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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6) 계명 준수 = 사랑 실천/ 최인각 신부

복음생각

by 巡禮者 2011. 5. 27.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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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생각] (726) 계명 준수 = 사랑 실천/ 최인각 신부

부활 제6주일 (요한 14, 15-21) 사랑합니다. 주님!
발행일 : 2011-05-29 [제2748호, 10면]

 
오늘 복음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한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몇 번을 다시 읽으며, 복음 전개의 구조를 나름대로 재구성해 보았더니,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15절)라는 구절 뒤에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21절)라는 구절을 배치하고, ‘보내주시기로 약속한 성령에 대한 설명과 제자들을 고아로 내버려 두지 않고 다시 오겠다는 약속’ 부분(16∼20절)의 말씀을 이어서 읽으니, 훨씬 편했습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과 그분의 계명을 지키는 것은 동일하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는 것보다 계명을 지키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발견합니다.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자세히 살펴보면, 당신을 향한 사랑보다는 ‘당신이 준 계명의 준수’를 강조하고 있음이 드러납니다. 그러면서 ‘당신의 계명을 받아 지키면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고,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며, 당신도 우리를 사랑하고 당신의 참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약속하십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희망찬 약속을 해 주시고는 하느님께 청하여 다른 보호자(성령)를 보내주시겠다고 또 약속하십니다. 그러면서 보호자이시고, 영원히 함께하는 분이시며, 진리이신 성령을 설명해주십니다. 그리고는 세상은 그분(성령)을 알아보지 못하지만, 믿는 이들은 그분을 알아 뵙고, 그분 안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희망찬 약속을 해 주십니다.

예수님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으시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다시 오겠다’는 말씀으로 제자들에게 희망을 더해주십니다. “나는 너희를 고아로 버려두지 않고 너희에게 다시 오겠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세상은 나를 보지 못하겠지만 너희는 나를 보게 될 것이다.” 이 얼마나 제자들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말씀입니까? ‘당신이 잠시 떠나더라도(죽음과 승천)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며, 꼭 돌아와 너희를 챙길 것이다’라는 위로의 약속을 해 주십니다. 그리고 “너희는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또 너희가 내 안에 있으며 내가 너희 안에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며, 미래에 하느님 안에서 행복할 것이라는 약속을 하십니다. 이때 제자들은 더없이 기쁘고 행복했을 것입니다. 제자들은 ‘당신은 정말 하느님이시고 주님이십니다. 그 어떤 말씀도 계명도 잘 받들어 지키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주님!’이라고 고백을 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계명의 준수가 사랑의 실천임이 드러납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의 말을 지키고 존중해 주는 일이라는 것을, 또 내가 누군가의 말을 지키고 존중하고 있다면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잠시 떠나갈 때도 그를 위한 배려가 있어야 함을…. 그 배려는 영원히 함께하는 마음이어야 하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어야 하며, 상대방에게 희망과 편안함을 주는 것이어야 함을 깨닫습니다. 이럴 때, ‘내가 네 안에 있고, 네가 내 안에 있는 혼연일체의 사랑’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에게 희망을 선물로 주어야 함을 배웁니다. 사랑하는 상대방이 절망에 빠지거나 어둠에 빠지지 않도록 끝없이 희망을 주고, 그 희망을 완성해주기 위해 노력하는 사랑을 말입니다. 또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를 제대로 아는 것이며, 그렇게 알아가면서 사랑도 깊어지고 서로 안에 머물게 된다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사랑은 하느님을 아는 것이며, 하느님을 알 때 내가 하느님 안에 머물고, 하느님께서 내 안에 머무르는 것을 느끼는 순간, 그분의 사랑이 완성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또한 누군가를 사랑하려면 하느님 안에서 또 진리 안에서 사랑할 때, 하느님께서 완전한 사랑으로 이끌어주실 것이라는 믿음도 갖게 됩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접하면서 느낀 또 다른 것은 사랑스러움과 온유함입니다. 아무런 부담없이 사랑해주시는 그분의 사랑 안에서 부족한 저의 사랑이 완성되어 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여러분의 사랑을 느끼며, 여러분과의 사랑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느낍니다. 그래서 여러분과 하느님께 감사할 뿐입니다. 그 감사함을 기도(사랑)로 대신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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