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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 해설(般若心境解說) -2-|

종교학(宗敎學)

by 巡禮者 2010. 8. 18. 16:32

본문


 

 

반야심경 해설(般若心境解說) -2-


(1)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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舍利子 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卽是空 空卽是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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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글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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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자야, 물질의 모습은 공과 다르지 않고 공의 성질은 물질의 모습
과 다르지 않다. 물질의 모습은 곧 공의 성질과 더불어 함께 존재하
고 공의 성질은 물질의 모습과 더불어 함께 존재한다.
.
이 본문은 사리자에게 물질의 모습과 공의 성질이 서로 분리되어 있
지 않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사리자는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지
혜와 총명이 제일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십대제자(十大弟
子)의 한사람 으로서 지혜제일사리불(智慧第一舍利佛)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사리자라는 이름은 어머니의 덕성을 따서 지은 이름이다. 어머
니는 본래 총명하기가 이를데 없으며 눈에 빛이 나고 총명함이 감돌
아 그 눈은 마치 독수리의 눈과 같다고 해서 사리(舍利)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다. 사리는 곧 독수리새(추鷺鳥)의 이름이며 그의 아들에게
도 어머니의 별명을 따서 사리의 아들이라는 뜻으로 사리자(舍利子)
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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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물질의 모습은 공의 성질과 다르지 않고 공의 성질은 물
질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본문을 소개하였다. 이와 같은 설법을 사
구(四句)의 설법이라고 한다. 이들 사구는 색온(色蘊)에 대한 진리를
설명하는 것이며 다양한 모습의 삼라만상은 그 성질인 공성(空性)을
여의고 존재할 수 없음을 가르쳐 주고 있다. 이들 사구 가운데 색불
이공,공불이색과 색즉시공,공즉시색의 내용이 서로 다른점이 있다. 앞
의 두 구문은 색과 공이 서로 다르지 않음을 밝히는 진리이며 뒤의
두 구문은 색과 공이 서로 함께 존재하고 있음을 밝히는 진리이다.
.
위의 본문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물질(色蘊)을 색(色)과 공(空)
으로 나눈 것은 모습과 성질을 분명하게 하여 그 관계성을 가르쳐 주
고자 한 것이다. 색은 여러 인연이 집합하여 형성된 물질의 모습을
의미하고 공는 모습이 없는 물질의 성질을 뜻한다. 그러므로 본문은
한 물질에 대하여 모습이 있는 면과 모습이 없는 면을 함께 설명하고
모습과 성질은 둘이 아닌 하나의 경지를 이루고 있음을 가르쳐 주고
있다.
..
범부들은 물질을 관찰할 때 모습만을 관찰하고 모습 이전의 존재이
면서 모습의 뿌리가 되는 공의 성질을 관찰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
에 모습에 집착하고 또는 탁욕을 발생하여 죄를짓고 악도에 윤회하게
된다. 이러한 집착과 탐욕을 미연에 야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물
질의 성질을 철저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이제 물질의 모습과 공의 성
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좀더 설명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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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모습(色)의 정의
물질의 모습은 빛깔과 모양으로 나누어 설명된다. 빛깔은 청황적백(靑
黃赤白)등을 말하며 이들을 현색(顯色)이라고 한다. 모든 물질은 자체
에서 빛깔을 다양하게 발생하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모든 물질은 자
체의 모양을 나타내고 있다. 물질의 모양은 모나고,둥글고,짧고,길고,높
고,낮고,바르고,바르지 못하는 것 등으로 구별할 수 있는데 이들 모양
을 형색(形色)이라고 한다. 이와같은 현색과 형색은 모두 모습이라고
하며 그 모습은 극미로부터 천체에 이르기까지 크고작은 단위를 나타
내기도 한다. 그렇다면 물질의 단위에 대해서 살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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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극미(極微): 극미는 물질의 단위 가운데서 가장 작은 것을 뜻하며
이 극미는 범부들의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최소의 불체를 뜻한다.
극미는 한 물체를 파괴하고 분쇄할때 더이상 분쇄할수 없는 단위를
뜻한다. 만약 더 분쇄하게 되면 극미의 단위가 없어지고 또 더이상
최소의 단위를 설정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공(空)이라 하고 무(無)라
고 한다. 그러나 이들 공과 무의 표현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이 아니
라 모습이 없는 경지를 뜻하며 성질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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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미진(微塵): 미진은 극미의 7배를 뜻하며 매우 미세하여 역시 육
안으로 볼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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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금진(金塵): 동진(銅塵)이라고도 하며 미진의 7배가 되는 물체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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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수진(水塵): 수진은 금진보다 7배가 큰 물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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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토모진(兎毛塵): 톱모진은 수진보다 7배가 더 큰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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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양모진(羊毛塵): 양모진은 토모진보다 7배가 더 큰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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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우모진(牛毛塵): 우모진은 양모진보다 7배가 더 큰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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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극유진(隙遊塵): 극유진은 틈사이로 날아다니는 먼지만큼 작은 물
체를 뜻한다. 이는 눈밝은 사람은 겨우 볼 수 있을 정도의 물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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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기(기): 기는 극유진보다 7배가 큰 것을 뜻하며 이는 동물에게 기
생하는 서캐만큼 큰 물체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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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슬(슬): 슬은 서캐에서 출생한 이만큼 큰 물체를 뜻한다. 이것은
위에서 말한 서캐보다 7배가 큰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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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광맥(광麥): 광맥은 보리와 벼만큼의 크리를 뜻하며 이 보다 7배
가 큰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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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지절(指節): 지절은 손가락 마디 만큼의 큰 물체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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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일주(一주): 이주는 손에서 팔꿈치만큼 길고 큰 물체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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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일궁(一弓): 일궁은 옛날에 사용하였던 활의 길이와 크기만큼의
물체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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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구로사(구盧舍): 구로사는 위에서 말한 활의 5백배만큼의 크기를
뜻한다. 이는 약 3,600척 만큼의 큰 물체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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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유순(由旬): 유순은 40리 또는 50리 그리고 60리등 세가지 설이
있는데 최소한 40리 이상의 거리와 크리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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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소승불교와 대승불교는 물질의 크리를 16종으로 나누어
설명하여 오고 있다. 이 세상에는 크고 작은 물체가 많다. 이러한 대
소의 물체를 색(色)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대소의 물체는 모습에 의하
여 크다 작다라고 분별되기 때문이다. 이 때의 색은 모습을 뜻하며
삼라만상의 모습에는 차별이 있기 마련이다. 차별의 삼라만상은 인연
의 집합에 따라 발생하는 것이며 이를 연기(緣起) 또는 연생(緣生)이
라고 한다. 이연에 의하여 나타난 차별의 모습을 속(俗)이라 하며 속
제(俗제)라 한다. 그리고 인연의 존재는 변천하고 흩어지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무상한 것이며 이를 세(世)라고 한다. 그리고
이들 모습은 임시로 나타낸 모습이라는 뜻에서 가상(假相)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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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공(空)의 정의
위에서 물질의 모습인 색(色)에 대해서 알아 보았다. 이 세상에 존재
하는 물질계는 인간의 몸을 비롯하여 천태만상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
다. 그 모습에는 인연에 따라 독특한 개성이 있기도 한다. 개성이란
목석과 동물의 몸이 다같이 물질이기는 하지만 그 체성은 다름을 뜻
한다. 그러나 모습을 나타낸 물체의 공통점은 인연에 의하여 성립되
었기 때문에 각각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으면서 성,주,괴,공,(成,住,壞,
空)과 생,노,병,사(生,老,病,死)의 무상함이 있게 된다. 이와 같은 설명
은 모두 모습만을 관찰하고 단정한 물질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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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물질에는 모습과 함께 하면서 모습을 떠나 존재하는 공상(空
相)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공은 모습이 없다는 뜻으로서 무(無)의 개
념과도 통한다. 그러므로 공(空)은 물질의 성질이며 그 성질은 육안으
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보살도 일부분만을 관찰하게 되며 오직
부처님만이 관찰할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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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물질의 성질은 모습이 없는 공성(空性)이기 때문에 변천
하지 않고 영원히 존재할 수 있게 된다. 왜냐하면 변천은 모습이 있
을 때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성은 가장 진실하면서
변천하지 않는 진여성(眞如性)이라 하고 불성(佛性)이라고도 칭한다.
그리고 공상(空相)은 모습이 없다는 뜻으로 무상(無相)이라고도 칭한
다. 이는 반야심경 등 반야경(般若經)의 사상이 무상(無相)을 종지를
삼는다라는 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무상은 모습이 있는 현상계를
유상(有相)이라고 한 말과 상대되는 말이다. 이와 같이 색(色)은 유상
이고, 공(空)은 무상이라고 칭한다. 그리고 각 교리에서 모습이 있는
면을 성(相)이라 하고 모습이 없는 면을 성(性)이라고 표현하는 예가
많다. 그러므로 색(色)은 모습을 뜻하는 상(相)이고, 공(空)은 모습이
없으면서 만법의 뿌리가 되고 성질이 되는 성(性)에 해당한다. 이와
같이 공은 색의 성질이 되고 진실하게 공한 성질을 진공(眞空)이라
하며 이를 진제(眞제)라고 칭한다. 이와 같은 진공과 진제의 진리에
의하여 모습을 드러낸 색(色)의 세계를 묘유(妙有)라고 한다. 다시 말
하면 진여(眞如)에 의하여 나타난 진리의 모습이 오묘하기 때문에 묘
유라 하며 이를 진여색(眞如色)이라고 한다. 진여색은 부처님의 법신
(法身)과 같은 것을 뜻하며 모습이 있지만 오묘하기 때문에 무애자재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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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인연으로 결집된 모습(色)이 아니기 때문에 변천이 없으며 영
원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들 진여색은 진공인 것이며 진제인 것이다.
