게 외치고 있습니다.

“밥이 하늘입니다./ 하늘을 혼자 못 가지듯이 밥은 서로 나눠 먹는 것/ 밥이 하늘입니다./ 하늘의 별을 함께 보듯이 밥은 여럿이 같이 먹는 것/ 밥이 입으로 들어 갈 때에 하늘을 몸속에 모시는 것/ 밥이 하늘입니다./ 아! 아! 밥은 모두 서로 나눠 먹는 것”

우리는 분명 주님에게서 모자람이 없는 충만함을 받고 또 받았습니다. 때문에 이제는 이 은총을 나누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당신의 영원한 생명의 피를 우리에게 주실 때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마르 14,24).

우리는 매 미사 때마다 주님의 몸과 피를 모시기에 합당하지 못한 죄인이지만, 이 지상에서 감히 체험하지 못할 천상의 음식을 모시고 있는 것입니다. 진정 우리는 모든 것이 충만한 평화와 기쁨, 내어 주심의 완전한 사랑의 감격과 행복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 충만한 기쁨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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