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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안에서 살아가는 신바람 영성”

복음생각

by 巡禮者 2010. 7. 3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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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안에서 살아가는 신바람 영성”

발행일 : 2006-06-04 [제2503호]

배터리 충전

어느 날 아침 밖에 나가려고 자동차에 올라 시동을 걸기 위해 열쇠를 꽂고 돌렸습니다. 자동차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밤새 모르고 켜놓은 미등 때문에 배터리가 다 방전되어 버린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가까이에 배터리가 온전한 차에 케이블을 연결해서 시동을 걸 수 있었습니다.

살아있는 차를 이용하여 죽은 차를 살린 것입니다. 배터리가 나간 차는 죽은 차나 마찬가지이듯이 우리의 삶도 동기가 약해지면 삶이 활력을 잃고 주저앉게 됩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삶에 지쳐 주저앉아 있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잘사는 사람은 더욱 잘 살게 되지만 없는 사람은 더욱 어려워져 머리 둘 곳이 없어서 주저앉고 있습니다.

거리거리마다 도배하다시피 한 정치구호가 넘쳐나지만 상식 이하인 정치인들을 바라보며 주저앉게 됩니다. 참다운 신앙생활을 염원하는 사람들은 변화하는 세상 안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위기의식 속에서 영성이 피폐해진 교회와 세속적인 신앙인들을 바라보며 주저앉고 있습니다. 주저앉아 버린 사람들이 다시 일어나 신바람 나는 삶을 살아가게 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어둡고 힘든 현실 앞에서 주저앉아 버린 사람들을 다시 일으켜 힘차게 달려가게 할 수 있는 신바람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주저앉아 있는 사람들을 일으켜서 힘차게 달려가게 하는 힘은 바로 성령 안에서 살아가는 신바람의 영성입니다.

오순절이 되었을 때, 다락방에 세찬 바람으로 불어온 성령의 바람은 예수님의 죽음 앞에서 주저앉은 사람들을 다시 일으켜 교회를 탄생시켰습니다.

성령께서는 우리가 그리스도를 알고,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을 알며, 또한 우리 자신을 더욱 잘 깨닫도록 해주십니다.

성령의 비추심 안에 머무를 때 우리는 인간적인 지식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밝혀주시는 빛으로부터 오는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인식입니다.

이러한 깨달음을 통해 인간은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참된 삶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것입니다. 성령의 비추심 안에 머무를 때 인간은 나약함과 혼란 중에도 중심을 잃지 않고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마련해 놓으신 사랑의 길을 신바람 나게 걸어갈 수 있게 하는 힘을 얻게 됩니다.

성령강림은 예수님의 부활사건을 완성하는 신앙의 체험입니다. 예수님께서 약속하셨던 ‘위로부터 오는 힘’을 받은 제자들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됩니다.

스승이신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신 후 다락방에 숨어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던 제자들에게 내려진 놀라운 힘은 사랑의 힘이었습니다.

두려움에 떨며 숨죽이고 있던 제자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는 그 순간 사랑으로 다시 충전되었고, 방전된 채 움직이지 못하던 제자들의 삶에 시동이 걸리게 된 것입니다.

성령은 우리의 눈을 뜨게 하시고, 감각을 열어 주시며 마음을 움직여주십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베풀어진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게 되고 받아들이게 되면 우리의 삶은 변화합니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을 일깨워주시면 모든 것이 새로워집니다. 그리스도를 마음으로 만나게 되고, 그분의 뜻을 감지하게 되고, 그분이 우리를 위해 오셨고, 사랑으로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하고 가슴 벅찬 일인지를 체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랑이 사람을 변화시키듯이 성령 안에 살아가는 사람은 예수님의 사랑으로 말미암아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배터리가 방전된 차가 스스로의 힘으로 시동조차 걸 수 없듯이 사랑을 잃어버린 삶은 자신 안에 갇혀 활력을 잃고 주저앉게 되는 것입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여서 성령 안에 머무르지 않는 신앙은 생명력을 잃고 위기를 두려워하며 폐쇄적인 신앙에 머무르고 맙니다. 성령은 사랑을 잃어버린 우리의 삶에 시동을 걸게 해주고 주저앉아 있던 삶을 힘차게 살아가게 하는 힘입니다. 우리의 삶에 배터리가 방전되었다면 예수님의 사랑에 연결될 때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충전된 신앙인들은 삶의 현장에서 주저앉아 있는 사람들을 충전시켜 다시 일어나게 하고, 갈라진 사람들을 하나로 만들며, 각자에게 주어진 삶 속에서 사랑을 열매 맺습니다.

멀리 독일에서부터 전해오는 월드컵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4년 전, 숨죽여 살던 사람들에게 신바람을 불어넣고 온 국민을 하나로 만들었던 그 뜨거운 바람이 이번에도 불어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러나 성령의 바람은 한 번 불고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속에 영원한 희망을 심어주고 사랑을 충만히 채워줍니다. 우리 신앙인들의 가슴에도 월드컵 바람보다도 뜨거운 성령의 바람이 불어닥치기를 기원합니다.

“오소서 성령님, 우리 마음에 오소서.”

김영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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