이상으로 색(色)과 공(空)의 내용을 간단히 알아 보았다. 그러나 이
들 색과 공은 다르지 않고 분리되어 있지않다. 겉으로 보기에는 삼라
만상이 서로 다르게 보이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는 동질성을 갖고 있
으며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색과 공이 서로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뜻에 불이(不異)를 떠날이(離)자를 써서 색불이공(色不離空)이
라고 쓰는 학자도 있다. 이러한 표현들은 모두 물질을 관찰할 때 중
도(中道)의 진리를 깨닫도록 하는데 있다. 그러므로 어떤 학자는 색을
속제(俗제)라 하고 공을 진제(眞제)라고 하였다. 색불이공 공불이색(色
不異空 空不異色)을 속불이진(俗不異眞), 진불이속(眞不異俗)이라고 표
현하기도 하였다. 즉 모습으로 이루어진 속제는 모습이 없는 진제와
서로 다르지 않고 또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물
질이 영원히 변치않고 존재한다고 집착하는 유집(有執)을 타파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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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범부들이 소유물을 비롯한 모든 것이 파괴되어 없어지면 영
원히 없어진 것처럼 생각하고 또 사물에 대하여 일방적으로 공한 것
이라고 생각하는 공집(空執)을 타파하기 위하여 공의 성질은 물질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설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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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물질의 모습은 공의 성질과 함께 존재하고 공의 성질은 물질
의 모습과 함께 존재한다(色卽是空 空卽是色)는 말은 중도의 진리를
나타낸 말이다. 다시 말하면 물질을 관찰할 때 편견을 갖고 일방적으
로 집착하는 법집(法執)을 배격하고 중도(中道)의 지혜를 일으키기 위
함이다. 색과 공이 따로 존재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망상을 정화하고
자 한 것이다. 항상 모습의 성질(色性)은 공성(空性)이며 공성은 만법
의 성질인 법성(法性)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색과 공은 동일한 성질인
것이며 이는 얼음과 물의 성질이 같은 것과 같다. 다시 말하면 이질
적인 성질이 함께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성질이 함께 하고
있는 것 이다. 그라나 모습과 성질은 구별되기 때문에 모두 유일한
것으로 관찰하거나 서로 다른 것으로 관찰하지 말고 중도적으로 관찰
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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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의 모습과 물질의 성질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살펴 보았다.
그러므로 모습과 성질은 완전하게 동일한 것도 아니면서 다른 것도
아니라고 하며 이를 한문으로 불일불이(不一不異)라고 한다. 범부는
흔히 물질의 겉모습만을 관찰하게 되는데 이는 무지 때문이며 지혜있
는 보살은 물질의 본성인 성질을 보고 깨달음을 얻게 된다. 물질 뿐
아니라 마음에도 모습과 성질이 있으며 이들 마음의 모습과 성질도
위에서 설명한 물질의 모습과 성질의 관계와 꼬 같다고 설명한다. 이
들 내용은 반야심경의 본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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受想行識 亦復如是
수상행식 또한 이와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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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한 말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여기서 말한 수상행식은 마음을 뜻한다.
이들 마음은 곧 마음의 작용과 마음의 체로 나눌 수 있다. 즉 수상
행은 마음의 작용이며 식은 마음의 체를 뜻한다. 이들 작용과 체도
여러 인연이 화합하여 발생하는 일면이 있기 때문에 모습이 있는 것
이며 이를 심상(心相)이라고 한다. 그러나 마음의 본성은 인연으로 말
미암아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인연의 집합 이전에 있는 성질을 말하
며 이를 심성(心性)이라고 한다. 심상은 수상행식을 말하고 심성은 수
상행식의 진여성(眞如性)을 말한다. 범부들이 번뇌를 야기하는 마음일
지라도 그 마음의 바탕은 진여성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
한 이해를 구하기 위하여 수상행식의 모습을 먼저 설명해 보기로 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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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受):수는 모든 것을 마음이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어떤 대상의
모습을 받아들일 때 마음과 육체와 객관계의 대상과 서로 인연이 되
어 고통스러운 감수성과 즐거운 감수성과 고통과 즐거움을 떠나 평등
하게 받아들이는 감수성이 발생하게 된다. 이와 같이 일어나는 감수
성은 모두 인연의 결과이며 동시에 마음의 모습으로 간주한다. 그러
나 이 모습의 바탕은 모습이 없는 진여성인 것이며 이를 공성(空性)
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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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상(想):상은 글자 그대로 마음(心) 위에 떠 있는 모습(相)을 뜻한
다. 이 모습을 상대로 좋다(善), 나쁘다(惡) 하면서 생각하고 집착하는
것을 상이라고 한다. 이들 모습에도 진여성이 있으며 진여성은 생각
하는 모습이전의 성질이며 모습이 없기 때문에 공성 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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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행(行):행은 위에서 말한 수(受)와 상(相)이라는 마음의 작용이외
에 모든 정신작용을 뜻한다. 착한 행동을 하고 악한 행동하는 것은
모두 정신작용인 행이며 선업과 악업을 짓는 생각도 행이며 모든 번
뇌망상도 행인 것이다. 이러한 행은 자연히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반
드시 인연을 만나야 일어나게 된다. 인연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행
이기 때문에 이들 행은 모습이 있는 것이다. 그 모습에는 진여성이
바탕이 되고 진여성은 인연으로 말미암아 조작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습이 없으며 모습이 없기 때문에 공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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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식(識):식은 마음의 체(體)를 뜻하며 이 체로 말미암아 위에서 설
명한 수와 상과 행의 작용(心所)을 발생하게 된다. 이와 같은 마음의
체성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안식(眼識), 이식(耳識), 비식(鼻識), 설식
(舌識), 신식(身識), 의식(意識), 말나식(末那識), 아뢰야식(阿賴耶識)등
여덟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이들 여덟가지 마음의 체성이 보고 듣
고 냄새맡고 맛을 보며 촉감을 느끼고, 선과 악을 생각하며 무지를 발
생하고 모든 업력을 보존하는 성능을 발생하게 된다. 이와 같은 마음
들도 모두 인연으로 말미암아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온(蘊)이라 하고
모습이라고 한다. 이들 마음의 모습에는 곧 본래 때묻지 않고 청정한
진여성이 바탕이 되어 있으며 그 진여성은 모습이 없고 인연 이전의
성질이기 때문에 공성(空性)이라고 한다. 만약 마음의 모습에 번뇌라
는 불청객(客塵煩惱)이 없어지면 수수한 진여성만 남아서 작용을 발
생하게 된다. 이때의 진실한 작용을 지혜라고 칭하며 지혜는 성소작
지(成所作智), 묘관찰지(妙觀察智), 평등성지(平等性智), 대원경지(大圓
鏡智)등 사지(四智)로 나누어 설명한다. 범부들도 근면하게 마음을 정
화하면 마음의 본성인 진여성이 사지를 발생하여 모든 진리를 올바로
깨달을 수 있고 성불(成佛)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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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수상행식의 모습과 본성을 간단히 살펴 보았다. 수상행식의
모임은 모습과 공성이 서로 다르지도 않고 완전하게 동일한 것도 아
니다. 그러면서 함께 공존하고 있으며 그 내용은 색온(色蘊)에서 설명
한 바와 같다. 다시 말하면 색온과 같이 수상행식의 사온(四蘊)도 각
각 사구(四句)의 진리고 설명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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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같이 오온(五蘊)을 모습(色)과 공성(空性)으로 분류하여 모습
만을 관찰하면 안되고 공성까지 관찰해야 함을 가르쳐 주고 있다. 부
처님은 사리자(舍利子)에게 공성의 진리를 더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
다. 그 본문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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舍利子 是諸法空相, 不生不滅 不垢不淨 不增不減
.
사리자야 이 모든 법의 공한 모습은 출생하지도 않고 소멸하는 것도
아니며 때묻는 것도 아니고 청정한 것도 아니며 증가하는 것도 아니
고 감소하는 것도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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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사리자에게 공상(空相)을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내용이다. 모
든법은 위에서 설명한 온(蘊)의 개체가 하나가 아니라 삼라만상의 모
습을 띠고 있는 것을 종합하여 칭한 말이다. 정신계도 여러 가지가
있고 물질계도 여러 가지가 있으며 이들의 모든 현상을 총칭하여 제
법(諸法)이라고 한다. 이러한 정신과 물질의 공한 상태는 능히 취착할
것도 없고 취착되어지지도 않는다.(無能取所取) 그러므로 둘이아닌 절
대의 경지를 이루고 있는 것을 공상 이라고 하며 이를 진공(眞空)이
라고도 칭한다. 이와 같은 진공의 당체는 변하지 않으며 더하고 덜함
도 없다. 이러한 공상의 진실을 불생(不生)등 여섯가지 모습으로 나누
어 설명하며 여섯가지 모습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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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불생(不生):생(生)이란 본래 없는 것이 새로 출생하는 것을 말하는
데 모든 법의 공상(空相)은 본래 존재한 것이기 때문에 출생하는 것
이 아니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인연이 집합하면 없는 것(無)에서 있
게(有)되는데 공상은 인연으로 집합하기 이전의 진리이기 때문에 새
로 생긴 것이 아니다. 그리고 생은 모습이 새로 생긴 것 을 뜻하기
때문에 모습의 세계에서만 생이 가능하며 모습이 없는 공성에는 생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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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불멸(不滅):공상은 인연으로 집합한 존재가 아니고 새로 생긴 것
이 아니기 때문에 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
잠시 있다가 없어지는 것을 멸(滅)이라고 하는데 공상은 잠시 있다가
없어지지 않고 본래 존재하였고 영원히 존재하는 진리이기 때문에 멸
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인연생(因緣生)이 아니기 때문에 인연이 흩
어져서 없어질 것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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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불구(不垢):구(垢)는 부정한 것을 뜻하며 장염(障染)을 뜻한다. 장
염은 장애하고 부정하게 만드는 것을 의미하는데 공상은 장애를 받지
도 않고 부정하게 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때묻지 않은 것이라고 하
였다. 다시 말하면 번뇌망상이 공성을 집착하거나 부정하게 할 수도
없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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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부정(不淨):공상은 본래 청정한 것이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청정해
지는 것이 아님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 항상 청정한 것이기 때문에
다시 부정한 것을 씻어낼 것도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금덩어리는
땅속에 있거나 땅위에 있거나 상관없이 항상 청정하다. 그리고 연꽃
도 비록 연못이 부정하다고 하더라도 부정해지지 않고 항상 깨끗한
모습을 나타내는 것과 같이 진리의 공리(空理)도 그와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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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부증(不增):공상은 증가하는 것이 아님을 뜻한다. 공상은 항상 평
등한 것이며 증가하거나 감소하지 않은 무위법(無爲法)을 뜻한다. 무
위는 천류(遷流)하거나 변하지 않음을 뜻하며 공상은 곧 무위의 성질
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증감이 없다. 이는 물질도 증감이 없다는 자
연과학의 주장과 흡사한 면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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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불감(不減):진여의 공상은 변하지 않은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감소하는 것이 아님을 뜻한다. 인연이 집할할 때 증가하고 인연이 흩
어지면 감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성질은 증감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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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공상을 여섯가지로 나누어 생과 멸이 없고 청정과 부정이
없으며 증가와 감소함도 없음을 살펴 보았다. 보살은 지혜의 눈으로
공상을 관찰하기 때문에 공상의 진리를 관찰하지만 범부들은 무지하
여 생과 멸이 있고 청정과 부정이 있으며 증가와 감소가 있는 것처럼
보기 때문에 불안과 고뇌를 야기하며 고통을 받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 이러한 범부들의 착각을 없애주기 위하여 반야심경에는 오온의
모습이 없음을 다시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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是故 空中無色 無受想行識
.
