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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 해설(般若心境解說) -1

종교학(宗敎學)

by 巡禮者 2010. 8. 18. 16:35

본문

 

불교계의 인사가 해설한 반야심경 주석을 한 번 올려봅니다. 반야심경은 우리 회상의 불조요경 중 요경인 바, 그에 대한 해설은 이미 교단 내에서도 충분히 있어왔습니다. 특히 우리 교당의 원무님이 원불교 신문에 연재 형태로 강의한 핵심강의도 있습니다만 다른 시각의 해설을 한 번 독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 판단하였습니다. 그래서 올려보았습니다. 원종합장


 


반야심경 해설(般若心境解說) -1-


                                   해설자 : 동국대 불교학과장 오형근 교수.

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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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은 모든 대중들이 가장많이 독송하는 경전이다. 어떠한 의식
을 올릴 때나 개인적으로 염불을 할 때도 반야심경을 독송하는 예가
가장 많다. 그리하여 반야심경은 대중들의 신앙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만큼 지중한 경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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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은 한국 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가장 많이 독송하는
경전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 나라 불자들이 한 곳에 모여 함께 독송
할 수 있는 경전은 바로 반야심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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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반야심경이 대중들에게 널리 독송될 수 있었던 것은 첫째
로 글자수가 적으면서도 불교의 핵심사상이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
이다. 그리고 대중이 누구나 외우기 쉽고 독송의 공덕이 가장 많은
경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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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 사상은 우리 인간의 마음의 눈을 뜨게하고 지혜를 밝게 해
준다. 그리고 삼라만사의 사물을 바르게 관찰 할 수 있는 능력을 길
러준다. 동시에 모든 욕심이 없고 평등과 화합과 상부상조하는 마음
을 갖게해 준다. 반야심경은 또 전생에서부터 지어온 모든 죄업을 없
애주며 금생에는 한없는 복을 받게해 준다. 반야심경을 독송하고 잘
이해하면 욕심이 가득찬 마음을 비우고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할 줄
알며 가정의 화목은 물론 이웃과 사외의 이익을 위하여 봉사할 줄 아
는 대승불교도 가 될수 있다. 반야심경은 대승경전으로서 관자재보살(
觀自在菩薩)과 같은 인격을 갖게하고 사리자(舍利子)와 같이 공(空)
의 진리를 깨닫게 하며 남을 도와주며 살 수 있는 보살이 되도록 해
준다. 그리고 인간의 실상과 자연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는 오온(五蘊)
과 십이처(十二處)와 십팔계(十八界)의 진리를 깨달아 열반의 경지에
도달케 한다. 나아가서 윤회전생의 진리를 설명하는 십이연기(十二緣
起)와 고통의 원인과 결과를 설명하여 그 고통에서 해탈하고 열반에
도달케 하는 사성제(四聖제)의 진리를 깨닫게 해 준다. 이러한 깨달음
과 보살도의 실천은 바라밀다를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바라밀다는 열
반의 경지인 피안에 도달한다는 뜻으로서 평소 소중하게 여겨온 자신
이 공했다는 아공(我空)의 지혜와 항상 접촉하고 있는 모든 존제가
공했다는 법공(法空)의 지혜를 갖게 해 준다. 마음을 비우고 모든 것
이 비었다는 지혜를 갖게되면 해탈과 열반을 실현할 수 있고 보살이
되고 성불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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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같이 반야심경의 진리는 우매한 마음을 일깨워주고 진리의 눈을
뜨게 해준다. 잘 이해하고 독송하면 그 공덕은 무한하며 나를 알고
사물을 잘 이해하게 되며 따라서 대중의 화합은 물론 자연과의 화합
도 이루게 된다. 이제 우리는 반야심경을 바로 이해하고 독송하는 실
천자가 되며 반야사상을 널리 보급하여 이 땅에 평화로움이 실현되도
록 해야 하겠다. 필자도 발원 하며 반야의 마음으로 돌아가 관계 자
료를 정리하여 조심스럽게 이 경을 해설하고자 한다
.
반야심경의 성립과 전래
.
반야심경이 널리 독송되면서 이 경전이 언제 성립되었는가라고 생각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리하여 옛날 학자들은 이 경전의 성립 연대
를 여러 가지로 거론하게 되었다. 여러 학설 가운데서 대반야바라밀
다경(大般若波羅密多經) 6백권의 사상을 축소한 경전이라고 주장한
학설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학설의 발단은 중국의 규기법사(窺基法
師:632-682)에 의하여 처음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규기법사는 말
하기를 이 반야심경은 대학자가 광범위한 반야경의 진리를 수집하여
요약한 경전이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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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 중국의 법장대사(法藏大師:643~712)는 반야바라밀다심경약소(般
若波羅密多心經略疏)라는 책의 서문에서 말하기를 이십만송(二十萬頌)
의 광범위한 반야의 현묘한 진리(般若玄旨) 가운데 요긴한 것만을 요
약하여 일십사행(一十四行)에 담았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광범위하게
설한 경전을 요약하여 저술한 것은 중생의 근기와 인연에 따라 구현
될수 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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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은 인연에 따라 그리고 중생들의 근기에 따라 만든 경전이
다. 반야심경의 출처인 반야바라밀다경 육백권은 매우 심오하고 광범
위하여 대경(大經)이라고도 칭한다. 한 예로 중국의 규기대사가 반야
바라밀다경유찬(般若波羅密多經幽贊)이라는 책을 쓸때 반야경 육백권
을 대경(大經)이라고 칭한 것을 들수 있다. 그후 반야 사상을 연구하
는 사람들은 대경이라는 말을 흔히 쓰게 되었으며 이 때의 대경은 반
야경을 가리키는 말이라는 것이 널리 아려지게 되었다. 이는 유식학
(唯識學)에서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100권을 대론(大論)이라고 칭하
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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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반야심경은 반야경 육백권의 265품(品)에서 한 자씩 선출하
여 편집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 말에 의하여 필자는 대반야경의
품수(品數)를 확인한 결과 264품 이였다. 필자가 조사한 각권의 품수
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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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 권에서 100권까지의 품수는 29품 이었고.
2) 101 권에서 200권까지는 5품이 있으며
3) 201권에서 300권까지는 5품이 있으며
4) 301권에서 400권까지는 40품 이었고
5) 400권에서 500권 까지는 90품이 있으며
6) 501권에서 600권 까지는 95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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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반야경 육백권 안에 분류된 각 품수는 264품 이었다. 이와
같은 264품 안에서 각 품마다 한 자씩 선택하여 264자의 반야심경을
편찬하였다 는 것이다. 현재 반야심경의 자수는 260자이며 여기에 반
야심경이라는 경명을 더하면 264자의 반야심경이 되며 따라서 반야경
이라는 대경(大經)의 품수와 동일한 문자수의 경전이 된다. 이러한 논
리의 주자은 과거의 어느 학자가 반야경 육백권을 보다가 반야경의
품수가 반야심경의 자수와 거의 동일함을 발견하고 그렇게 주장한 것
이 아닌가 한다. 이제 반야경과 반야심경과 의 관계를 좀더 살펴 보
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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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원측법사(圓測法師: 613~696)는 불설반야바라밀다심경찬(佛說
般若波羅密多心經贊)을 저술 하였다. 그는 서문에서 \"부처님은 취봉산
(鷲峰山)등 16회의 장소에서 무상법륜(無相法輪)을 설법하였다.\" 라고
하였다. 무상법륜은 곧 반야경을 말하며 반야경의 공(空)사상으로 중
생들의 집착을 없애 주었다. 이와 같이 설법하여 세상에 전해진 반야
사상은 육백권의 반야경으로 결집되며 이 사상은 서기 1세기경에 용
수(龍樹) 보살에 의하여 크게 연구되어 졌다. 용수(Nagarjuna)보살은
그가 저술한 대지도론(大智度論)등에서 반야경을 대폭 인용하여 반야
(般若)사상을 통한 공사상(空思想)을 널리 폈다. 그리고 지도론에는
반야심경의 문구와 동일한 문구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 이는 반야경
에 있는 문구가 반야심경의 문구와 거의 같은 것들이 많이 나타나주
고 있는 것이라 할 수있다. 용수보살은 아마도 반야경 육백권을 보면
서 자신의 저술에도 많이 인용하였지만 보다 더 핵심사상을 엮어서
반야심경을 편찬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 본다. 그것은 반야경
의 문구를 자세히 보면 반야심경의 문구를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이
다. 이러한 생각은 중국의 규기법사의 기록에 의하여 더욱 굳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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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기대사는 반야바라밀다심경유찬권상(般若波羅密多心經幽贊卷上)에
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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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자 용맹보살(聖龍猛菩薩) 등은 중생들의 집착과 욕심을 제거해 주
기 위하여 진실한 교리를 채집하여 공 사상의 종지(宗旨)를 널리 선
전하였다.(聖龍猛等 爲除有執 採集眞敎 究空?宗)
.
