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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9)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손용환 신부

복음생각

by 巡禮者 2010. 12. 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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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생각] (699)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손용환 신부

연중 제33주일 (루카 21, 5-19) : 종말을 기다리며

주님, 종말에 저희는 어떻게 될까요? 만군의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거만한 자들과 악을 저지르는 자들은 모두 검불이 되리니, 다가오는 그날이 그들을 불살라 버리리라. 그날은 그들에게 뿌리도, 가지도 남겨 두지 않으리라. 그러나 하느님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의로움의 태양이 날개에 치유를 싣고 떠오르리라.”(말라키 3,19-20) 주님, 당신께서는 악인들은 화덕의 검불처럼 하나도 남지 않고, 의인들은 떠오르는 태양처럼 치유를 받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주님, 저희가 악인일까요? 의인일까요? 거만한 자일까요? 당신을 경외하는 자일까요?

주님, 그러면 언제 종말이 일어날까요? 주님, 당신께서는 저희에게 종말은 네 가지 표징이 나타난 후에 이루어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주님, 종말의 네 가지 표징은 무엇입니까? 또 종말의 네 가지 표징은 무엇 때문에 일어납니까?

주님, 먼저 당신께서는 거짓 그리스도가 나타난다고 이르셨습니다. “너희는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많은 사람들이 내 이름으로 와서 ‘내가 그리스도다’, 또 ‘때가 가까웠다’ 하고 말할 것이다.”(루카 21,8)

그렇다면 주님, 거짓 그리스도는 누구입니까? 주님, 가만히 살펴보면 지금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그리스도처럼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당신의 자리를 빼앗아 스스로 주인처럼 살고 있습니다.

주님, 이어서 당신께서는 전쟁과 반란이 일어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민족과 민족이 맞서 일어나고, 나라와 나라가 맞서 일어난다.”(루카 21,10)

그런데 주님, 지금 곳곳에서 전쟁과 반란이 일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민족과 민족이 서로 일어나 싸우고, 나라와 나라가 맞서 일어나 싸우고 있지 않습니까? 세상에는 종교와 이념과 이권이 부딪쳐 서로가 서로를 죽이며 싸우고 있습니다.

주님, 다음으로 당신께서는 천재지변이 일어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큰 지진이 발생하고, 곳곳에 기근과 전염병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무서운 일들과 큰 표징이 일어날 것이다.”(루카 21,11)

그런데 주님, 지금 세상 곳곳에서 큰 지진이 일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또 기근과 전염병이 세상을 휩쓸고 홍수가 일어나고 산이 무너지며 화산이 폭발하고 지진 해일이 사람들을 덮쳐 무서운 일들과 큰 표징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주님, 마지막으로 당신께서는 믿는 사람들이 박해를 받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를 회당과 감옥에 넘기고, 내 이름 때문에 너희를 임금들과 총독들 앞으로 끌고 갈 것이다. 부모와 형제와 친척과 친구들까지도 너희를 넘겨, 더러는 죽이기까지 할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루카 21,12.16-17)

그런데 주님, 지금 당신을 믿는 사람들이 바보 취급을 당하고, 박해를 받고 있지 않습니까? 돈이란 놈이 당신을 가두고, 당신을 죽이고 있지 않습니까?

주님,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종말의 네 가지 표징이 지금 저희들 가까이에서 일어나고 있고, 그 원인은 하나같이 물질에 대한 욕심 때문입니다. 저희가 당신을 저버리고, 당신 뜻을 따르지 않으니까 당연하겠지요.

그렇다면 주님, 저희가 지금 종말이 가까운 날에 살고 있다는 말입니까? 주님, 저희는 검불처럼 화덕에 태워지는 악인의 운명으로 살지 않고, 태양처럼 떠오르는 의인의 운명으로 살고 싶습니다. 그러하오니 주님, 저희로 하여금 끝까지 참으며 인내로써 생명을 얻게 하소서. 세상 사람들이 스스로 그리스도라 하며 당신을 멀리 하더라도, 저희만은 당신을 그리스도로 겸손하게 받아들이게 하소서.

주님, 당신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당신 때문에 겪게 되는 박해까지도 참아낼 수 있습니다. 또 무질서하게 살지 않고, 아무에게서도 양식을 거저 얻어먹지 않으며,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수고와 고생을 하며 밤낮으로 일하며 삽니다. 그러하오니 주님, 저희로 하여금 묵묵히 일하여 저희 양식을 스스로 벌어먹게 하소서. 그리고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게 하소서. 일은 하지 않고 남의 일에 참견만 하는 자들이 가장 어리석은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손용환 신부 (원주교구 안식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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