그러므로 공가운데는 물질의 모습도 없고 받아들이고 생각하며 선악
의 정신작용과 인식하는 마음의 모습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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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은 오온의 모습이 공의 진리 가운데에는 없는 것이므로 오온
에 집착하여 여러 가지 번뇌를 야기하지 말라는 설법이다. 다시 말하
면 인연의 집합에 의하여 출생한 몸을 비롯한 물질의 모습은 환상(幻
相)과 같이 무상한 것으로서 공가운데는 이러한 모습이 없다고 강조
하고 있다. 그리고 감수성(受)과 상대를 생가하는 것(想)과 선과 악의
작용을 발생하는 정신작용(行)과 모든 것을 옳고 그르게 인식하는 것
(識)등의 마음의 모습도 없다는 것이다. 이들 사상은 중생들이 오온에
대한 집착을 재삼 경계하며 오온이 공한 것을 바로 깨달아 모든 죄업
에서 해탈하도록 교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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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오온이 공한 것이라고 하는 설법은 마친 셈이다. 그러나
불교의 교리를 오온만으로도 설명할 수 있지만 십이처(十二處) 서로
가 십팔계(十八界)설과 십이연기(十二緣起)설과 사제(四 言帝)설 등으
로도 설명한다. 이들 교리는 온(蘊),처(處),계(界),연기(緣起),제(제) 등
으로 축소하여 칭하기도 하며 디들 교리를 모두 합쳐서 오종선교(五
種善巧)라고도 한다. 이들 오종선교는 다섯가지의 가장 훌륭한 교리라
는 뜻으로서 간단하면서도 불교의 교학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그렇
기 때문에 여러 경전에서 오종선교를 자주 인용하여 설명하고 있으며
그후 학자들도 여러 논전(論典)에서 오종선교를 인용하여 좀더 자세
하게 설명하고 있는 것을 흔히 볼수 있다. 반야심경에도 오종선교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오온설 다음에 십이처와 십팔계등의 순서
로 설명하고 있다. 이제 십이처의 내용을 먼저 알아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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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도 없고 귀도 없으며 코도 없고 혀도 없으며 몸도 없고 뜻도 없다.
그리고 색깔도 없고 소리도 없으며 냄새도 없고 맛도 없으며 촉감도
없고 모습의 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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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眼耳鼻舌身意 無色聲香味觸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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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은 육근(六根)과 육경(六境)을 합친 십이처(十二處)가 공(空)
한 이치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실체는 결국 없다는 것을 가르쳐 주
고 있다. 이들 십이처를 육근(六根)과 육경(六境)으로 각각 나누어 설
명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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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육근(六根): 몸의 구성을 뜻하며 몸의 구성은 눈,귀,코,혀,몸,뜻으로
되어 있으며 이를 합쳐서 육근이라고 한다. 우리 인간의 몸은 이들
여섯가지의 구성으로 말미암아 인간이라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그
러므로 근(根)이라는 말은 인간의 모습을 장식한다는 뜻이 있으며 이
를 장엄(莊嚴)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근은 인간의 몸을 장엄하기도 하
지만 안으로는 마음의 의지처가 되어 마음으로 하여금 활발하게 활동
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해서 의지처(依止處)라는 뜻이 있다.
.
다시 말하면 인간의 마음은 몸의 도움이 없으면 정신활동이 불가능한
것이며 몸의 도움이 절대로 필요한 것이다. 만약 육근 가운데 한근
(根)이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그 근에 의지하여 활동하는 마음도
활동하지 못하게 되며 따라서 밖의 물체를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그
리고 전체의 몸이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마음은 몸의 의지처를 상
실하였기 때문에 몸에서 떠나게 되며 이를 죽음이라고 한다.
.
이와 같이 인간의 몸은 마음의 의지처가 되면 그 몸의 구성을 여섯
가지로 나누어 육근(六根)이라고 한다. 육근은 몸위에 형성된 눈,귀,코,
혀,몸,뜻의 형체를 뜻하며 이들 육근을 지혜의 눈으로 관찰하면 인연
의 집합에 불과하다고 한다. 인연의 집합이기 때문에 공(空)한 것이며
공의 바탕위에 형성된 육근은 없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한다. 그러
므로 본문에서 눈도 없고 귀도 없으며 내지 뜻도 없다고 한 것이다.
.
그리고 육근의 내용을 좀 더 살펴보면 눈(眼根), 귀(耳根), 코(鼻根),
혀(舌根), 몸(身根)등 오근(五根)은 몸위에 모습으로 형성된 것을 말하
기 때문에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뜻(意根)은 글자 그대로 마음의
작용인 뜻을 의미하며 이때의 뜻은 몸의 의지처와는 달리 마음으로
형성된 의지처를 뜻한다. 다시 말하면 마음에는 마음의 체성과 작용
이 있는데 이들을 식(識) 또는 심(心)이라고 하며 이 식들이 몸을 의
지처로 하기도 하지만 마음을 의지처로 하기도 한다. 이것을 의근(意
根)이라고 하며 유식학(唯識學)에서는 말나식(末那識)을 의근으로 하
여 마음의 의지처라고 하였다.
.
이와 같이 욱근은 마음의 의지처이기 때문에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몸과 마음이 불가분한 관계에
있음을 말하며, 마음과 몸이 함께 존재하는 것을 수명(壽命)이라고 한
다. 수명의 유지는 곧 마음과 몸의 화합을 뜻한다. 그러나 인간은 겉
모습인 몸에 집착하여 죄업을 많이 짓기 때문에 이 죄업을 짓지 않도
록 미연에 방지해 주기 위하여 집착의 대상인 몸을 지혜롭게 관찰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몸의 구조는 지(地), 수(水),
화(火), 풍(風)등 사대(四大)가 집합하여 극미의 물체를 형성하고 다수
의 극미가 집합하여 몸을 형성한다고 한다. 몸위에는 눈, 귀, 코, 혀,
몸 등이 인간의 모습을 장엄하고 있으며 이것을 관찰하면 모두 공한
것이다. 이러한 이치를 생각하면 공한 몸에는 눈도 없고 귀도 없으며
코도 없고 혀도 없으며 몸도 없고 인연의 집합인 뜻도 없다고 말할
수 있다.
.
2. 육경(六境): 육경은 인간이 육근을 통하여 밖의 세상을 바라볼 때
필연적으로 인식의 대상이 있기 마련이다. 이들 인식의 대상을 여섯
가지로 분류한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경(境)은 마음이 인식의 대상과
접촉하는 경계라는 뜻이며 이를 의역하면 경은 인식의 대상이라는 뜻
이다. 밖의 대상이 아무리 광범위하다고 하더라도 인간이 접촉하는
대상은 크게 나누어 보면 여섯가지로 나눌 수 밖에 없다. 그 여섯가
지는 색깔(色), 소리(聲), 냄새(香), 맛(味), 촉감(觸), 자연의 체성(法)
등을 말하며 이들 여섯가지는 마음이 인식하는 대상이 되기 때문에
경(境)이라고 칭하며 이들을 합쳐서 육경(六境)이라고 이름한다. 이들
육경은 광범위한 자연을 분류한 대명사이며 이들 육경을 상대하며 활
동하는 것을 마음이라고 한다. 그러나 인간은 이들 육경의 내용을 바
로 관찰하지 못하고 겉모습만을 보고 집착하고 욕심을 내어 절도를
하는 등 죄업을 짓는 일이 많다. 그리하여 본문에서는 육경은 곧 물
질(色法)인 것이며 물질은 여러 인연의 집합에 불과한 것으로서 그
내용은 공한 것이라고 일깨워주고 있다. 다시말하면 여섯가지 대상은
지(地), 수(水), 화(火), 풍(風), 등 사대(四大)의 성질이 화합하여 형성
된 물질계이기 때문에 겉모습으로부터 점차 깊이 관찰하게 되면 결국
공(空)한 것임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몸도 물질이요 그 밖에 모든 자
연계도 물질인 것이며 그 불질들은 크고 작은 차별을 나타내고 있지
만 바탕은 평등한 것이고 공한 것이다.
.
이와 같이 인간이 접촉하는 모든 대상을 육경이라고 칭한다. 이들
육경 가운데 법경(法境)은 물질의 본바탕도 의미 하지만 정신계의 인
식대상도 포함하고 있다. 정신계의 인식대상이란 마음속에 떠오르는
모습을 의미하며 마음속의 모습을 상대로 생각하고 사유하는 일이 많
은데 그 상상의 대상들은 모두 법경에 해당한다. 이는 우리 인간이
밖에서 대할 수 있는 빛깔, 소리, 냄새, 맛, 촉감, 등 만이 인식의 대상
이 아니라 마음속에 떠오르는 모습도 인식의 대상이다. 그렇기 때문
에 정신의 대상도 경(境)이라 하며 이 법경도 여러 인연의 집합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내용이 공한 것이라고 한다. 공
한 것이기 때문에 공의 바탕에서 모든 것을 관찰하면 색깔도 없고, 소
리도 없으며, 냄새도 없고, 맛도 없으며, 촉감도 없고, 모든 것 법 도
없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법은 물질계의
바탕과 정신계의 현상을 모두 합하여 칭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물질
도 공한 것이고 마음도 공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공한 것이기
때문에 물질계와 정신계는 평등한 것이며 더 증가하는 것도 아니고
더 감소하는 것도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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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육근(六根)과 육경(六境)을 살펴 보았다.
.
이들 육경과 육근을 합하여 십이처(十二處)라고 하는데 처(處)라는 말
은 처소라는 뜻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처소의 뜻은 마음이 활동하는
장소라는 뜻이 있다. 마음은 첫째로 몸을 장소로 하여 활동하기도 하
지만 밖으로는 대자연의 육경을 장소로 하여 활동하는 것이다. 그러
므로 몸과 밖의 물질계는 마음으로 하여금 활동하도록 하는 공조의
뜻이 있다. 그리고 몸과 물질은 마음으로 하여금 새로운 것을 생각하
게 하고 행동하게 하는 성능을 발생케 하는 것이라고 해서 처(處)를
출생 도는 생장(生長)이라고 번역 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인간의 몸
과 밖에 있는 물질계는 모두 마음을 도와주는 성능을 갖고 있으며 물
질이 없으면 마음의 활동은 불가능하게 된다. 그러나 육근과 육경은
그 자체가 공한 진리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며 이들은 합친 십이처의
모든 것은 그 자체가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음은 이른 바 십팔계
(十八界)의 뜻을 알아 보기로 한다.