이와 같이 용수보살은 중생들이 현상계의 존재에 대하여 그 진실을
망각하고 오히려 집착하는 것에서 구체하기 위하여 참된 교리를 채집
하였다는 것이다. 물론 채집한 경전의 이름은 없지만 용수보살이 교
리를 채집하였다는 말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규기법사는 이어서
반야심경이 대반야바라밀다경의 내용을 요약하여 만들어졌다는 결정
적인 말을 해주고 있다. 그리고 반야심경과 같은 작은 경전을 편찬하
게 된 동기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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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바라밀다(般若波羅密多)는 대경(大經)의 통명(通名)이다. 그리고
심경(心經)은 이 반야심경의 별칭인 것이다. 대경에서는 근기에 따라
진리와 문장이 광범위하게 설하여졌다. 그러나 대경은 너무나 광범위
하여 독자들이 입수하고 지니고 다니며 또한 전수하여 학습할 때 혹
자는 나태한 마음을 갖게 된다. 그리하여 불법을 전하는 성자(傳法聖
者)가 대경의 진실하고 틀림없으며 오묘한 최상의 진리를 요약하여
이 반야심경을 따로 출간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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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반야심경과 같은 책이 편찬된 근원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그리고 반야심경의 명칭은 반야바라밀다라는 반야경의 통명(通名)과
심경(心經)이라는 별칭을 합한 명칭임을 알수 있다. 그리고 대경(大
經)은 반야바라밀다경 육백권이라는 것을 더욱 잘 알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심오하고 광범위한 경전을 학습하는 학도들은 간혹 싫
증이 나고 또 나태심이 날 수 있기 때문에 방대한 반야사상을 요약하
여 알기 쉽게 하고 또 지니고 다니며 독송하기 좋게 하기 위하여 반
야심경을 편찬하여 출간하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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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반야심경은 전법성자(傳法聖者)가 반야경 육백권에서 가
장 핵심이 되는 사상만을 요약하여 편찬한 것이다. 그러나 전법성자
라고만 기록하고 누구라는 말은 없기 때문에 저자를 단정할 수 없다.
용수보살이 집착을 갖는 유집(有執)을 제거해주기 위하여 진교(眞敎)
를 채집하였다는 말이 있었기 때문에 용수보살이 저술하였거나 아니
면 그 뒤를 이어 반야공관(般若空觀)을 전파한 제바(提婆)등 전법학자
들이 저술 하였다고 할수 있다. 이와같이 출간된 반야심경은 구마라
즙(鳩摩羅汁: kumarajiya: 343~413)이 처음으로 중국으로 갖고 와서
한문으로 번역하였다. 그 다음에 중국 현장법사(玄奬法師: 600~664)가
범어로 된 반야심경을 인도에서 가지고 와서 한문으로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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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라즙은 서기 401년에 중국 장안(長安)에 와서 서명각(西明閣) 또
는 소묘원(逍묘園)에서 번역 하였다. 그리고 현장법사는 17년간의 인
도 유학을 마치고 돌아올 때 범어 원전을 가지고 귀국하여 649년 5월
에 종남산(終南山)에 있는 취미궁(翠黴宮)에서 한문으로 번역하였다.
이때 지인법사(智仁法師)가 받아 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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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반야심경과 연구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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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에서 반야심경이 성립된 과정을 살펴 보았다. 그리고 구마라
즙과 현장법사가 범어로 된 반야심경을 인도에서 중국으로 가지고와
서 한문으로 번역한 것도 알아 보았다. 그런데 반야심경은 아주 작은
경전이지만 뜻이 깊고 광범위한 진리를 담고 있기 때문에 현장법사
이후에도 널리 포교하고자 여러 사람이 번역하였다. 그리하여 현재
대장경(大藏經)에는 아홉가지 반야심경이 실려있다. 그 아홉가지 반야
심경과 번역자의 이름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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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마라즙 역(泰 鳩摩羅汁譯) 마하반야바라밀대명주경(摩訶般若波羅密大明呪經)
2. 현장 역(唐 玄奬譯) 반야바라밀다심경(般若波羅密多心經)
3. 법월 중역(摩竭提國 法月 重譯) 보변지장반야바라밀다심경(普변 智藏般若波羅密多心經)
4. 반야와 이언등 공역(賓國般若共利言등 譯) 반야바라밀다심경(般若波羅密多心經)
5. 지혜윤 역(唐 智慧輪 譯) 반야바라밀다심경(般若波羅密多心經)
6. 법성 역(國大德 法成 譯) 반야바라밀다심경(般若波羅密多心經)
7. 시호 역(施護 譯) 불설성불모반야바라밀다심경(佛說聖佛母般若波羅密多心經)
8. 관자재보살 역(觀自在菩薩 譯) 범본반야바라밀다심경(梵本般若波羅密多心經)
9. 시호 역(施護 譯) 불설요의반야바라밀다경(佛說了義般若波羅密多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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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같이 대장경에는 아홉가지 반야심경이 수록되어 있다. 이 에
도 시호법사가 다른 이름으로 번역한 불설오십송성반야바라밀경등이
있으나 내용이 달라 여기서는 제외시켰다. 그리고 관자재보살이 번역
한 범본반야바라밀다심경은 단독으로 번역한 것 이 아니라 현장법사
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번역한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으나 관자재보살
의 번역으로 한 것이다. 관자재보살이 번역한 범본반야심경은 한문번
역문과 한문 발음으로된 범어와 함께 혼합하여 편집되어 있다. 이 범
본반야바라밀다심경의 내용을 보면 현장법사의 번역으로된 반야바라
밀다심경의 내용과 거의 같으면서도 다른 점이있다. 그런데 반야심경
은 한문으로만 번역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서장어(西藏語) 와 몽고어
(蒙古語) 그리고 만주어(滿洲語) 등으로도 번역되어 널리 독송되었다.
