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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1) 우리 삶에 예수님 계심이 부활/ 손용환 신부

복음생각

by 巡禮者 2010. 7. 3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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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1) 우리 삶에 예수님 계심이 부활/ 손용환 신부

부활 제3주일 (요한 21,1-19) : 호숫가에 나타나신 예수님
발행일 : 2010-04-18 [제2693호, 10면]

두초(Duccio di Buoninsegna, 1255~1318)는 시에나화파의 창시자입니다. 두초에게 가장 큰 명성을 가져다준 작품은 시에나 두오모 성당의 중앙제단화인 <마에스타>(1311년)입니다. 이 <마에스타>의 뒷면에는 26개의 구획으로 나누어 그리스도의 생애를 그려 넣었습니다. 그가 그린 <티베리아스 호숫가에 나타나신 예수님>은 그리스도의 생애 중 한 장면입니다. 그리고 이 그림은 요한복음 21장 1~19절이 그 배경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티베리아스 호숫가에서 시몬 베드로를 비롯한 일곱 제자들에게 나타나십니다. 그림을 보면 못 자국이 선명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무엇인가를 요청하시고, 베드로는 그 요청에 응답하며 예수님께 다가섭니다. 그리고 다른 제자들은 그물로 고기를 잡고 있습니다.

만일 예수님이 없다면 어떨까요? 제자들은 이러했습니다. 그들은 마음을 잡지 못했습니다. 그분을 잃은 슬픔이 너무나 커 삶이 무의미해졌습니다. 그래서 베드로가 말했습니다. “나는 고기 잡으러 가네.”(요한 21,3) 그러자 나머지 사람들도 우르르 몰려갑니다. 그들은 밤새 고기를 잡았지만 아무것도 잡지 못했습니다. 당연합니다. 정성을 드리지 않았으니까요. 그물은 던졌지만 아무 생각 없이 던졌으니까요. 마찬가지로 우리 삶에 예수님이 없다면 무의미한 행동의 반복일 것입니다.

이런 우리에게 그분은 오셨습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얘들아, 무얼 좀 잡았느냐?”(요한 21,5) 그들은 대답합니다. “아무것도 못 잡았습니다.” 그들은 주님 없는 삶이 얼마나 비참한가를 고백했습니다. 그분께서 그들에게 이르셨습니다.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요한 21,6) 그래서 제자들이 그물을 던졌더니, 고기가 너무 많이 걸려 그물을 끌어 올릴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분은 그들에게 풍요로움을 주셨습니다. 마치도 당신이 처음 제자들을 만났을 때처럼 고기를 많이 잡게 하신 것이 재현되었습니다. 그때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루카 5,10)

그러나 그분은 그냥 그들을 내보내지 않습니다. 그들을 먼저 먹이십니다. “와서 아침을 먹어라.”(요한 21,12) 그분은 빵과 고기를 그들에게 주십니다. 우리도 미사 때마다 항상 주님이 차려 놓으신 양식을 먹습니다. 그 양식을 먹었으니, 우리도 사람 낚는 어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그분께서는 아침을 먹은 다음에 베드로에게 세 번씩이나 묻습니다.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요한 21,15.16.17) 베드로는 슬퍼하며 대답합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모든 것을 아십니다.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는 알고 계십니다.”(요한 21,17) 그는 자기의 나약한 사랑을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이에 그분께서는 베드로에게 양들을 맡기십니다. 우리도 고해 때마다 슬퍼하며 고백합니다. “주님, 저는 당신을 배신했습니다. 그래서 번번이 죄를 지었습니다. 하오나 주님, 제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을 당신께서 아시니 당신의 사랑으로 저를 용서하소서.” 그래서 우리는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다시 부활하여 우리 삶에서 예수님을 증언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 삶에 예수님께서 계심이 부활입니다. 예수님께서 계시지 않음이 죽음입니다.


티베리아스 호숫가에 나타나신 예수님, 두초 作(1311).
손용환 신부(군종교구 쌍용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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