.
눈으로 보는 경계도 없고 내지 의식이 인식하는 경계도 없다.
.
無眼界 乃至 無意識界
.
이 법문은 위에서 설명한 육근(六根)과 육경(六境)과 그리고 안식(眼
識), 이식(耳識), 비식(鼻識), 설식(舌識), 신식(身識), 의식(意識)등 육
식(六識)을 포함하여 십팔계(十八界)가 모두 공한 것이기 때문에 본래
없는 것이라고 가르쳐주고 있다. 육근과 육경 그리고 육식을 모두 합
쳐서 십팔계라는 계(界)의 명칭을 붙인 것은 몸과 정신은 한 종족(宗
族)의 뜻이 있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계(界)는 종족의 뜻이 있으며
대체로 몸을 뜻하는 육근과 물질계의 뜻하는 육경과 마음을 뜻하는
육식이 모두 가족과 같고 종족과 같이 함께 공존한다는 뜻이 있다.
그러므로 불자들은 몸과 물질과 정신을 따로 떨어져 있는 것으로 관
찰할 것이 아니라 한 가족과 같이 서로 상부상조 하는 것이라고 관찰
해야 한다. 그리고 계(界)의 뜻은 능지(能持)의 뜻이 있다. 능지는 능
히 지속시킨다는 뜻으로서 몸(六根)과 물질(六境)은 마음(六識)을 유
지시킨다는 뜻이다. 반대로 인간의 정신은 몸과 물질계를 유지시킨다
는 뜻도 있다. 그리고 이들 십팔계가 상호간에 인연을 맺으며 결과를
발생하는 인(因)과 과(果)의 성질을 스스로 지속시킨다는 듯이 있다.
모든 인과는 마음과 몸 그리고 객관계의 인식대상(물질계)과 상부상
조하는 관계속에서 이루어지며 이를 업(業)이라 한다. 업은 인(因)이
라고도 하며 업인에 의하여 과보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므로 계(界)는
인(因)의 뜻이 있기도 하다.
.
이와같이 십팔계는 서로 인연관계를 맺고 유지되고 있으며 인연관계
를 맺고 있는 그 자체를 지혜의 눈으로 관찰하면 공(空)한 것이며 현
재는 존재하지만 그 자체는 없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것이다. 위에
서 이미 설명한 육근과 육경을 모두 계(界)라고 칭한다. 그리고 육식
(六識)도 안식계(眼識界), 이식계(耳識界), 비식계(鼻識界), 설식계(舌識
界), 신식계(身識界), 의식계(意識界)라고 칭하는 것은 모두 상관관계
가 있음을 뜻한 것이다. 이 가운데 육식도 인연이 화합하여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한 것이며 그 내용을 관찰하여 보면 없는것과 같다
는 것이다. 그러므로 본문에서는 안식계(眼識界)도 없고 이식계(耳識
界)도 없으며 내지 의식계(意識界)도 없다고 한 것이다. 안식 내지 의
식 등이 인연의 집합으로 말미암아 공한 것이기 때문에 육식자체도
없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다. 다시 말하면 안식
내지 의식등 육식은 이전에 지은 업인과 몸과 객관계의 여러 가지 인
연이 합해져야만 보고 듣고 생각하고 사유하는 정신작용을 일으킬수
있다. 이와 같이 마음의 모든 행동은 인연이 합하면 생(生)하고 인연
이 흩어지면 멸(滅)하게 되며 이를 생멸심(生滅心)이라 한다. 이러한
마음의 현상은 무상한 것이며 공한 것이고 없는 것이기 때문에 안식
도 없고 내지 의식계도 없다고 한 것이다.
.
위에서 공가운데는 1 오온이 없다는 것(遣五蘊)과 2 십이처도 없다
는 것(遣十二處)과 3 십팔계도 없다는 것(遣十八界)을 살펴 보았다.
이제는 무명과 노사(老死)도 자성이 공한 것이기 때문에 현재는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없는 것이며 또한 공 가운데는 본래 없는 것이라는
진리를 설명 하고자 한다.
.
본문:無無明亦無無明盡 乃至無老死 亦無老死盡
.
번역:무명도 없고 무명이 없어질 것도 없으며 내지 늙고 죽음도 없고
또한 늙고 죽음이 없어질 것도 없다.
.
이 문장은 진리를 망각한 무명으로 말미암아 윤회하게 된 과정을 열
두가지로 나누어 서로 인연이 되어 생과 사를 되풀이 하는 것을 설명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열수가지가 서로 인연하여 연생(緣生)하는 것을
십이연기(十二緣起)라고 한다. 이러한 십이연기는 모두 인연으로 생기
는 것이기 때문에 공가운데에는 없는 것과 같다는 것이며 이를 견연
생문(遣緣生門)이라고 한다. 십이연기는 1. 無明 2. 行 3. 識 4. 名色 5.
六入 6. 觸 7. 受 8. 愛 9. 取 10. 有 11. 生 12. 老死 등을 말한다. 이
러한 열두가지를 반야심경에서는 제일 앞의 무명(無明)과 제일 뒤의
노사(老死)만을 인용하고 그 밖의 열가지는 \'내지(乃至)\'로 줄인 것이
다. 이들 열두가지는 중생의 윤회를 설명한 것이며 이는 서로 인연이
되어 생기게 되기 때문에 십이연기(十二緣起)라고 한다. 이러한 십이
연기의 윤회도 공(空)의 도리를 관찰하는 지혜(空觀智)로 보면 모두
공한 것이며 바탕이 본래 공한 것이기 때문에 무명과 노사도 없는 것
이며 없어질 것도 없는 것이다. 이러한 공의 진리를 확실하게 이해하
기 위하여는 십이연기의 내용을 알 필요가 있다. 십이연기는 유전(流
轉)과 환멸(還滅)이 연기로 설명하는 것이 보통인데 차례대로 함께 설
명하고자 한다.
.
1. 무명(無明):무명은 무지 또는 우치를 뜻하며 지혜가 없는 것을 뜻
한다. 이 무명은 인간의 모습과 물질의 모습이 모두 인연의 집합체라
는 진리를 망각한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 정신과 물질의 안과 밖
의 대상을 진리롭게 알지 못한 것을 말한다. 이러한 무명은 삼라만상
의 인연법이 공한 것임을 깨닫게 되면 곧 없어지게 된다. 무명의 성
질은 본래 공한 것(空性)이기 때문에 없어질 것도 없다는 것이다.
.
2. 행(行):행은 천유(遷流) 또는 조작(造作)의 정신작용을 뜻한다. 이
는 무명으로 덮인 마음으로부터 생기는 것이며 온갖 번뇌의 작용을
뜻한다. 이러한 번뇌의 마음에서 발생되는 선행과 악행은 업력이 되
어 악도에 윤회케 한다. 이러한 행동들은 다른 세상에 옮겨 윤회케
한다는 뜻으로 천류(遷流)라 하며 또 업력을 조작하는 행상(行相)이므
로 조작(造作)이라고 칭한다. 이와 같은 행동도 역시 공한 것이며 공
한 것이기 때문에 본래 없는 것이며 본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없어질
것도 없는 것이다.
.
3. 식(識):식은 마음을 뜻하며 마음을 심의식(心意識)이라고도 칭한
다. 이들 마음을 팔식(八識)으로 분류하여 말하기도 하는데 이 팔식
가운데 아뢰야식(阿賴耶識:異熟識)을 식이라고 한다. 이러한 아뢰야식
은 전생의 업력을 보존한 마음이기 때문에 진여심(眞如心)과는 달리
윤회를 주도한다. 이러한 마음은 공의 도리를 깨달으면 번뇌가 곧 없
어지고 진여심만 남게 되며 진여심은 본래 존재하는 마음이기 때문에
없어질 것도 없다.
.
4. 명색(名色):명색의 명(名)은 아뢰야식이 부모의 인연을 만나서 탁
태하게 되면 곧 아뢰야식으로부터 발생하는 후천적인 마음과 마음의
작용을 뜻한다. 그리고 색(色)은 물질을 뜻하며 이때에 물질은 아뢰야
식으로부터 발생하는 태아의 육체를 뜻한다. 이와같은 명색을 오온(五
蘊)이라고도 한다.
.
5. 육처(六處):육처는 육근(六根)을 뜻하며 육근은 눈(眼根), 귀(耳根),
코(鼻根), 혀(舌根), 몸(身根), 뜻(意根)등 태아의 육체의 구성을 말한
다. 이들 육근 가운데 뜻은 정신으로 형성된 것을 말하며 대승불교에
서는 말나식(末那識)이라고 한다. 이러한 육근은 마음이 의지하여 활
동하는 의지처의 뜻이 있으며 마음을 생장(生長)시키는 뜻도 있다. 그
리고 또한 육체를 인간의 모습으로 꾸며준다고 해서 장엄의 뜻이 있
다. 이와 같은 명색과 육근도 인연의 집합으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그 바탕은 공한 것이며 공한 것은 곧 진여성이다.
.
6. 촉(觸):촉은 태아가 자라서 육근을 통하여 여러 대상을 접촉하는
것을 뜻한다.
.
7. 수(受):수는 태아 또는 인간이 안과 밖의 대상을 접촉할 때 생기
는 고통과 즐거움과 즐겁지도 않고 고통스럽지도 않은 여러 감수성을
뜻한다.
.
8. 애(愛):애는 모든 대상을 접촉하면서 탐욕과 애착을 발생하는 것
을 뜻한다. 탐욕과 애착은 욕계(欲界),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 등
삼계에 윤회케 하는 업력을 짓는 것이기 때문에 삼계탐(三界貪)이라
고도 말한다.
.
9. 취(取):취는 애착과 탐욕으로 말미암아 접촉하는 대상을 집착한다
는 뜻이 있다. 이는 번뇌로부터 발생하기 때문에 번뇌(煩惱)라고도 칭
한다. 그리고 취는 비진리적인 탐욕에 내것으로 하고자 하는 소유욕
을 뜻한다. 그리고 소유욕으로 말미암아 많은 죄업을 짓게 되며 그
소유욕은 무소유(無所有)의 마음으로 해탈해야 하며 무소유의 마음은
곧 공관(空觀)을 뜻한다.
.
