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710) 행복해지고 싶습니까?/ 최인각 신부

복음생각

by 巡禮者 2011. 2. 23. 21:34

본문

 

[복음생각] (710) 행복해지고 싶습니까?/ 최인각 신부

연중 제4주일 (마태오 5, 1-12ㄴ) : 행복의 답 예수님 안에 머물기
발행일 : 2011-01-30 [제2732호, 10면]

 

 


 

우선, 지난주 결론 부분이 약간의 실수로 인해 누락되어 조금은 속상했었습니다. 하지만 더 많이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니,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 내용은 “고 이태석 신부님이 나누던 사랑을 달콤하고 낭만적인 감성으로만 외칠 것이 아니라, 삶으로 실천하는 장한 꽃향기가 됩시다”는 것이었습니다.

속상한 것을 넘어, 여유를 가지니, 행복감도 밀려 왔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주에 예수님께서 산위에서 말씀하신 ‘참 행복’이 더 편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따르던 군중의 행복한 모습도 떠올랐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백성 가운데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주셨다는 소문을 듣고 온 이들이었습니다. 이들 가운데는 성하고 의로운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질병과 고통에 시달리는 환자들과 마귀 들린 이들, 간질 병자들과 중풍 병자들로서, 기적적인 치유를 받고자 모여온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몸과 마음의 병으로 세상에서 소외되고 버림받아 불행하게 살아왔기에, 예수님을 통해 새 세상에 다시 태어나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러던 이들이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 체험을 하며 잠시나마 하느님 나라를 맛보는 여유를 가지니, 얼마나 행복했겠습니까? 더욱이 이러한 군중을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마음이 어떠셨을지 생각해 봅니다.

이런 마음으로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향하여 “행복하여라, ~한(하는) 사람들!”이라고 선언하십니다. 이 선언은 불쌍한 처지에 있는 이들에게 주시는 하느님의 새로운 가르침이자 새 하늘과 새 땅이 아닐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당신과 함께 있으면, 더 이상 배고프거나 아프지 않고, 불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권위 있는 말씀은 그 자체로 군중에게 커다란 힘과 용기, 위안이었을 것입니다.

산상설교의 첫 가르침인 행복선언은 예수님께서 “회개하여라.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라고 선포하신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마음을 바꿔 당신을 따라오면 그곳이 바로 하느님 나라이고, 그곳에서 행복이 보장되어 있다는 장엄한 선언과 같은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볼 때, 이 행복 선언은 예수님을 따라나서는 이들 모두에게 주어지는 행복임을 알 수 있습니다. 즉 “~한(하는) 사람들”이라는 문구 앞에 “예수님을 믿고 따름에 있어” 혹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함에 있어”라는 구절을 넣어보면, 더욱 정확한 해석이 가능해집니다. 예수님은 길이요 진리이며 생명이시기에, 그분을 믿고 따라가면 모든 행복의 답을 얻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진복팔단 묵상 중에, 지난해 9월 25일 시복된 끼아라 루체가 떠올랐습니다. 17살의 여학생이었던 루체는 골육종 암 판정을 받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는 25분 동안 방에서 혼자 있다가, 밖으로 나와 부모님에게 “이제는 저의 병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라고 말씀드립니다. 그리고는 끝까지 환한 미소를 잃지 않았습니다. 고통스러운 치료를 감수했고, 의사들과 그녀를 찾아오는 이들을 사랑이신 하느님께로 이끌었습니다. 의사들이 죽음 직전의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잊도록 모르핀 주사를 권했으나, 그녀는 조금이라도 맑은 정신으로 예수님과 함께하고 싶다며 투약을 거부했고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찾아온 친구들은 도리어 그녀에게 위로를 받고 돌아갔습니다. 그녀는 친구들에게 “우리에게는 미래가 있잖아. 그리고 단 하나의 생명을 갖고 있으므로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잘 보내야 해!”라고 말하며, 젊음의 시기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알려주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을 걱정하는 엄마에게 “하느님께 믿고 맡기세요. 엄마는 모든 것을 했어요. 내가 없을 때는 하느님을 따르세요. 그러면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울지 마세요.”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 죽음의 순간에 그녀는 “엄마, 행복하세요. 나는 행복해요!”라는 말을 남기고 19세의 나이로 예수님 안에서 기쁘고 행복한 모습을 끝까지 간직한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또한, 그녀는 자신의 각막을 세상에 선물하였습니다.

어린 그녀가 자신에게 주어진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기쁘고 행복하게 자신의 처지(죽음)를 받아들이며 여장부의 큰 모범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예수님을 바라보며 따랐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우리 역시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을 차지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상황에 누구와 함께하며,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서로 느끼는 행복의 정도는 달라집니다. 예수님을 통하여, 예수님과 함께, 예수님 안에서, 참 행복을 얻는 여러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최인각 신부 (수원가톨릭대학교 학생처장)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