般若波羅密多心般若波羅密多心般若波羅密多心經經經이와 같이 반야
심경은 여러 국어로 번역되었으며 이 가운데서 가장많이 독송되고 있
는 것은 한문으로 번역된 한역장경의 반야심경들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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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한역장경의 반야심경은 경전제목이 서로 다
르며 내용도 서로 다르게 번역된 것이 많다. 그러나 제목에 있어서
반야바라밀다심경이라고 번역한 것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
하여 일반적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은 반야바라밀다심경이다. 현장법
사가 번역한 반야심경에 마하(摩訶)를 더 붙여서 호칭하고 독송하는
것은 아마도 후대의 학자들이 붙인 것이 아닌가 한다. 그것은 직계제
자인 규기법사도 마하라는 말을 안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마하는 대
승을 의미하는 대(大)의 뜻이 있다. 반야바라밀다심경에다 마하를 더
하게 된 것은 반야심경의 본체인 대반야바라밀다경(大般若波羅密多
經)의 대(摩訶)의 사상을 살리기 위한 방편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반
야심경은 대승의 교리를 담고 있고 또 구마라즙 삼장이 마하반야바라
밀대명주경이라고 번역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현장 번역에도 마하를
더하여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이라고 칭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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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의 이름은 매우 구족한 경의 이름
이며 경의 이름만 독송하여도 한 없는 공덕이 있게되는 사상이 원만
하게 갖추어 졌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겨의 이름을 줄여 반야심경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들 반야심겨의 내용을 보면 서로 다른 접이
많다. 위에서 소개한 구종의 반야심경을 보면 첫머리에 여시아문(如是
我聞) 이라고 하는 서문이 있고 말미에는 신수봉행(信受奉行)이라는
결론이 있는 경전이 있다. 다시말하면 불교의 경전에는 서론에 해당
하는 서분(序分)과 결론에 해당하는 유통분(流通分)이 있는데, 지혜윤
법사(智慧輪法師)가 번역한 반야바라밀다심경 에는 그러한 형식이 갖
추어져 있다. 그러나 현장법사가 번역한 반야심경에는 서론인 서분
결론인 유통분이 없다. 다만 본론인 정종분만 있을 뿐이다. 이에 대하
여 신라의 고승 원측법사(圓測法師)는 그가 저술한 반야바라밀다심경
찬(般若波羅密多心經贊)에서 다음과 같이 해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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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반야바라밀다심경은 여러 반야경에서 강요(綱要)만을 간집(簡集)
하였기 때문에 오직 본론인 정종분(正宗分)만 있고 서론인 서분(序分)
과 결론인 유통분(流通分)은 없다. 이는 마치 관음경(觀音經)에 서분
과 정종분과 유통분의 삼분이 원만하게 구족되어져 있지 않는 것과
같다. 그리고 이 반야심경은 첫째 지혜를 가진사람이 둘째 공(空)의
진리를 관찰하여 셋째 보리와 열반의 과보를 받는 것등 모두 세가지
로 나누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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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원측법사는 현장법사가 번역한 반야심경에 서분과 유통분
이 없는 것에 대한 이유를 밝히고 있다. 이와같이 볼때 반야심경 성
립에 대하여 원측법사도 거론하고 있어서 위에서 규기대사가 제일먼
저 밝혔다는 말은 취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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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같이 현재 현장법사가 번역한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을 독송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인데 반야사상의 본론인 정종분만을 독송하고 있다.
정종분의 진리는 무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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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혜충법사(慧忠法師)는 반야바라밀다심경에 대한 서문에서 반
야심경을 대지(大地)에다 비유하고 있다. 대지는 만물을 출생시키는
모체로서 어떤 물체든지 대지로부터 출생하지 않는 것이 없듯이 반야
심경도 모든 진리를 출현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심지ㄴ(心地)에
도 비유하고 있다. 그것은 모든 중생과 보살과 부처도 마음의 땅에서
출생하지 않은 것이 없는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반야심경은
진리를 모두 지닌 총지(總持)의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명(明)나라 고황제(高皇帝)는 반야심경의 서문에서 사물과 재산과 명
예에대한 탐욕은 모두 무상한 것이며 인간의 몸도 무상한 것임을 깨
달아야 한다. 이러한 무상함을 깨닫기 위하여서는 반야심경을 독송해
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 경전을 심경(心經)이라고 제목을 붙인
것은 인간의 마음에서 발생하는 삿된 생각(邪念)을 정화하고 정도(正
道)에 귀의하도록 하기위한 것이라고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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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반야심경에 대한 연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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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반야심경에 대한 번역의 역사를 알아 보았다. 이제 반야심경
에 대한 연구서를 몇가지 살펴 보고자 한다. 위에서 소개한 구종의
반야심경이 있지만 유독 현장법사가 번역한 반야심경에 대해서만 연
구와 해석이 활발했다. 그것은 현재 대장경에 수록된 연구서와 해설
서를 살펴보면 알수 있다. 먼저 대장경에 수록된 저자와 책 이름을
소개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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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측 찬(新羅 圓測 撰) 불설반야바라밀다심경찬(佛說般若波羅密多心經撰一卷)
2. 규기 찬(唐 窺基 撰) 반야바라밀다심경유찬(般若波羅密多心經幽贊二卷)
3. 법장 술 (唐 法藏 述) 반야바라밀다심경약소(般若波羅密多心經略疏一卷)
4. 사회 술(宋 사會 述) 반야심경약소연주기(般若心經略疏連珠記二卷)
5. 종륵, 여기 동주(明宗肋, 如玘, 同註) 반야바라밀다심경주해(般若波羅密多心經註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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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같이 반야심경에 대한 연구서가 대장경에 오종이 수록되어
있다. 물론 그 후에도 많은 연구서가 나왔지만 여기서는 우선 대장경
에 수록된 연구서를 살펴보면 위에서 소개한 구마라즙삼장의 반야심
경에 대해서는 연구서가 없고 현장법사(600~664)의 반야심경에 대하
여 집중적으로 연구한 흔적들이 나타나고 있다. 원측법사(613~696)의
반야심경찬과 규기법사(632~682)의 반야심경유찬도 현장법사의 심경
을 토대로 하여 주석하고 해석한 책이다. 그리고 법장대사(643~712)의
반야심경약소와 법장대사의 약소를 해석한 사회법사의 반야심경약소
연주기도 마찬가지다. 이와같이 현재 남아있는 반야심경의 주석서와
해설서는 거의 현장법사의 반야심경을 토대로 연구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현장법사의 번역이 뛰어났기 때문이고 제자들은 학
문열기가 대단하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장법사가 경전과 논
전을 번역하면 곧 제자들에 의하여 주석서와 해설서가 출현할수 있을
만큼 학문의 풍토가 조성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원
측법사와 규기법사라고 할 수 있다. 송고승전(宋高僧傳)에 의하면 원
측법사와 규기법사는 서로 먼저 연구하여 발표하려는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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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반야심경에 대해서도 누가 제일먼저 연구하여 이 세상에 발표
하였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해 본다. 아마도 필자의 생각으로는 원측법
사가 먼저 연구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다. 송고승전에 의하면 현
장법사가 성유식론 십권(成唯識論 十卷) 을 한문으로 번역하여 제자
들을 위하여 강의하였을 때 원측법사가 먼저 연구하여 성유식론소(成
唯識論疏) 라는 이름으로 발간했던 것이다. 이에 대하여 규기법사는
자신이 먼저 연구하지 못한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하고 몸져 누워있었
다는 기록이 있다. 성유식론 뿐 아니라 인명론(因明論)등 다른 것에
대해서도 그랬다는 말이 있다. 이러한 정황으로 보나 그리고 원측법
사가 규기법사보다는 나이가 19세가 더 많으며 학문적인 민첩함도 규
기법사보다 더욱 뛰어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원측법사가 반야심경
도 먼저 연구하여 발표하였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원측법사는 반
야심경의 내용을 능히 관찰할 수 있는 보살의 지혜로 진여(眞如)의
경지인 공성(空性)을 바로 관찰하여 깨달으면 곧 구경의 열반에 도달
할 수 있음을 제시해 주고 있다. 규기법사도 반야심경을 방대하게 주
석하여 반야심경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뭄을 주고 있다. 지
금까지 발간된 연구서를 살펴보면 원측법사와 규기법사가 저술한 불
설반야바라밀다심경찬과 반야바라밀다심경유찬이 반야심경연구에 귀
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그후 법장대사는 장안2년(長安二
年:702)에 청선사(淸禪寺)에서 역경하면서 틈을 내어 반야심경을 조금
씩 연구하고 해설한 것을 모은 것이 반야바라밀다심경약소일권 이 되
었다. 이 책은 매우 간결하여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리
고 사회법사는 법장대사의 심경약소를 토대로 더욱 보충하여 해석하
고 연구하여 반야심경약소연주기라는 이름으로 책을 발간했던 것이
다. 반야심경을 연구하려면 위에서 소개한 책들을 중심하여 탐독하면
반야의 지혜가 충만해질 것이다.