10. 유(有):유는 모든 업력이 마음(阿賴耶識)에 보존되어 있다는 뜻이
다. 그 업력은 무명을 야기한 마음에 의하여 발생되는 행(行), 식(識),
명색(名色), 육처(六處), 촉(觸), 수(受), 애(愛), 취(取)등의 행동과 작
용이 지은 업력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인간의 마음과 몸으로 지은
업력이 하나도 유실되지 않고 마음속에 보존된 것을 말한다. 이러한
업력의 존재를 유(有)라고 하며 그 유는 내세에 과보를 받을 원인이
된다고 해서 인(因)이라고 한다. 이러한 뜻에서 욕유(欲有), 색유(色
有), 무색유(無色有)등 삼유(三有)라고 칭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업인
은 삼계에 윤회하는 원인이 되며 과보를 받도록 하기 때문이다.
.
11. 생(生):생은 전생의 애욕과 집착으로 말미암아 조성된 업력에 의
하여 지옥과 천국 등 삼계에서 과보를 받으며 출생하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생은 업력으로 출행하는 생이기 때문에 유한한 생명히며 무상
한 것이다. 그러므로 업력의 생을 해탈하여 본래의 진여로서의 삶을
얻고자(眞如性)수행하며 진여의 생을 받으려면 생이 공했다는 생공관
(生空觀)을 가져야 한다. 생공관을 가진 사람은 죄업을 짓지 않게되며
따라서 윤회를 하지않는 열반의 세계에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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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노사(老死):중생은 업력에 의하여 출생하게 되면 그 몸은 반드시
늙게되고 늙으면 기능을 점점 상실하여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하여 유식학(唯識學)에서는 인간의 과보는 한 세상만 유
지한다는 뜻으로 일취생(一趣生)이라고 한다. 일취생은 전생의 업력을
보존한 아뢰야식(阿賴耶識)이 부모의 인연을 만나서 이 세상에 출생
하며 인간의 몸을 갖게 되고 몸과 마음이 함께 하며 생존하는 동안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늙어가다 마음이 몸에서 이탈한 순간을 죽음이
라 하며 출생하여 죽을 때까지 몸과 마음이 함께 하는 동안을 수명
(壽命) 또는 명근(命根)이라고 한다. 이 수명이 끝난 것을 명종(命終)
이라고 한다.
.
이상으로 십이연기의 내용을 살펴 보았다. 무명을 인연하여 번뇌의
행이 발생하고 행을 인연하여 윤회의 식(識)이 있게 되었으며 내지
유(有)를 인연하여 생(生)이 있게 되고 생을 인연하여 노사가 있게 된
다는 인연법을 설한 것이다. 이러한 인연법을 연기(緣起)라 하며 연생
(緣生)이라고 칭한다. 이와 같은 연기와 연생은 인연의 집합으로 말미
암아 발생한 현상인 것이며 이러한 현상을 유전(流轉)이라 한다. 그리
고 유전의 현상을 관찰하는 것을 순관(順觀)이라고 한다. 이러한 십이
연기의 윤회가 영원한 것인가를 관찰할때 이는 유한한 것이며 무명과
같은 번뇌와 인연을 끊으면 윤회에서 해탈할 수 있는 도리가 있다.
.
그 도리를 역관(逆觀)이라고 하며 거슬러 관찰하는 지혜를 갖게 되면
노사(老死)도 없앨수 있고 생(生)도 없앨 수 있다. 그리고 무명의 성
질은 공한 것이기 때문에 수행하여 마음이 청정해지면 탐욕과 집착이
없어지고 나아가서 모든 번뇌의 근원인 무명도 없어지게 된다. 무명
이 없어지면 행(行)도 없어지게 된다. 이와 같이 열가지 윤회의 현상
을 소멸하고 지혜와 열반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을 환멸(還滅)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공성의 진리에 의하여 관하면 무명과 행 등의 십이
연기가 본래 없는 것이며 본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없어질 것도 없다
고 말한다. 이러한 진리에 의하여 무명(無明)도 없고 무명이 없어질
것도 없으며 내지 노사(老死)도 없고 노사가 없어질 것도 없다고 설
명한다. 이는 이치상으로 볼 때 유전과 환멸이 모두 공한 것이며 유
전과 환멸이전의 진공(眞空)은 생과 멸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무명과
노사가 없어질 것도 없다고 한 것이다. 이러한 경지 모든 법은 본래
부터 항상 스스로 적멸의 모습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가히 없앨 것도
없도다.(諸法從本來 常自寂滅相 故無可盡)라는 글에서 그 뜻을 잘 알
수 있다. 이러한 경지를 법공(法空)의 경지라고 한다. 법공관으로 말
미암아 무명을 조성하지 않으면 이 새로운 지혜로 인하여 결국 청정
업(無漏業)을 쌓게 되고 따라서 모든 고통이 없어지게 된다.
.
본문:無苦集滅道
.
번역:고통도 없고 집인도 없으며 적멸도 없고 수도할 것도 없느니라.
.
이 본문은 불교의 기본교리인 고성제(苦聖諦),집성제(集聖諦),멸성제
(滅聖諦),도성제(道聖諦) 등 사성제(四聖諦)도 공 가운데는 본래 없는
것임을 설명하는 글이다. 이들 사성제는 고통(苦)과 업인(集)과 적멸
(滅)과 수도하는 것(道) 등 네가지 말씀은 성스러운 진리의 말씀이라
는 뜻에서 성제(聖諦)라고 한다. 이들 사성제를 차례로 살펴 보고자
한다.
.
1. 고성제(苦聖諦):고(苦)는 중생들이 고통을 받는 것을 뜻한다. 고통
은 공의 진리를 망각하였기 때문에 겪는 고통으로서 업력으로 말미암
아 출생(生)하고,늙고(老),병들고(病),죽는것(死)이 있게 되며 이를 사
고(四苦)라고 한다. 이것은 인간을 비롯한 중생들이 변천하는 네가지
모습이며 이를 사상(四相)이라고도 한다. 사상 가운데 출생을 고통으
로 간주한 것은 업력으로 말미암아 출생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
통을 과보라고 한다. 그러나 고통은 공한 것이며 본래 없는 것을 번
뇌의 죄업으로 말미암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공한 것이라고 한
다. 그리고 공한 진리에 의하여 관찰하면 고통은 가명(假名)에 지나지
않으며 자성이 공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동시에 공성에 의하여 볼 때
고통은 본래 없는 것이라고 한다. 사성제(四聖諦)가운데 고성제 는 악
업에 의하여 과보를 받는 고통과 핍박(逼迫)을 뜻한다. 핍박은 번뇌
(有漏) 때문이며 번뇌로 말미암아 정신적인 고통을 받는 것을 말한다.
범부는 몸을 받고 죽기도 하는 분단생사(分段生死)의 고통을 받는다.
보살은 바라밀을 통하여 대부분의 번뇌는 정화하였으나 아직도 번뇌
의 뿌리가 남아있기 때문에 정신적인 생과 멸이 있는 변화의 고통을
받으며 이를 변역생사(變易生死)의 고통이라고 한다.
.
2. 집성제(集聖諦):집(集)은 집인(集因)을 뜻하며 집인은 과거에 지은
업인이 모여 다음의 과보를 키우는 것을 말한다. 이 업인은 미혹과
번뇌에 의하여 조성되는 것이며 미혹은 소지장(所知障)을 뜻하고 번
뇌는 번뇌장(煩惱障)을 뜻한다. 이와 같이 소지장은 마음의 지혜(所
知)를 장애하여 미혹하게 하는 것을 뜻하고 번뇌장은 마음의 안정을
없애고 어지럽게 하며 구속하고 핍박하는 것을 뜻한다. 이와 같은 소
지장과 번뇌장에 의하여 마음이 흐려지고 무지(無明)하게되어 고통을
초래하는 업력을 짓게 된다. 이러한 선업과 악업이 모여 아뢰야식(阿
賴耶識)이라는 마음에 보존 되었다가 고통의 세계에 윤회하도록 하는
것을 집성제라고 한다. 이와 같이 집성제는 원인(因)이 되고 고성제는
결과(果)가 되는 인과의 도리가 성립하며 이는 생사윤회를 한없이 되
풀이 하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윤회전생을 하게 하는 업인도 인연의
집합에 의하여 이루어 지기 때문에 그 성질이 공한 것이며 공성의 입
장에서 볼 때 환상(幻)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고통도 없고 집인(集
因)도 없다고 설법한다.
.
3. 멸성제(滅聖諦):멸성제의 멸은 번뇌장과 소지장의 번뇌가 멸한 열
반을 의미한다. 번뇌가 없어지면 마음의 동요와 복잡한 마음이 없어
지고 항상 고요하고 안정된 마음이 유지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때의
마음을 자성청정(自性淸淨) 열반이라 한다. 자성청정은 마음의 자성이
청정함을 뜻하며 진여성(眞如性)이 발생하고 때와 장소에 구애없이
안정하고 고통이 없는 무주처열반(無住處涅槃)을 뜻하기도 한다. 그러
므로 멸성제는 위에서 말한 악업으로 조성된 집인과 고통을 정화하여
이루어진 출세간의 과보(出世間果)이며 생과 사의 윤회에서 해탈한
보리와 열반의 경지를 뜻한다. 그리고 멸성제는 택멸(澤滅)이라고도
칭한다. 택은 진리를 선택하는 지혜를 뜻하며 멸은 번뇌가 없고 구애
됨이 없는 기쁨의 세계를 뜻한다.
.
4. 도성제(道聖諦):도성제의 도(道)는 보살의 수행도를 뜻하며 마음의
병을 치료하고 열반을 증득하는 수도의 길(證滅路)을 의미한다. 수도
의 덕목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팔정도(八正道)의 수행과 아집을
없애고 자신이 공했다는 것을 깨닫는 생공지(生空智)를 얻고, 만법이
공했다고 관찰하는 지혜인 법공지(法空智)를 체득하는 수행을 말한다.
이러한 수행을 실천하면서 청정한 업력(無漏業)을 쌓으며 보리와 열
반의 경지에 도달하게 된 것을 도성제라고 한다.
.
이상과 같은 멸성제와 도성제는 서로 인과관계가 있다. 도성제는 수
도를 통하여 청정한 업력을 조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멸성제에 대한
원인(因)이 된다. 멸성제는 도성제의 청정한 업인으로 말미암아 얻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과보(果)가 된다. 이러한 멸성제와 도성제도 점진
적으로 깨닫는 도리에 의하여 보면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지만 공의
도리에 의하여 관찰해 보면 역시 공한 것이다. 공한 것이기 때문에
공 위에 건설된 도성제와 멸성제는 없는 것이며 본래 없는 것이기 때
문에 없어질 것도 없는 것이다. 이는 곧 참진리만이 변함없이 존재함
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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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無智亦無得 以無所得故 菩提薩陀 依般若波羅密多苦 心無罫碍
無罫碍故 無有恐怖 遠離顚倒夢想 究竟涅槃.
