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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천주교 의정부교구 신자들의 신앙의식과 신앙생활」 조사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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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巡禮者 2013. 11. 30.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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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ㆍ가족… 77%가 종교보다 세속적 가치 중시

「2013 천주교 의정부교구 신자들의 신앙의식과 신앙생활」 조사결과


 「2013 천주교 의정부교구 신자들의 신앙의식과 신앙생활」에 드러난 조사 결과는 한국 천주교 신자들의 보편적 의식 결과로 보아도 무방하다. 의정부교구는 한국의 16개 교구 가운데 교세로만 8번째로 중간 위치에 있고, 사목 환경도 대도시, 중소도시, 도농복합지역, 농촌의 특성 모두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정부교구가 발표한 이번 조사 결과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를 사목으로 풀어 가느냐에 따라 한국교회의 복음화 여부가 가늠될 전망이다. 한국 천주교회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자료인 이번 조사 결과를 종합 정리했다.


   ▨ 신자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와 고민은 '건강'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에 대해 건강이 43.5%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가족(33.5%), 종교(15.6%), 돈(3.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종교를 제외한 84.4%가 세속적 가치에 해당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건강과 가족에 응답한 비율만 합쳐도 77%에 이르니, 신앙인들이 종교를 중요하게 여기는 비율이 그리 높지 않은 셈이다.

 이는 2008년 한국종합사회조사, 2011년 한국갤럽의 '한국인의 철학' 조사 결과와 비슷한데 건강과 가족, 재산, 친구, 이�, 일도 궁극에는 '부'에 대한 능력임을 고려할 때, 신자들도 일반인처럼 '현세적 가치'를 '종교적 가치'보다 중시하는 경향을 보여줬다.

 '요즘 가장 큰 고민'도 건강이 46.3%로 가장 많았다(1,2순위 복수응답). 다음으로 경제적 어려움(45.5%), 자녀와의 관계(27.9%), 신앙 문제(15.3%), 부부 관계(14.6%) 등이 차지했다. 건강은 나이가 많을수록 걱정거리였고, 경제적 어려움은 50대, 자녀와의 관계는 사춘기 자녀를 둔 세대인 40대, 직장 문제는 30대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더 고민하고 있었다. 이는 나이에 따라 당면한 과제가 다르다는 뜻으로 사목 대응도 이에 따라 이뤄져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교회 가르침보다 내 원칙대로 산다

 '교회 가르침과 상충하는 법이 있을 때 어떻게 행동하겠는가'에 대해 응답자의 4명 중 3명이 자신의 평소 가치관이나 세속 기준을 따르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전적으로 교회의 가르침을 따를 것'이란 답은 25.3%에 불과했다.

 이는 종교 가치보다 현세적 가치를 따르는 신자들의 태도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한국교회에서 교회 가르침과 세속법이 신자들의 삶 안에서 가장 큰 모순을 일으킨 경우가 '생명 문제'였고, 최근엔 '사회적 이슈'가 쟁점이 되고 있는데 이번 설문 결과대로라면 신자 중 4명 가운데 1명만이 교회 입장을 따를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특히 젊고 고학력인 세대일수록 자기 판단을 앞세우고 있어, 이들에게 다가가려면 교회 가르침 특히 사회교리를 이들에게 더욱 호소력 있고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사회 쟁점에 대한 의식 점점 더 보수 색채 강해

 사회 쟁점에 대해선 앞으로 점점 더 보수 색채가 더 강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특히 신자들이 교회의 대사회적 발언과 움직임에 대해 더 비판적이기 때문이 이 경향이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례로 '교회의 제주 강정해군기지 건설반대 운동'에 대해 남성 46.9%, 여성 25.7%가 반대했고, 연령대가 높을수록(70대 이상 56.6%, 60대 49.2%, 50대 34.4%, 40대 18.2%, 30대 18.0%) 반대 강도가 강했다.

 또 '강론 중 사제의 사회ㆍ정치적 발언'에 대해서도 응답자 전체의 36.3%가 반대했다. 특이한 것은 40대 이하에서도 다른 사회 쟁점보다 반대 비율이 높고, 특히 20대의 31.2%가 부정적으로 답해 3명 가운데 1명은 강론 중 사제의 정치 발언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이 조사의 결과와 경향에 따른다면 사회 쟁점에 대한 신자들의 태도는 '자기 판단'에 따를 확률이 높다. 따라서 교회의 가르침이 신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가야 한다는 과제를 안겨줬다.
 

 ▨신앙생활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신자답게 살지 못한다'는 죄의식

 현재 신앙생활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신자답게 살지 못한다는 죄의식'이 60.2%로 가장 많았다(1,2순위 복수응답). 이어 '없다'(31.2%), '매주 미사 참례 의무와 복잡한 전례'(20.6%), '너무 방대하고 어려운 교리'(17.3%), '교회의 많은 요구사항'(10.1%), '신자생활에 따른 일상생활에서의 손해 또는 손실'(9.0%), '기타'(6.3%), '각종 헌금으로 인한 비용 부담'(5.8%), '교무금 부담'(5.1%), '평신도의 교회 내 낮은 지위'(4.8%) 순으로 집계됐다.

 '없다'와 '기타'를 제외하면 신앙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신자 대부분은 자신에게서 찾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사 참례 의무와 어려운 교리, 교회의 각종 요구사항, 헌금 등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신앙의 전제 조건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앙생활에서 겪는 어려움 대부분은 각자 자신의 주관적 의지에 따라 극복할 문제이다.

 이는 지금 시기에 교구가 가장 주력할 분야가 '신자들의 신앙성숙'(29.2%)이라고 가장 높게 답한 것과 '교구가 현 단계에 전교를 위해 가장 역점을 둬야 할 분야'에서도 '신자들의 신앙성숙'(58.8%)이라고 밝힌 것도 맥락을 같이 한다.
 

 ▨신자 의식 강화 해답은 소공동체 새복음화로

 신자들이 신앙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보면 사실상 신앙이 성숙하지 않은 데서 비롯한다. 신앙에 대한 투신 의지가 약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도 결국 신자들의 신앙 미숙에서 비롯하는 셈이다. 당연히 이 상황에서는 신자들의 신앙 성숙을 도모하는 일이 핵심 사목 목표이자 과제일 수밖에 없다.
 「2013 천주교 의정부교구 신자들의 신앙의식과 신앙생활」에 드러난 조사 결과는 볼 때 의정부교구를 비롯한 한국교회 전체의 과제는 '복음화'라 할 수 있다. 즉 신자들의 의식과 문화적 환경을 뿌리로부터 변화시키는 '새로운 복음화'가 당면과제이다.

 새 복음화의 활로는 '소공동체'다. 이는 본당 규모가 작을수록 신자들의 신앙생활 만족도와 공동체 의식, 미사 참례, 교육 및 피정, 헌금 및 교무금 납부, 봉사 참여율이 높이 나타나고 있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조사 책임자인 의정부교구사목연구소장 맹제영 신부는 "사목의 중요 변수가 본당 규모"라며 "소공동체 운동도 사회사목, 청소년사목과 연결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과 맥락에서 사목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에 통합적 안목에서 조정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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