.
반야심경 제목해설(般若心經題目解說)
.
위에서 반야심경이 번역된 후 여러 학자들이 주석하고 해설하여 책으
로 간행된 것을 살펴 보았다. 이번에는 반야심경의 본문을 해설하기
전에 제목의 뜻을 살펴 보고자 한다. 반야심경의 제목은 번역자에 의
하여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위에서 이미 설명한 바 있다. 여기서 설
명하고자 하는 반야심경은 현장법사가 번역한 것으로서 현장법사의
번역본은 옛날부터 가장 널리 독송되었다고 한다. 현재도 현장법사가
번역한 반야심경을 독송하는 것이 거의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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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법사가 번역한 반야심경의 제목은 본래 반야바라밀다심경(般若
波羅密多心經)이라고 되어 있었으나 그후 대(大) 의 뜻인 마하(摩訶)
라는 말을 더 붙여서 칭하게 되었다. 이 마하는 반야심경의 모체인
대반야바라밀다경(大般若波羅密多經)의 이름을 모방한 것이 아닌가
한다. 다만 크다는 의미의 대(大)를 범어인 마하(maha)라고 한 것 뿐
이다. 중국의 규기법사는 말하기를 반야바라밀다(般若波羅密多)는 대
경(大經)의 통명(通名)이라고 하였다. 이에 의하여 반야심경의 명칭은
대반야바라밀다경의 이름에 심(心)을 더하여 정했다는 근거를 알수
있다. 이러한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의 제목을 반야심경이라고 줄여서
칭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반야심경의 제목을 의역하면 \'큰 지혜로 보
리와 열반의 세계에 도달케하는 마음의 경전\' 이라는 뜻이다. 이제 제
목의 뜻을 좀 확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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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하(摩訶)의 뜻:
마하(maha)는 크다는 뜻으로서 한문으로는 대(大)라고 번역한다. 크
다는 것은 큰 진리를 의미하며 큰 진리를 실천한다는 뜻으로 대승(大
乘)이라고 한다. 대승은 범어인 마하연(摩訶衍:mahayana)을 번역한
말이다. 큰 법을 실천한다는 뜻으로 대(大)와 승(乘)을 합쳐서 칭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실은 대(大)와 승(乘)의 뜻이 각각 다르다. 그러나
대와 승의 뜻은 서로 떨어질 수 없을 만큼 진리로운 뜻을 함께하고
있기 때문에 대승이라고 부른다. 이제 각각 다른 대와 승의 뜻을설
명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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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大)의 뜻: 본래 \'대(大)\'는 모든것(當法)을 널리 포용하고 감싸
며 포장할 수 있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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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하면 모든 물체는 대법을 더 능가할 수 없고 더 클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지극히 수승하고 공정하며 평등하고 가히 사랑
할수 없는 것을 뜻한다. 이와 같이 \'대\'의 뜻이 심오하기 때문에 언어
도단의 경지라고 한다. 이러한 뜻을 살려서 마음의 무한함을 대심(大
心)이라 하고, 아집이 없고 모든 사람을 자기와 같이 생각하며 크기로
는 우주와 같은 나를 대아(大我)라고도 한다. 이와같이 \'대\'의 뜻을
점차 현실적으로 진리에 맞게 이름을 정하여 교리를 설명하기 시작하
였다. 그리하여 \'대(大)\'의 뜻에 자신의 이익을 위한 행위는 물론 다른
사람과 모든 중생을 위한 행동까지도 포함하는 자리행(自利行)과 이
타행(利他行)을 대행(大行)이라고도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이와 같이
대에 대헤서 좀더 해설적이고 분석적인 명사를 사용한 저술들이 많이
나타나게 되었다. 신라의 원효대사가 지은 기신론소(起信論梳)와 유가
사지론(瑜伽師地論)과 현양성교론(顯揚聖敎論)등의 저술들이 그러하
다. 이들 책의 내용에 칠대성(七大性)이 기록되어 잇다. 칠대성은 일
곱가지 대승의 성질을 뜻하는 것으로서 이 칠대성 사상은 각논전(論
典)마다 다르게 기록되어 있고 또 그 밖의 책에서 대의 뜻을 거론하
고 있으므로 여기서는 중요한 덕목을 모두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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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대성(心大性) 2.법대성(法大性) 3.해대성(解大性) 4.지대성(智大
性) 5.행대성(行大性) 6.정진대성(精進大性) 7.업대성(業大性) 8.자량대
성(資糧大性) 9.발심대성(發心大性) 10.정심대성(淨心大性) 11.의락대성
(意樂大性) 12.시대성(時大性) 13.경대성(境大性) 14.방편대성(方便大
性) 15.증득대성(證得大性) 16.성만대성(成滿大性) 17.과대성(果大性)
18.원증대성(圓證大性)의 덕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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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대(大)의 뜻을 좀더 구체화 하여 대승적인 의미를 알리고
자 이름을 여러 가지로 정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들 18종의 대성(大
性)의 뜻을 차례로 살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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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심대성(心大性)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阿뇩多羅三먁三菩提心)을
뜻한다. 가장 높고 가장 광대하며 평등하고 바른 깨달음을 야기시키
는 지혜의 마음을 뜻한다. 이 마음은 극히 진실하고 변하지 않는 마
음이며 모든 것을 포용하고 용서하며 자비를 실천하는 마음을 뜻한
다. 이 마음에의하여 실천하고 수행하는 수행자를 보살이라 하며 부
처님도 이 마음에 의하여 성불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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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법대성(法大性)은 팔만대장경 가운데 소승불교의 법도 있고 대승
불교의 법도 있는데 여기서는 대승불교 의 법이 심오하고 광대하다는
것을 뜻한다. 대승법은 자신의 몸과 마음이 비었다는 이치를 깨닫는
것 뿐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존재도 비었다는 이치를 깨닫게 해 준
다. 다시 말하면 대승법(方廣藏)은 모든 진리를 하나도 빠짐없이 깨닫
게 하고 다른 중생까지도 제도하고 교화하며 불국토를 건설케 하는
진리를 가르쳐 주는 것이 최상이며 최대의 법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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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해대성(解大性)은 승해대성(勝解大性)이라고도 한다. 이는 불교의
교리와 모든 진리를 완전하게 이해한 것을 뜻하며 특히 대승불교(菩
薩藏)를 완전하게 해득한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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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지대성(智大性)은 마음의 지혜로써 부처님이 설하신 진리를 옳게
깨닫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반야심경에서 가르치고 있는 공한 이치
를 깨달아 개체도 공하고 전체도 공하였다는 인무아(人無我)와 법무
아(法無我)의 진리를 바로 깨닫는 지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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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행대성(行大性)은 불교의 수행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자신의 마음
과 몸을 정화하는 자리행(自利行)도 실천해야 하지만 중생의 고통을
덜어주고 무지를 타파하며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써서 대자대비를
실천하는 이타행(利他行)을 구족한 큰 행동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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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정진대성(精進大性)은 보살이 중생을 교화할 때 모든 고통을 참아
가면서 구제하는 수행을 한시적으로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 보살의 대승행이 적어도 삼아승지겁(三阿僧祗劫)이라는
무한한 시간을 통하여 나태심과 염증을 내지 않고 초지일관 꾸준히
정진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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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업대성(業大性)은 생사의 고통에서 해탈할 때까지 한시도 쉬지않
고 수승한 지혜를 발휘하며 광대한 모든 불사(佛事)를 성취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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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자량대성(瓷糧大性)은 보살이 대승적인 수행을 통하여 복과 덕을
쌓고 마음의 지혜를 닦는 두가지 대자량(大瓷糧)을 구족한 것을 뜻한
다.