.
번역:지혜도 없고 또한 얻을 것도 없으며, 얻을 것도 없기 때문에 마
음에 걸림이 없느니라. 마음에 걸림이 없기 때문에 공포도 없으며 전
도와 몽상도 멀리 여의고 구경의 열반에 든다.
.
이 문장은 지혜도 없고 또한 얻을것도 없으며 얻은 것도 없기 때문
에 오히려 자유롭게 되고 오히려 궁극적인 열반을 얻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
먼저 무지(無智)와 무득(無得)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지혜는 유
분별지(有分別智)와 무분별지(無分別智)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유
분별지는 능동적으로 진리와 진리가 아닌 것을 분별하는 지혜인 것이
다. 이는 분별하는 지혜와 분별되어지는 대상(境)이 있는 것을 뜻하며
상대가 있기 때문에 그 상대를 얻는다는 것은 집착이 된다.
.
다시 말하면 얻는 경계가 있다는 것을 소득이라 하며 소득은 얻을
대상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완전한 깨달음이 되지 못한다. 따라
서 분별지는 완전한 지혜가 되지 못한다. 따라서 분별지는 완전한 지
혜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무분별지는 능동적인 지혜와 수동적인 대
상이 없는 깨달음의 지혜를 뜻한다. 다시 말하면 깨닫는 지혜(智取)와
깨닫게 되는 대상(所取)이 차별 없이 평등한 경지를 말한다. 마음의
경계가 화합하여 평등(心境冥合平等)의 경지에 도달한 지혜를 무분별
지라고 한다. 무분별지는 분별이 없는 지혜이기 때문에 진여(眞如)를
완전하게 증득하게 되며 능히 집착하는 지혜(能取智)가 아니기 때문
에 무지(無智)라고 한다. 그러므로 무지는 허망한 집착이 없고 모든
번뇌가 완전하게 정화된 경지를 뜻하며 불타의 무분별지를 뜻한다.
.
분별하는 지혜가 아니기 때문에 소득의 대상도 없어지게 되며 소득이
없이 얻는 것을 무득(無得)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능동적인 분별의
지혜(能取)가 없기 때문에 분별되어지는 대상(所取)도 없는 것을 뜻한
다. 이와같은 경지를 견지단문(遺智斷門)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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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무소득(以無所得)이라고 하며 무소득은 상대적인 소득이 아니
라 절대적인 소득을 뜻한다. 그러므로 소득이 없다는 것은 크게 얻었
다는 것(無所得以大得)을 뜻하며 또 소득이 없다는 것은 가장 참된
소득(無所得眞得)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사상에 의하여 볼 때 무소득
은 더이상 얻을 것이 없다는 것이 원인(因)이 되어 도리어 우주에 있
는 모든 진리를 얻게 되는 결과(果)를 낳는다. 이러한 경지는 진공묘
유(眞空妙有)의 경지로서 진공은 불변의 진여체로서 완전한 공을 뜻
하며 진공위에 삼라만상이 존재하는 것을 묘유라고 한다. 진공묘유의
경지를 완전하게 깨달은 지혜를 무분별지라고 하며 무분별지 하나를
보면 통하지 아니함이 없으며 모든 것을 다 알 수 있는 것을 현통(玄
通)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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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무지(無智)와 무득(無得)의 경지는 매우 심오한 경지이며
이는 무소득 또는 불가득(不可得)의 경지이며 족적(足跡)이 없음을 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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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보리살타(菩提薩陀)는 줄여서 보살을 뜻하며 보살은 반야바라
밀다에 의지하여 수행하기 때문에 지혜로운 판단과 정진을 할 수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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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바라밀다(般若波羅密多)의 반야(般若)는 지혜를 뜻하고, 바라(波
羅)는 피안(彼岸) 즉 열반을 뜻하며, 밀다(密多)는 도달(到)한다는 뜻
이다. 이를 의역하면 지혜로 인하여 번뇌의 장애를 단절하고 열반성
에 이른다(因智斷障 至涅槃城)라는 뜻이다. 만약 지혜가 없으면 보리
와 열반에 도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여타의 바라밀보다도 가장 중요
한 것이 반야바라밀이다. 그러므로 보살은 무지무득(無智無得)의 반야
바라밀다에 의지하기 때문에 마음의 번뇌에 걸림이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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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무가애(心無罫碍)는 처음으로 수행의 성취(初行成)를 뜻한다. 가
(괘)는 번뇌장(煩惱障)을 뜻하고 애(碍)는 소지장(所智障)을 뜻하며 이
두 가지 장애는 마음과 지혜를 장애하고 결박하는 번뇌로서 이들이
정화되면 곧 해탈을 뜻하며 마음이 자유롭고 걸림이 없게 된다. 번뇌
가 진리를 인식하는 마음을 장애하지 않기 때문이요(惑不碍心), 인식
이 대상도 지혜를 방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境不애智) 이 말은 마음
과 물질계가 서로 장애하지 않으며 모든 것이 원만하게 화합하는 것
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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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장애가 없기 때문에 공포도 없고 전도와 몽상을 멀리 여의게
된다(心無罫碍故 無有恐怖 遠離顚倒夢想)는 것이다. 이는 마음의 장애
가 완전하게 없어졌다는 뜻으로서 이를 단장(斷障)이라고 말한다. 마
음이 정화되어 진리와 화합하면 공포도 없어진다. 공포(恐怖)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다섯가지로 나누어 설명하는 것이 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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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자신에 대한 애착이 많아서 오래 살지 못할까 항상 두려워 하는
마음.
2)이익을 추구하는 희망이 달성되지 못할까 항상 두려워하는 마음.
3)자신에 대한 애착으로 말미암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마음
4)자신의 악업으로 말미암아 악도에 떨어질까 두려워하는 마음
5)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못하다는 대중에 대한 두려움이 야기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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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같은 다섯가지 두려움을 포함한 모든 공포심을 없애고 소신있
는 마음을 유지하는 것을 보살의 마음이라고 한다. 보살은 또 전도심
과 몽상이 없는 생각을 유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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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顚倒)는 일곱가지 전도가 있다. 1)망상과 분별을 발생하는 상도
(想倒) 2)망견으로 욕망과 집착을 발생하는 견도(見倒) 3)마음이 우치
하고 편견을 가지며 여러 번뇌를 야기하는 심도(心倒) 4)무아(無我)를
망각하고 아집을 야기하는 상도(常倒) 5)고통스러운 것에 대하여 즐거
운 것으로 착각하는 락도(樂倒) 6)부정한 것을 청정하게 생각하는 정
도(淨倒) 등 칠도(七倒)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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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몽상(夢想)은 꿈속에서 생각하고 본 것을 실재 있는 것이 아
니지만 꿈속에서는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을 뜻한다. 이와 같은 번
뇌심은 자신의 마음을 알지 못하고 모든 법의 성상(性相)을 달관하지
못하기 때문에 진리가 아닌 것을 진리인 것처럼 생각하며 온갖 악업
을 짓고 있다. 이상과 같이 마음이 청정하여 번뇌의 장애가 없으면
생상에 대한 공포도 없고 전도와 몽상도 없는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그 경지가 곧 구경열반의 경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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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열반(究竟涅槃)은 마음을 정화하여 얻은 과보를 말한다. 구경은
영원히 변치 않는 것 (永常)을 뜻하며 열반은 원적(圓寂)을 뜻한다.
원(圓)은 덕성을 원만하게 구족한 것을 뜻하고 적(寂)은 모든 번뇌를
완전하게 정화 하였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구경열반은 다시는
윤회하지 않고 영원히 열반의 세계에서 산다는 뜻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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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三世諸佛 依般若波羅密多 故得阿뇩多羅三먁三菩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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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삼세의 모든 부처님도 반야바라밀다에 의지하였기 때문에 아뇩
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수 있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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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은 부처님도 반야바라밀다에 의지하였기 때문에 정각(正覺)을
이루고 성불할 수 있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와 같이 반야바라밀다는
보살과 부처님의 의지처가 되었고, 또한 마음의 장애를 없애주고 구경
의 열반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효능을 지니고 있음을 찬탄하고 있
다. 지혜는 마음이 공하다는 이치를 관찰하고 마음을 비우게 하는 효
능을 지니고 있는바 그 본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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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삼세제불(三世諸佛):삼세(三世)는 과거세와 현재세와 미래세를 뜻한
다. 이들 삼세는 시간의 변천을 뜻하며 변천이 있기 때문에 유위법(有
爲法)이라고 한다. 유위법은 인연이 모였다가 흩어지며 변천하는 법을
뜻한다. 불교의 시간론에 의하면 인연법이 변천하는 과정에서 먼저
변천한 시간을 과거라고 하고 현재의 법을 현재라 하며 아직 변천하
지 않은 것을 미래라고 한다. 이와 같이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로 나
누어 과거의 부처님과 현재의 부처님, 그리고 미래의 부처님을 삼세제
불(三世諸佛)이라고 한다. 삼세제불은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지하
여 수행하였기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수 있었다는 것
이다. 이와 같이 보살과 부처님은 반야(지혜)에 의하여 모든 법을 바
로 관찰할 수 있었고 번뇌를 정화하여 정각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
이제 부처(佛)의 뜻을 자세하게 살펴 보고자 한다.
.
본문에서 제불(諸佛)이라고 한 것은 여러 부처님을 말한다. 여러 부
처님은 과거에 보살의 수행을 통하여 성불한 여러 부처님을 뜻한다.
우리 중생도 반야바라밀다에 의지하여 수행하면 성불 할 수 있기 때
문에 부처님의 수는 많다. 우리 인간도 미래에 부처가 될 수 있다고
해서 미래불이라고 한다. 이러한 불(佛)에 대해 풀이하면 다음과 같
다.
.
불(佛)은 본래 깨달음(覺)을 의미하며 깨달은 사람을 인격화하여 부
처님 이라고 칭한다. 부처님이 될 수 있는 자격은 다섯 가지 뜻을 구
비하여야 한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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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처님은 모든 것을 한꺼번에 아는 일체지(一切知)와 삼라만상의
개체를 낱낱이 아는 일체종지(一切種智)를 함께 구족하고 있는 분이
다.(具二智)
.
2. 부처님은 마음의 안정을 장애하는 번뇌장(煩惱障)과 밝은 지혜를
장애하는 소지장(所智障)을 함께 정화한 분이다.(문二障)
.
