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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5) 주님과 만날 영광의 날 기다리며/ 손용환 신부

복음생각

by 巡禮者 2010. 7. 3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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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5) 주님과 만날 영광의 날 기다리며/ 손용환 신부
주님 승천 대축일 (루카 24,46ㄴ-53) : 예수님의 승천
발행일 : 2010-05-16 [제2697호, 10면]

렘브란트(Rembrandt, 1606~1669)는 성경을 그림으로 가장 잘 풀이한 화가입니다. 그가 그린 <예수님의 승천>은 그리스도인의 소망을 일깨워 준 작품입니다. 그는 루카복음 24장 48-51절과 사도행전 1장 6-11절의 말씀을 소재로 이 성화를 그렸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땅 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라고 이르신 다음 그들이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오르셨습니다(사도 1,8-9).

예수님은 하늘을 상징하는 둥근 천장을 향하여 승천하십니다. 흰옷을 입으신 예수님께서는 눈부신 광채에 휩싸여 두 딸을 활짝 펴시고 본향으로 가십니다. 그런데 그분의 손바닥에는 아직도 못 자국이 선명합니다. 그리고 두 팔을 펴신 모습이 십자가상의 모습과 흡사하고 미사를 드리는 사제의 모습을 연상 시킵니다. 승천은 그분의 죽으심으로 완성되었고, 성체성사로 재현되니까요.

예수님 곁에는 천사들이 가득합니다. 천사들은 예수님을 마중 나온 듯 환호하며 경배합니다. 하늘 문이 열리고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오십니다. 이제 예수님의 빈자리를 성령이 채우실 것입니다. 성령께서 내리시면 제자들이 힘을 받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실 분을 내가 너희에게 보내 주겠다. 그러니 너희는 높은 데에서 오는 힘을 입을 때까지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어라.”(루카 24,49) 그래서일까요? 성령과 예수님 사이에 원형으로 별이 빛나고 있습니다. 이로써 성령강림과 예수승천은 우리에게 별처럼 빛나는 사건임을 암시합니다.

반면 땅을 상징하는 네모난 바닥의 하단에는 제자들이 승천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제자들은 산꼭대기를 중심으로 둥글게 모여 승천하는 예수님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승천하는 예수님을 두 눈으로 확인하는 제자, 너무 놀란 나머지 두 팔을 벌린 제자, 경외심을 달리 표현할 길이 없어 무릎을 꿇은 제자, 승천하는 예수님을 바라보며 두 손 모아 기도하는 제자, 승천하는 예수님을 가슴에 새기는 제자, 승천 사건을 동료들과 나누는 제자 등 제자들은 위대한 그리스도의 귀향 장면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그림의 한가운데 구름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구름에 감싸여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지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산꼭대기와 하늘을 나무가 연결해 주고 있습니다. 나무는 땅에 뿌리를 내리고 하늘로 향하여 가지를 뻗고 있습니다. 이것이 승천하는 예수님과 닮았습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오시어 우리와 함께 사셨습니다. 그리고 하늘로 오르시어 본향으로 가셨습니다. 천국에 대한 그리움을 우리에게 남기고 가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나무처럼 인간과 하느님을 이어주는 구원의 사닥다리가 되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일의 증인입니다(루카 24,48). 우리는 예수님이야말로 구원의 유일한 중개자이심을 선포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늘만 쳐다보며 서 있을 수 없습니다(사도 1,11).

주님과 다시 만날 영광의 날을 기다리며 땅 끝에 이르기까지 그분의 증인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예수님의 이름에 있다는 것을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해야합니다(루카 24,47). 이것이 우리의 사명입니다.


예수님의 승천, 램브란트 作(1636).
손용환 신부 (군종교구 쌍용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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