9) 발심대성(發心大性)은 심대성(心大性)과 같은 뜻으로서 바르고 평
등하며 심오하고 광대한 마음을 발생하여 진리를 바르게 깨닫고 중생
을 포섭하는 마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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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정심대성(淨心大性)은 보살이 처음 발심하여 성불할 때까지 추호
도 번뇌심과 부정한 마음을 야기하지 않고 항상 청정한 마음을 유지
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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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의락대성(意樂大性)은 처음 불교에 입문하여 보살행을 닦으면서
끝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실천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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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시대성(時代性)은 보살이 대승불교를 수행할 때 한시적으로 수행
하는 것이 아니라 성불할 때까지 삼아승지겁을 나태하지 않게 수행하
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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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경대성(境大性)은 보살은 무량한 교법을 상대로 잘 이해하고 그
경전의 말씀대로 모든 진리를 깨닫는 것이다. 중생을 차별하지 않고
모든 중생을 상대하여 평등하게 구제하고 교화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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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방편대성(方便大性)은 생사의 세계에 머무르지 않을 뿐만이 아니
라 안락한 열반에도 안주하지 않고 오직 중생만을 위하여 진리로운
방편을 써서 구제하고 교화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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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증득대성(證得大性)은 모든 보살도를 실천하여 최상의 진여법을
증득하고 불타의 대공덕을 쌓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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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성만대성(成滿大性)은 보살이 수행을 원만하게 하여 보리심의 자
체를 원만하게 증득하고, 원만하게 성취한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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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과대성(果大性)은 대승적인 보살수행을 통하여 자신과 타인의 선
과(善果)는 물론 구경에는 불과(佛果)를 증득한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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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원증대성(圓證大性)은 모든 진리를 원만하게 증득한 불타의 경지
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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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같이 대(大)의 뜻은 광대한 마음으로 최상의 진리를 증득하며
대승적인 수행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같은 여러 대성(大性)에 의하여
수행하는 사람을 보살이라 한다. 그러므로 18대성은 보살에 의하여
운전되고 실천되어지는 것이지 때문에 성불의 모체가 된다. 이에 대
하여 보살은 능히 운전하고 실천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능승인(能乘
人)이라고 이름한다. 여기에 승(乘)이라는 뜻이 부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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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승(乘)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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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살펴 본 대(大)의 뜻은 광대하고 무량한 것이다. 이와같은 대
법(大法)을 능히 운전하고 실천하는 것을 승(乘)이라고 한다. 승(乘)은
한문으로 직역하면 운재(運載)라고 하며 운재는 보살이 진리를 싣고
운전하며 구경에는 보리와 열반의 경지에 도달한다는 뜻이다. 그러므
로 위에서 설면한 대법은 보살을 태우는 곳이라는 뜻에서 소승(所乘)
이라고 한다. 이에 대하여 보살은 대법에 능히 타고 운전하며 보살의
길을 활기차게 달려가는 입장에 있으므로 보살들을 능승인(能乘人)이
라고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기신논(起信論)에서 말하기를 모든 부처
님은 진여법(眞如法)을 타고 있으며 일체의 보살들도 이 진여법을 타
고 여래지(如來地)에 도착하게 된다고 하엿다. 그러나 이 법을 타고
가는 수행자의 근기가 차별이 잇으므로 그 차별을 각각 설명하게 된
다. 그 차별을 법화경(法華經)에서는 양거(羊車)와 녹거(鹿車)와 우거
(牛車)로 나누어 설명하기도 하였다. 즉 양이 싣고 갈 만큼의 능력과
사슴이 싣고 갈 만큼의 능력과 소가 싣고 갈 만큼의 능력이 서로 다
르듯이 중생의 근기와 보살의 근기도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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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 제목해설(般若心經題目解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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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이 끄는 수레를 양거(羊車)라 하고 사슴이 끄는 수레를 녹거(鹿車)
라 하며 소가 끄는 수레를 우거(牛車)라고 한다. 이와 같이 수레는 끄
는 힘에 따라 많이 싣고 또는 적게 싣고 갈 수 있는 차별이 있게 된
다. 이와같이 진리의 세계에 도달하는데도 수도자의 실천과 근기에
따라 삼승(三乘)의 차별이 있게된다. 삼승은 성문승(聲聞乘)과 연각승
(緣覺乘)과 보살승(菩薩乘)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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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성문승은 선각자들의 설교를 듣고 불교의 진리를 겨우 깨닫게
되며 수행도 소극적으로 자신의 정화에만 몰두하고 이웃과 사회를 위
하여 봉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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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연각승은 성문승 보다는 수승한 근기를 지니고 정진하며 진리
를 깨닫는데 있어서도 인연의 도리를 스스로 깨닫는다. 그러나 수도
의 형태는 성문과 같이 자신의 정화에만 힘쓰고 다른 사람과 사회를
위하여 본사하거나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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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보살승은 마음속의 아집을 없애고 삼라만상이 평등함을 깨달으
며 중생의 고통을 구제하는 자비를 베푸는 성자를 뜻한다. 대승불교
를 실천하는 수도자를 보살이라고 하는데 반야심경의 관세음보살은
대표적인 보살상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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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인간은 평등하지만 마음의 깨달음과 진리를 실천하는 근
기에 따라 성문승과 연각승 그리고 보살승으로 나누어 설명하게 된
다. 이들 삼승가운데 성문승과 연각승은 진리의 깨달음이 적고 타인
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이 소극적이기 때문에 소승(小乘)이라고 한다.
그리고 보살승은 진리의 깨달음이 넓고 크며 타인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이 적극적이기 때문에 대승(大乘)이라고 칭한다. 이와같이 소승과
대승은 마음을 적게 쓰고 크게쓰는 차이와 자비의 실천여하에 따라
정해지게 된다. 따라서 마하는 대승을 뜻하며 반야심경의 공사상을
깨달은 큰 지혜와 큰 진리를 실현한다는 뜻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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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반야(般若:prajna)
반야는 지혜(智慧)를 뜻하며 모든 것을 지혜롭게 알고 행동하는 것
을 뜻한다. 그리고 반야는 마음이 밝다는 뜻으로 명(明)이라 하며 머
리가 명석하고 총명하다는 뜻이 있고 무엇이든지 잘 안다는 것을 의
미한다. 이 지혜는 때묻은 마음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한 마
음의 성질인 진여성(眞如性)에서 발생한다. 지혜는 진여성의 빛이라는
뜻에서 혜광(慧光)이라 하고 또는 지혜의 등이라는 뜻에서 혜등(慧燈)
이라고도 칭한다. 지혜는 어두운 마음을 밝히고 사물을 바르게 관찰
하는 것이라고 해서 정지(正智)라고도 하며 삼라만상의 진리를 바르
게 가려내는 것이라고 해서 택법(擇法) 간택(簡擇)이라고도 칭한다.
그리고 만물의 진리를 관찰한다는 뜻에서 관(觀)이라고도 한다. 이 지
혜는 또 진여(眞如)를 반연하여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리지(如理
智)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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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같이 청정한 마음의 작용이 다양하기 때문에 지혜의 이름도
다양하게 칭하게 된다. 그런데 예적에 반야심경을 해설한 학자들은
반야를 1. 실상반야(實相般若) 2. 관조반야(觀照般若) 3. 문자반야(文字
般若)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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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세가지 반야사상의 내용은 다므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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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실상반야는, 실상은 진성(眞性)또는 진리(眞理)를 뜻하며 진여성(眞
如性)에 의거하여 발생한다는 것을 말한다. 인간의 본성을 진여성이라
고 하는데 그 진여성은 항상 지혜 광명을 발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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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관조반야는, 관조는 모든 것을 관조하여 그 진리를 올바로 관찰하
는 지혜를 뜻한다. 이는 마치 등불이 어두운 밤을 밝혀서 여러 사물
을 정확하게 찾아서 가려내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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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문자반야는, 문자는 경전과 논전 그리고 율전 등 삼장(三藏)의 문
자를 뜻하며 경전의 문자를 통하여 지혜를 얻게 되는 것을 뜻한다.