3. 부처님은 정신과 물질이 지니고 있는 모든 진리(一切法相)를 통달
하고 삼라만상이 지니고 있는 개체의 진리(一切種法相)를 통달한 분
이다.(達二相)
.
4. 부처님은 자신이 수용하는 과보(利己)와 타인에게 이익을 주는 과
보(利他)를 함께 구족하신 분이다.(九二利)
.
5. 부처님은 꿈속에서 깨어난 것과 같은 열반(如睡夢覺)과 연화가 활
짝핀 것과 같은 지혜(如蓮華開)로운 분이다. (具二覺)
..
이상과 같이 부처님은 다섯가지 뜻을 구족한 분이며 이를 각자(覺
者)라고 한다. 이러한 깨달음은 모두 지혜에 의하여 달성되는 것으로
서 지혜만이 삼라만상의 공성(空性)을 깨달을 수 있고 공성을 깨달은
성자를 부처님이라고 한다. 번뇌에서 해탈한 것을 꿈속에서 깨어난
것과 같다고 하며, 진리의 성품(法性)에 계합하는 것을 비유하여 연꽃
이 핀 것과 같다고 한 것이다. 그리고 불타는 출세간의 진리를 잘 아
는 진지(眞智)와 현상계를 잘아는 속지(俗智)를 구족하고 있다. 자신
이 깨닫는 것과 다른 사람을 깨닫게 하는 지혜와 중생을 교화하는 자
비를 구족한 분이다.

부처님은 깨달음과 지혜가 원만하기 때문에 더 이상 수행하는 일은
없다고 하더라도 중생을 구제하는 일만은 버리지 않는다. 여기에서
부처님의 자비사상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므로 불신(佛身)도 세가지
몸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부처님은 부처님 자신이 진여의 본성 또는
진여임을 뜻하는 자성신(自性身)이 있다. 그리고 자신이 수용하는 자
수용신(自受用身)이 있고 보살들에게 베풀어 주는 타수용신(他受用身)
이 있으며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하여 방편으로 나타내는 화신(化身)
이 있다. 이와 같이 부처님이 삼심을 구족하고 정각(正覺)을 이루게
된 것은 지혜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본문에서 반야바
라밀다에 의지하여 진리를 증득한 지혜(能得智)가 곧 원인(因)이 되며
이 원인이 되는 지혜에 의하여 과보가 발생하게 되는데 그 결과가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인 것이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불타가 증득한
깨달음의 내용이다.
.
반야바라밀다는 이미 설명하였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하고 뜻
이 깊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만을 설명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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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阿)는 없다(無)는 뜻이고, 뇩다라(뇩多羅)는 위(上)라는 뜻이며, 삼
(三)은 바른 것(正)을 뜻한다. 그리고 먁(?)은 균등(等)을 뜻하며, 보리
(菩提)는 깨달음(覺)을 뜻한다. 이상을 합하여 설명하면 위없이 바르
고 균등한 바른 깨달음(無上正等正覺)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 위없다
는 말은 어떤법도 불타의 깨달음보다 더 나은 법이 없다는 뜻이다.
.
그리고 바르고 균등(正等)하다는 말은 진리와(理) 현상계(事)를 두루
아는 변지(遍知, 치우치지 않는 편만한 지혜)을 뜻한다. 불타의 정각
(正覺)은 망상을 떠나서 진여를 관조하는 것이 중생과 보살의 깨달음
보다 가장 바르고 원만하다는 것을 뜻한다. 정각은 모든 것을 깨닫는
지혜(證智)가 공성(空性)을 통달하였다는 것을 뜻한다. 이와 같은 해
설은 현장법사의 학설에 의한 것이고 신라의 원측법사에 의하면 현장
학설외에 두가지 학설이 더해져 있다.
.
첫째는 먁(막)을 진(眞)이라 하고 보리(菩提)를 도(道)라고 번역하여
무상정진정도(無上正眞正道)라고 번역한 것이다. 이러한 번역을 다시
의역하여 보면 최상의 바른 진리와 바른도라는 뜻이다.
.
둘째는 먁을 변(遍)이라 하고 뒤의 삼(三)을 지(知)라고 번역하여 무
상정변지각(無上正遍知覺)이라고 번역한 것이다. 이는 가장 바르고 두
루하게 아는 깨달음이라는 뜻이다.
.
본문:是大神呪 是大明呪 是大上呪 是大等等呪
.
해설:이것은 가장신비로운 주문이며 가장밝은 주문이며 가장 높은 주
문이며 비교할수 없는 주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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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장 신비로운 주문(是大神呪)이란 반야바라밀다의 오묘한 작용
(作用)은 헤아릴 수 없으므로(神用莫測) 대신주(大神呪)라고 이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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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장 밝은 주문(是大明呪)이란 반야바라밀다는 인간의 어두운 마
음(癡心)을 정화하고 발게 빛나게 하는 것(遺暗除癡)이 마치 해와 달
의 광명이 모든 어두음을 없애고 밝게 하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그
윽한 밝음은 비치지 아니한 곳이 없는 것(無幽不曰燭明)과 같은 것을
대명주(大明呪)라고 한다. 이는 곧 오묘한 지혜(妙慧)를 말한다.
.
3. 가장 높은 주문(是大上呪)이라고 한 말은 반야바라밀다는 소승불
교의 교리보다도 높으며 어떤 진리보다도 가장 수승하고 제일가는 진
리(最勝第一名無上)라는 것이다.
.
4. 비교할 수 없는 주문(是大等等呪)이라고 한 말은 불타의 지혜는
보살의 지혜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지혜라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무엇과도 같지 않고 비교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하여
무등등(無等等)이라고 거듭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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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규기법사는 \'어떠한 종류로도 가히 비교될 수 없는 것을
무등등 이라고 한다.(無類可類 名無等等)\'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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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같이 반야바라밀다는 주문의 능역을 지니고 있는 비밀의 묘법인
것이다. 비밀의 묘법은 모든 것을 바로 세우는 기강(紀綱)이며 진정한
진리를 실현하고 삿된 것을 물리치며(催邪顯正)악을 제거하고 선울
유지케 하는(除惡善) 것이다. 이와 같이 주문은 영험이 있는 것을 말
하며 성현들도 지니고 있을 만큼 위력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제 주문
에 대해서 좀더 살펴 보기로 한다.
.
주문은 범어로 다라니(陀羅尼)라고하며 이를 의역하면 모든 이치를
지니고 있다는 뜻으로 총지(摠持)라고 한다. 총지에는 법(法)과 의(義)
와 능(能)과 주(呪)등 네가지 뜻이 포함되어 있다. 이 네가지 뜻을 좀
더 해설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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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법(法)이라고 한 말은 모든 교법을 요약하여 한 말이며 여기에는
광범위한 교리가 포함되어 있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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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의(義)라고 한 말은 모든 진리의 뜻을 요약하여 한 말이며 여기
에는 광범위한 의리(義理)가 포함되어 있음을 뜻한다.
.
다. 능(能)은 가능성 을 뜻한다. 보살들이 번뇌에 의하여 업을 짓고
윤회하는 생(生)과 사(死)를 초월하고 해탈할 수 있는 무생법인(無生
法忍)을 증득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그리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
는 신통력을 구족하고 있는 능력을 뜻한다.
.
라. 주(呪)는 신비로운 힘(神力)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
와같은 주문은 생각하는 능력(念能)과 지혜의 능력(智慧)을 발휘하면
서 만덕(萬德)을 모두 구족한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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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반야바라밀다는 모든 것을 성취시키는 주문과 같은 효능
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생(異生)과 성문(聲聞)과 독각(獨覺)과 보살
(菩薩)이 수행하는 네가지 수도(四道)보다도 훨씬 뛰어 넘게 된다. 이
와 같이 반야는 문자의 오묘한 작용을 발생하고 크고 둥근 거울을 관
조하는 것과 같으며 권속에게까지 수승한 이익을 주며 비교할 수 없
는 실상(實相)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므로 반야바라밀다를 대신주
(大神呪)라 하고 대명주(大明呪)라 하고 무등등주(無等等呪)라고 칭한
다.
.
5. 능제일체고 진실불허(能除一切苦 眞實不虛)라는 구절에서 능제일
체고(能除一切苦)는 반야바라밀다의 효능이 주문과 같아서 중생의 모
든 고통을 제거해 준다는 뜻이다. 이 문장은 이타사상(利他思想)을 나
타낸다. 오묘한 지혜에 의하여 모든 유정(有情)들로 하여금 생과 사의
고통이 없는 열반의 즐거움을 받게 한다. 규기법사는 반야바라밀다심
경을 신앙하고 배우면 다음과 같은 과보를 받는다고 하였다. 그 과보
의 내용을 차레로 살펴 보고자 한다.
.
1) 반야바라밀다의 사상을 실천하면 모든 장애가 없어지고 악에 물들
지 않는다.
.
2) 비록 중대한 악업을 지었다고 하더라도 일체의 악한 세상(惡道)에
태어나지 않는다.
.
3) 설령 삼계(三界)속에서 중생을 살생하였다고 하더라도 반야심경을
신앙하면 지옥, 방생(傍生), 귀계(鬼界)등 악도에 떨어지지 않는다.
.
4) 설사 일체 번뇌의 총림(叢中)에 거주한다고 하더라도 반야심경을
지니고 독송하면 마치 연꽃이 오염되지 않는 것과 같이 해탈할 수 있
다.
.
5) 반야심경의 사상을 실천하면 일체의 수승한 사물과 화합하게 된다.
.
6) 반야를 신앙하는 유정들은 모든 법에 대해서 장애가 없는 지혜를
얻게 된다.
.
7) 반야를 신앙하는 사람은 모든 평등성에 잘 깨달아 진입하게 된다.
.
8) 반야를 신앙하고 배운 사람은 자신과 타인의 분노 등 번뇌를 모두
조복(調伏)한다.
.
9) 반야를 신앙하는 사람은 현세(現世)의 원수와 적들에게 모두 자비
심으로 대하게 된다.
.
10) 항상 모든 부처님을 친견하고 과거와 미래를 알 수 있는 지혜(宿
住智)를 증득한다.
.
11) 지금까지 들어온 바른 법문을 잘 간직하고 잊어버리지 않는다.
.
12) 모든 수승한 기쁨과 즐거움이 항상 앞에 나타나게 된다.
.
13) 항상 부지런히 정진하여 모든 착한 법을 닦게 된다.
.
14) 반야심경을 신앙하고 실천하면 악마와 외도가 머무르거나 해치지
않는다.
.
15) 반야심경을 실천하면 사천왕과 제석천 등의 천인들이 항상 따라
다니며 옹호하고 호위해 준다.