이와같이 반야를 실상과 관조와 문자등 세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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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규기법사는 이들 반야 가운데 실상반야는 진여의 진리(眞理)
에 의하여 나타나는 것 이고, 관조반야는 진여성(眞如性)에 의하여 발
생하는 진혜(眞慧)를 뜻하며 문자반야는 경전의 진실한 가르침을 통
하여 지혜를 얻는 진교(眞敎)를 뜻한다고 하였다. 이들 지혜는 모두
인간의 심성에서 발생되는 것이며 심성의 작용이 다양하기 때문에 지
혜의 작용도 다양하다. 이와같이 다양한 지혜를 여기서 모두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일부는 다음 기회로 미룬다. 다만 반야심경에서 말하
는 지혜는 특히 공(空)의 진리를 깨닫는 지혜이다. 그리하여 공지(空
智)라고도 한다. 내가 공한 것을 아는 지혜를 아공지(我空智)라 하고
모든 법이 공한 진리를 아는 지혜를 법공지(法空智)라고 한다. 반야심
경은 공의 진리를 깨닫는 지혜를 원만하게 구족하면 보살이 되고 부
처도 된다는 사상을 가르쳐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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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바라밀다(波羅密多:paramita)
바라밀다는 \'열반의 세계에 도달한다\' 는 뜻이다. 다시말하면 \'바라\'는
피안(彼岸)을 뜻한다. 피안은 저 언덕 또는 저쪽이라는 말이지만 참뜻
은 보리(菩提)와 열반(涅槃)을 뜻한다. 보리는 지혜와 깨달음을 뜻하
고 열반은 번뇌망상이 없는 마음의 평화와 안정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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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밀다\'는 여읜다(離)는 뜻과 도달(到)한다는 뜻이 있다. 이는 청
정한 마음을 장애하는 번뇌망상을 여의고 보리와 열반의 세계에 도달
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바라밀다는 불교의 모든 수행에 바라밀다의
뜻이 있으며 염불하고 참선하며 성불하고자 하는 수행은 모두 바라밀
다이다. 이러한 수행사상에 의하여 대승불교의 수행사상을 요약하여
육바라밀(六波羅蜜) 또는 십바라밀(十波羅密)이라고 한다. 이들 육바
라밀과 같은 수행덕목은 대승불교의 수행덕목을 집약화한 것으로서
보살들이 수행하는 덕목이다. 육바라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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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남에게 보시를 하는 보시바라밀(布施波羅密) 2)사회질서를 잘 지키는
지계바라밀(持戒波羅密) 3)진심(화내는 마음)을 안내고 인욕을 잘하는
인욕바라밀(忍辱波羅密) 4)남을 도우면서 근면하게 생활하는 정진바라
밀(精進波羅密) 5)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안정된 마음으로 생할하는 선
정바라밀(禪定波羅密) 6)모든 이치를 잘 알고 지혜롭게 생활하는 지혜
바라밀(智慧波羅密) 등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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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육바라밀은 보살의 수행덕목 가운데서 제일가는 덕목이며 대승
불교를 신앙하는 보살은 모두가 실천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여러
사상 가운데서 지혜바라밀이 제일이라는 말이 있다. 물론 육바라밀의
모든 덕목이 각각 제일이라는 해석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여러 수행
덕목을 실천하는데는 지혜가 있어야 올바로 수행할수 있기 때문에 지
혜바라밀을 제일이라는 해석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여러 수행덕목을
실천하는데는 지혜가 있어야 올바로 수행할수 있기 때문에 지혜바라
밀을 제일이라고 한다. 반야심경의 사상도 지혜바라밀의 실천에 역점
을 두고 있다. 마하반야바라밀다 라는 심경의 사상은 지혜로써 공(空)
의 진리를 바로 깨닫고 보리와 열반의 경지에 도달한다는 뜻이다. 공
성은 만법의 진리인 진여성(眞如性)을 의미하기 때문에 공성을 관조
하여 깊은 진리를 깨달으면 곧 성불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
혜바라밀이 제일이며 동시에 반야심경이 제일이라고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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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심경(心經)
심경은 \'마음의 경전\'이라는 뜻이다. 마음의 본성은 단절되지 않고 항
상 진실한 것이기 때문에 진여성(眞如性) 이라고 칭한다. 그리고 마음
은 항상 깨달음과 지혜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불성(佛性)이라 하며 이
를 각성(覺性)이라고 한다. 깨달음을 지니고 사는 마음을 불심(佛心)
이라 하고 진실성을 잃지 않는 마음을 진여심(眞如心)이라 하며 본심
이 청정한 마음을 청정심(淸淨心)이라고 칭한다. 이 마음은 또 모든
사람을 대할 때 차별하지 않고 평등하게 상대하는 마음을 평등심(平
等心)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평등심에 의하여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남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처럼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몸을 자신의 몸
처럼 생각하는 동체대비(同體大悲)의 마음이 발생하게 된다. 이를 자
비심이라고 하며 출세간의 마음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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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같이 반야바라밀다를 실현하는 마음을 보살심이라 하고 보살
심은 위에서 말한 청정심 또는 진여심에 해당한다. 그것은 반야공관
(般若空觀)에 의하여 나타나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반야
는 지혜를 뜻하고 공은 진여(眞如)를 뜻하며 지혜로운 마음으로 공을
관찰하는 것을 반야공관 이라고 한다. 공을 바로 관하여 진여성을 깨
달으면 번뇌심이 야기되지 않는다. 그것은 만법의 진리인 공성(空性)
을 관하여 열반의 경지에 도달 하였기 때문이다. 이것을 반야바라밀
다라고 한다. 반야바라밀다를 실천하여 얻은 마음을 청정심이라 하고
불심이라고 한다. 이 마음이 곧 반야심경에서 말하는 심(心)에 해당하
며 이 마음은 반야공관을 항상 유지하고 대승적인 보살의 마음을 항
상 지닌다. 그러나 이 공관을 상실하게 되면 무명(無明)을 야기하게
되며 번되를 야기하여 번되심으로 전환하게 된다.
.
다시 말하면 인간의 자아는 공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아공(我空)
의 진리를 망각하여 자신에 대한 집착인 아집(我執)을 나타내게 된다.
그리고 만법의 삼라만상이 공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법공(法空)의 진
리를 망각하여 삼라만상의 법에 집착하는 법집(法執)의 번뇌를 야기
하게 된다. 이러한 집착이 있는 마음을 망심(妄心)이라 하며 망심을
야기 하면서 윤회하는 마음을 아뢰야식(阿賴耶識)이라고 한다. 아뢰야
식은 집착이 있는 마음으로서 장식(藏識)이라고 번역하며, 장식은 모
든 업력을 포장하여 보존하는 마음이라는 뜻이다. 본래 심(心:citta)은
모든 업력을 집합하여 업력에 상응하는 과보를 야기하는 집기(集起)
의 뜻이 있다. 그러므로 심(心)은 인과응보의 주체이며 과보를 받게
하는 윤회의 주체이기도 하다.
.
. 이와 같이 마음은 공의 진리를 관찰하는 경지에 있을 때는 청정심을
지속하고, 반대로 공의 진리를 망각하게 되면 망심이 되어 선악의 업
력을 보존하고 과보를 받는 윤회전생의 아뢰야식이 되기도 한다. 그
리고 마음은 모든 것을 결정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심왕(心
王)이라고 한다. 그리고 가장 수승한 존엄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최
존(最尊)이라고 칭한다. 마음은 선과 악 그리고 지혜와 깨달음을 발생
할 수 있기 때문에 예술가와 같다(心如工畵師)고도 하였다. 그리고 모
든 진리를 지니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대승체(大乘體)라고도 하며
대심(大心)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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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경(經)의 뜻에는 관천(貫穿)과 섭지(攝持)의 뜻이 있다. 관천은
모든 진리와 교리의 뜻을 잘 꿰어 보존하고 있다는 뜻이며 섭지는 불
타의 교리에 의하여 교화된 불자들을 잘 포섭하여 유지한다는 뜻이
있다. 다시 말하면 경전은 불타의 모든 교리를 잘 보존하고 그 교리
로 말미암아 교화된 불자들을 다시는 악도에 타락하지 않도록 포섭하
고 유지시킨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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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의 경명(經名)이 지닌 뜻을 모두 살
펴 보았다.
.

지난호에서 반야심경의 제목을 해설 하였다. 이제 반야심경의 본문을
해설하고자 한다. 본문 첫머리에는 관자재보살이 오온(五蘊)의 진리를
지혜롭게 관찰하여 모든 고통을 여의게 된엇다는 내용을 설명하고 있
다. 먼저 해설할 한문의 본문을 소개하고 본문을 한글로 번역해 보고
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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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본문
觀自在菩薩 行心般若波羅密多時
照見五蘊皆空 度一切苦厄
.
(2)한글번역
관자재보살이 심오한 지혜로 바라밀다를 수행할 때 오온이 모두 공한
것임을 비추어 보고 일체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
이와같이 반야심경은 제일 먼저 관자재보살이 공의 진리를 깨달음으
로 말미암아 모든 고통에서 해탈할 수 있었음을 가르쳐 주고 있다.
이제 이 문장에서 말하고 있는 단어와 숙어 그리고 전체의 사상을 하
나하나 해설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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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관자재보살(觀自在菩薩):관자재보살은 대승불교를 실천하는 수행자
를 말한다. 진리를 실현하고 관찰하는 인격체로서 능히 관찰하는 사
람(能觀人)을 뜻한다. 관찰의 대상은 광범위하다. 그러나 본문의 내용
에서는 온온(五蘊)이 관찰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오온을 관찰하는 관자
재보살은 능히 관찰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능관인(能觀人)이라 하고
관자재보살에 의하여 관찰되는 입장인 오온은 관찰의 대상이기 때문
에 이를 이름하여 소관경(所觀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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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같이 오온을 관찰하는 관자재보살의 명칭은 현장법사(玄裝法師)
가 번역한 것이며 이를 신역(新譯)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장법사가 번
역하기 전에 구마라즙 등 옛날 학자들이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이라
고 번역한 것이 있었으며 이를 구역(臼譯)이라고 한다. 이제 신역과
구역의 명칭을 요약하여 살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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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관자재보살의 관(觀)은 찰(察)의 뜻이 있으며 이 둘을 합하여
관찰 이라고 한다. 그리고 관(觀)은 조(照)의 뜻이 있으며 모든 사물
자체의 진리를 관조하여 깨닫는다는 뜻이다. 이는 본문에서 오온이
공한 것임을 비추어 본다는 조견(照見)의 뜻과 같다. 그리고 관은 삼
라만상의 진리를 지혜롭게 관찰한다는 뜻에서 지혜라고도 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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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같이 관자재보살은 관찰과 관조 그리고 지혜의 마음을 발생하여
모든 중생의 본성을 관찰하고 구제하며 교화하는 자비를 갖게 된다.
자비는 중생의 본성이 진여의 체성임을 관찰한 데서 발생하는 것이며
이와 같은 지혜를 능관지(能觀智)라고 한다. 능관지는 또 지혜의 체성
(智體)과 지혜의 작용(智用)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지혜의 체성
은 곧 진여의 체(眞如體)로서 우리 인간이 지니고 있는 불성(佛性)을
뜻한다. 그리고 지혜의 작용은 불성 즉 진여의 체성에서 나타나는 작
용을 뜻한다. 여기서 불성 또는 진여의 체성이라는 말은 우리 인간의
본성을 뜻하며 본성은 번뇌망상과 죄업에 오염되지 않은 본래의 심성
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 착하고 참된 마음이며 불심(佛心)을 뜻한다.
이러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지혜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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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자재(自在)의 뜻은 지혜의 활동을 자우자재하게 한다는 것
을 의미한다. 그리고 지혜 뿐 아니라 무엇이든지 자재하게 할 수 있
다는 뜻이다. 중국의 규기법사(窺基法師)는 반야바라밀다심경유찬(般
若波羅密多心經幽贊)에서 자재의 뜻을 열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
다. 그 열가지 자재는 1)수자재(壽自在), 2)심자재(心自在), 3)재자재
(財自在), 4)업자재(業自在), 5)생자재(生自在), 6)승해자재(勝解自在),
7)원자재(願自在), 8)신력자재(神力自在), 9)지자재(智自在), 10)법자재
(法自在) 등을 말한다. 이러한 열가지 자재력은 무수한 세월을 수행하
여 얻어지는 現大業論紙 에 기록된 것으로서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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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수자재는 수명을 자우자재하게 하는 것(壽自在)을 뜻한다. 보살은
중생을 구제하기 위하여 수명을 늘이고 싶으면 늘이고 줄이고 싶으면
줄일 수 있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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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자재는 마음을 자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보살이 중생을 구제
하기 위하여 어떤 곳에 가더라도 생과 사를 초래하는 번뇌에 물들지
않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모든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
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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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재자재는 재물을 자재하게 하는것(財自在)을 말한다. 이는 재물을
마음대로 가질수 있는 것을 뜻하며 이러한 것은 보살이 오랜 세월동
안 보시를 한 공덕으로 얻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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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업자재는 업력을 자재하게 하는것(業自在)을 말한다. 오직 선업(善
業)만을 구비하고 남에게도 마음대로 선행을 하도록 할 수 있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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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생자재는 출생을 자재하게 하는 것(生自在)을 말한다. 중생을 구제
하기 위하여 마음대로 원하는 장소에 가서 출생하는 것을 뜻한다. 이
는 계율을 잘 지킨 공덕으로 얻어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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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승해자재는 수승한 이해를 자재하게 하는것(勝解自在)을 말한다.