.
16) 반야심경을 신앙하고 실천하면 횡사(橫死)하지 않고 쇠약하거나
병환을 만나지 않는다.
.
17) 모든 부처님과 보살이 항상 함께 하며 보호해 준다.
.
18)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면 일체시에 선이 증가하고 악이 감소한다.
.
19)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면 모든 불국토에 원하는 대로 왕생하게 된
다.
.
20) 반야심경을 신앙하면 진리와 깨달음(菩薩)에 이르게 되고 악취(惡
趣)에 떨어지지 않는다.
.
21)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면 모든 보살행을 속히 만족하게 할 수 있게
된다.
.
22)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면 무상정등보리(無上正等菩提)를 신속히 증
득할 수 있게 된다.
.
23) 반야바라밀다를 실천하면 마음이 원한 바에 따라 이루어지지 않
는 것이 없게 된다.
.
24)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면 사회의 사부대중이 반야심경을 외우고 생
각만 해도 마구니가 모두 행복하게 된다.
.
25)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면 천궁(天宮)의 천안(天眼)을 비로소 받아
갖게 되고 원수를 물러가게 한다.
.
이상과 같이 반야바라밀다를 신앙하고 실천하면 모든 고통이 없어지
고 소원이 이루어지며 최상의 정각(無上正等覺)을 이루게 된다.
.
6. 진실불허(眞實不虛)는 반야바라밀다가 진실하고 허망하지 않은 진
리라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다시 말하면 반야(妙慧)에 의하여 모든
유정들이 생사고를 넘어서 열반의 기쁨을 증득한다는 말씀이 그릇됨
없는 진실한 말씀이라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이는 의심을 제거하고
신심을 권장하는(除疑權信) 말씀이다. 법장대사는 위에서 설명해온 모
든 교리를 현요반야(顯了般若)를 설명한 것이고 다음에는 비밀반야(秘
密般若)를 설명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반야바라밀다는 곧 비밀
의 주문과 같은 효능을 발생하기 때문이다.
.
본문:故說般若波羅密多呪, 卽說呪曰, 偈諦 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沙波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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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그러므로 반야바라밀다의 주문이라고 말하나니 그 주문은 곧 이
러하니라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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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은 반야바라밀다를 주문이라고 말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
그 주문의 위력을 찬탄한 글이다. 그리고 뒤에 따르는 게송에 대해서
여러 학설이 있으나 너무나 의미가 깊어서 알맞게 번역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옛적부터 내려오는 범어(梵語)를 그대로 둔 것이다. 그것은 서
역(西域)의 정음(正音)으로서 비밀스러운 언사이며 문구이기 때문에
이 주문을 번역하면 영험을 상실할 수 있는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문의 뜻에 대해서 해설한 것이 몇 가지가 있다. 반야심경의
삼대해설 가운데 규기법사는 별다른 해석을 하지 않고 있으며 원측법
사만이 구체적으로 해석하고 있을 뿐이다. 이제 원측법사와 법장대사
의 학설에 의하여 해설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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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 아제(揭諦 揭諦)에서 아제라는 말은 제도(度)라는 뜻이 있다.
그리고 또 간다(去)라는 뜻도 있다. 제도란 반야사상을 실천하는 사람
은 반야바라밀다에 큰 힘(大功能)이 있기 때문에 나와 남이 모두 무
지와 번뇌를 정화하고 진리를 올바로 관찰하여 보살이 되고 부처가
되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간다라는 말은 고통스러운 중생의 세계에
서 진리롭고 안락한 열반 세계로 간다는 뜻이다. 즉 심오한 지혜의
힘(深慧功能)으로 고통의 세계인 차안(此岸)에서 안락한 열반의 세계
인 피안(彼岸)에 도달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제도한다는 말과 건너
간다는 말은 서로 표현이 다를 뿐이지 참뜻은 서로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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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측법사에 의하면 아제아제라고 거듭 말한 것은 자신과 타인의 이
익을 구족한 두가지 승용(勝用)을 나타내기 위함이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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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법장대사(法藏大師)는 반야바라밀다심경약소(般若波羅密多心經
略疏)에서 \'아제 아제라고 거듭 말하는 것은 자신도 제도하지만 다른
중생도 제도한다는 뜻(自度度他)이 포함되어 있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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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이타(利他)의 자비를 베풀어 중생을 구제하는 것이 반야
심경의 근본이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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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아제(波羅揭諦)의 바라(波羅)는 피안 즉 열반을 뜻하고, 아제는
도달 또는 건너간다의 뜻이 있다. 그러므로 바라아제는 피안(涅槃)에
도달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차안(此岸)과 피안(彼岸)은 한 마음(一心)
에서 발생하는 번뇌와 열반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에 바라아제는 마음
의 번뇌인 차안에서 불성의 지혜와 열반의 세계인 핀안에 도달한다는
뜻이 있다. 다시 말하면 마음의 지혜로 공(空)의 진리를 깨달아 보살
이 되고 부처가 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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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승아제(波羅僧揭諦)의 바라는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고 승아제
(僧揭諦)는 \'열반의 경지인 피안에 모두 도달하였다\'라는 뜻이다. 그러
므로 원측법사는 도경(到竟)이라고 해석하고있다. 바라승아제는 수행
하고 있는 인위(因位)의 일승보살(一乘菩薩)들이 피안에 모두 이르렀
다는 뜻이다. 법장대사는 승(僧)을 총(總) 또는 박(溥)이라고 해석하였
다. 총(總)은 모두라는 뜻이고 박(溥)은 크다, 넓다, 두루두루라는 뜻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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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뜻으로 바라승아제를 함께 해석하면 자신과 타인을 두루 건
네주고 모두 피안에 도달케 한다(謂自他溥度總到彼岸也)라는 뜻이다.
이와 같이 보살들은 반야바라밀다의 수행을 통하여 자신이 공(我空)
하고 모든 물질도 공(法空)하다는 진리를 깨닫고 자신도 열반의 경지
에 도달하고 대중과 중생도 모두 도달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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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지사바하(菩提莎婆呵)에서 모지는 보리(菩提)를 음역한 것이다. 원
측법사는 \'보리는 피안의 체(彼岸體)\'라고 하였으며 피안은 보리안(菩
提岸)이라고 칭하였다. 그리고 사바하(莎婆呵)는 신속하고 빠르다(速
疾)는 뜻이다. 신속하고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음을 뜻한다. 이는 오
묘한 지혜(妙慧)로 말미암아 수승한 공용(勝功用)이 있는 것을 뜻한
다. 즉 모지(보리)사바하는 신속하고 빠르게 보리와 열반의 세계에 도
달하는 것(卽能速疾到菩提岸)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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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꾸어 말하면 모지사바하는 깨달은 법이 이미 원만하게 이루어진
것을 뜻하며 이를 각구경이라고 이름한다(覺法已滿名覺究竟)라고 하
였다. 사회대사(師會大師)는 마음의 근원을 깨달은 것을 구경각이라
이름하고 이는 여래가 오묘한 공(妙空)의 진리를 밝게 깨달은 것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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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장대사는 보리는 커다란 깨달음이 있는 곳(大菩提處)를 뜻하고 대
보리처는 바로 피안을 의미하고 그리고 사바하(薩婆訶)는 신속하고
빠르다(速疾)라는 뜻이 있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모지사바하(菩提薩婆
訶)는 \'신속하게 대보리처에 도달한다\'라는 뜻이다. 이와 같이 원측법
사와 법장대사의 해석이 서로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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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원측법사 는 사(莎)라 하고 법장대사는 살(薩)이라고 번역한 것
이 서로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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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반야심경에 대한 해설을 모두 마쳤다. 지면이 허락하면 더
자세하게 해설할 수 있을 만큼 반야심경의 진리는 무궁한 것이다. \'대
승불교 사상의 압축판\'이라 불리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번 해
설은 반야심경을 가장 먼저 해석하고 가장 잘 해석된 것으로 알려진
원측법사와 규기대사와 법장대사의 세가지 해석서를 참고하여 해설
하였음을 밝혀둔다. 그밖에 사회대사 등의 해설서가 있지만 위에서
말한 삼대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번의 해설은 지면상 부득이 압축
된 해설을 하여 독자들에게 딱딱함을 주었던 것 같다. 앞으로 더 자
세하게 해설하여 독자들에게 보답하고자 한다. 반야심경의 사상을 잘
이해하고 독송하면 무궁한 공덕이 있고 또 대승불교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모든 불자들이 반야심경독송의 공덕으로 보리와 열반을
신속하게 증득하기를 기원하면서 이 글을 끝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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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대학원 불교학과장 오형근 교수님 글입니다.)


참선의 이익


1, 위위(위의)가 정숙해지고 몸이 고요해지며 맑은 마음이
현저하게 나타난다.
2, 마음이 경계를 대하면 자비심이 생기고 남을 해롭게 하는
마음이 없어진다.
3, 몸과 마음이 고요해지는 동시에 욕심과 성내는 마음과 일
체 번뇌가 일어나지 않는다.
4, 몸과 마음이 모든 경계에 부딪쳐도 동하지 않고 물들지도
않는다.
5, 참선에 힘을 얻으면 그 도덕의 힘으로 음식에 애착이 떨어
진다.
6, 마음이 일념으로 나아가 적묵해지면 모든 산란심이 쉬어지
고,일체 애욕의 경계에 물들지 않는다.
7, 참선의 공덕을 얻고 진공의 진리를 얻어서 영원히 없다는
공에 떨어지지 않는다.
8, 일체 마구니들의 생사 그물을 여의고 모든 번뇌망상의 얽
매인 것에서 해탈이 된다.
9, 무량한 지혜를 계발하고 깊은 법의(법의)를 통달하여 자연
히 부처님의 지견(지견)을 밝게 알고 마음과 마음이 적멸하여 부
처님 경계에 머물게 된다.
10,해탈이 성숙하여져서 일체 악업이 요란할 수 없게 되고 걸
림없는 해탈을 원만히 얻게 된다.
11, 인생의 처세를 하는데 모든 기억력이 좋아지고 경거망동
하는 일이 없어진다.
12, 무리한 애착이 없어지고 사람의 몸에 병고가 차차 감소 된다.
13, 삿된 마음이 바른 마음으로 변하고 모든 일에 인내력이 생긴다.
14, 사대 육신의 동작이 순서를 얻고 얼굴이 윤활하여진다.
15, 잡된 생각이 없으면 마음이 항상 안락하여진다.
16, 마음에 생멸심(생멸심)과 몸이 나고 죽는 데에 자유를 얻는다.

'경봉 스님 말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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