모든 것을 마음대로 잘 이해하며 상대를 잘 이해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인욕을 잘 지킨 공덕으로 얻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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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원자재는 원력을 자재하게 세우는 것(願自在)을 말한다. 보살은 무
엇이든지 보고 좋아한 것은 모두 이루어진다. 이는 곧 근면하게 생활
하고 정진을 잘 한 공덕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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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신력자재는 부사의한 신통력을 자유자재하게 발생하는 것(神力自
在)을 뜻한다. 마음대로 왔다갔다 하며 몸과 마음의 힘을 최상으로 자
유롭게 발휘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선정을 닦아 얻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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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지자재는 지혜를 자유롭게 발생하여 사리를 정확하게 아는 것(智
自在)을 뜻한다. 말을 듣고 음성을 관찰하며 삼라만상의 성질을 진리
롭게 관찰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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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법자재는 교법을 자유롭게 해석하고 잘 이해하는것(法自在)을 뜻
한다. 이는 과거에 지혜를 닦아 얻은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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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같이 십자재(十自在)는 과거세에 육바라밀(六波羅蜜)을 실천
하여 얻은 결과이다. 보살의 혜관(慧觀)은 제일먼저 십자재를 성취한
다는 말과 같이 바라밀다를 수행하면 필연적으로 자재력을 얻게 된다
고 한다. 규기대사는 자재(自在)를 종임(縱任)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종임은 마음대로라는 뜻이 있다. 보살은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할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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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보살(菩薩)은 번뇌심에 의하여 집착한 아집을 없에고 아집의
번뇌가 없는 아공(我空)을 깨닫는다. 더욱 나아가서 현상계의 법칙에
어우워 집착을 발생하는 법집(法執)을 없애고 모든법이 인연법에 불
과하며 그 내용은 공한것이라고 깨닫는 법공(法空)을 성취한 것 을
뜻한다. 이와 같이 보살은 아공과 법공의 지혜를 얻어 중생을 구제하
는 이타행(利他行)을 실천하게 된다. 보살에 대한 설명은 이미 위에서
설명 하였기 때문에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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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신역에서 칭하는 관세음보살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한다. 관세
음 보살은 세상에 사는 중생들의 음성을 관찰하여 제도하는 보살이라
는 뜻이다. 즉 세(世)는 욕계(欲界)와 색계(色界)와 무색계(無色界)의
세계를 뜻하고 음(音)은 근기를 뜻하며 세상에 사는 중생들의 근기를
뜻한다. 이러한 뜻으로 관세음보살을 해석하면 모든 세상에 사는 중
생들의 근기를 관찰하여 제도하고 교화하는 보살이라는 뜻이다. 관음
경(觀音經)에 의하면 어떤 중생이든 일심으로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열번 부르면 모든 고난에서 해탈을 얻을 수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관세음보살을 부르면 어디든지 가서 구제하며 항상 구제활동을 하는
것이 보살의 근본 이념이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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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행심반야바라밀다시(行深般若波羅密多時):이 글은 깊은 반야바라밀
다를 수행한 때를 말한다. 행(行)은 진행(進行)을 뜻하며 지혜가 상대
를 떠나 절대의 경지에 진입하여 활동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곧 욕
심과 집착이 없고 얻은 바가 없는 무소득(無所得)의 행을 뜻한다. 원
측법사는 이와같은 심오한 행을 행심(行深)이라고 하였다. 즉 행은 진
리를 능히 관찰하는 능관지(能觀智)의 진행을 뜻하며 심(深)은 매우
깊다(甚深)는 뜻으로 여기에는 행심(行深)과 경심(境深)의 두가지 뜻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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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행심(行深)은 분별하거나 집착이 없는 무분별지(無分別智)가 안
으로 아공(我空)과 법공(法空)을 증득하고 깨달아 모든 분별을 여의고
상가가 없는 행(無能所行)으로서 행상(行相)을 삼는 것을 뜻한다. 다
시 말하면 지혜의 관찰이 피상적인 관찰이 아니라 사물의 바탕까지
깊게 관찰하는 것을 행심 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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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경심(境深)은 지혜로 관찰의 대상인 경계의 깊은 곳까지 관찰
하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 아공과 법공의 진리로서 표상이 있거
나 표상이 없는 차별을 떠나서 모든 것을 초월한 깊은 경지를 경심이
라고 한다. 이 경지는 곧 불성(佛性)이며 진여성(眞如性)을 뜻한다. 이
러한 심오한 경지를 경심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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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같이 행심은 지혜의 능력을 뜻하며 지혜는 곧 반야(般若)의 번
역으로서 고통이 없는 열반에 도달할수 있는 것이다. 이를 바라밀다
(波羅密多)라고 하며 반야바라밀다는 보살이 지혜로 말미암아 열반인
피안에 도달할 수 있다(智到彼岸)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지혜로 인하
여 번뇌장(煩惱障)과 소지장(所知障) 등 번뇌의 장애를 단절하고 열반
의 성(涅槃城)에 도달할수 있음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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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時)는 관자재보살 이 깊은 지혜에 의하여 피안에 도달하는 수행
을 한 때를 뜻한다. 시간은 본래 없는 것이지만 현상계의 사물과 여
러법에 의거하여 정해진 것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여러 인연의 개
체가 변천하고 파괴되며 없어지는 과정에 의거하여 시간이 정해진 것
이다. 신간은 인연법에 의거하지 않으면 찰나 또는 겁이라는 시간을
정할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인연법 이전에는 시간의 체성이 없는 것
이라고 한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시간은 관자재보살이 깊은 지혜
에 의거하여 바라밀다를 수행하는 때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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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은 관자재보살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첫째로 오온이 공
한 진리를 조견하고 일체의 고통을 구제 하였다는 진리를 먼저 설명
하고 있다. 그 본문을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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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문
照見五蘊皆空 度一切苦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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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번역
오온이 모두 공한 것임을 조견하고
일체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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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해석하여 보기로 한다. 먼저 조견의 뜻은 지혜로써 오온을
관찰할 때 형상만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본성을 관찰하였다는 말이
다. 그러므로 조견은 인간의 모습과 사물을 관찰 할 때 겉 모습만을
본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관자재보살의 분별없고 차별없는
무분별지(無分別智)로서 관자재보살의 자신인 온온의 공성까지 비추
어보고 관찰한 것을 뜻한다. 무분별지는 지혜 가운데서도 최상의 지
혜를 뜻하며 모든 것을 평등하게 그리고 차별없이 관찰하는 지혜를
뜻한다. 공성(空性)은 불성(佛性) 또는 진여성(眞如性)을 뜻하며 허공
과 같이 모든 것을 포용하고 변하지 않는 만물의 본성을 뜻한다. 그
러므로 무분별지로써 오온의 공성을 비추어 보았다는 것은 모든 만물
의 형상과 본성을 함께 깨달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라의 원측법사
(圓測法師)는 공을 관찰하는 지혜의 차별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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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法)은 심오한 것으로서 본래 차별이 없는 것이며 일미(一味)의 경
지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일미의 진리를 수도자들이 깨닫지 못하고
차별이 있는 듯이 말하고 있다. 이는 마치 물(水)자체에는 차별이 없
지만 의지처에 따라 많고 적음의 차별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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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작은 강에 의지하고 있는 물은 많고 적음의 차별이 있지만 모든
강물이 큰 바다로 흘러 들어 갔을 때에는 차별이 있는 것이 아니라
평등하게 존재하게 된다. 이와 같이 보든 것을 차별지(差別智)로써 관
찰하면 차별이 있는 것이지만 무분별지로써 만법의 본성을 보게 되변
차별이 없는 공성을 관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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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어리석은 범부들은 각각 자신의 공성을 바로보지 못하지
만 관자재보살이 무분별지로서 자신을 뜻한 오온(五蘊)의 공성을 평
등하게 관찰한 것을 조견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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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오온(五蘊)에 대해서 설명하기로 한다. 관자재보살이 오온이 공
한 것임을 조견하였다는 것은 자신이 공한 것임을 깨달았다는 뜻이
다. 다시 말하면 오온은 관자재보살 자신을 뜻하며 넓게 말하면 범부
와 보살과 부처의 자신을 뜻한다. 모든 생명체를 오온이라고 하며 그
오온은 1)색온(色蘊), 2)수온(受蘊), 3)상온(想蘊), 4)행온(行蘊), 5)식온
(識蘊) 등을 합한 것을 뜻한다. 이들 오온은 우리 인간을 다섯가지의
온으로 축소하여 말하고 있지만 우리 인간의 정신계와 물질계를 모두
대표한 단어이다. 이들 오온은 그 뜻을 낱낱이 이해하지 못하면 반야
심경의 전체를 이해하지 못할만큼 중요한 진리를 가지고 있다. 이제
오온에 대해서 하나 하나 해설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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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온은 색,수,상,행,식 등 다섯가지가 집합하여 한 개체를 이루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온(蘊)이라는 말은 여러 가지가 집합하였다는 뜻이
다. 대비바사론(大毘婆沙論)에서는 온의 뜻을 이해시키기 위하여 군온
(軍蘊), 곡온(穀蘊), 임온(林蘊)등의 예를 들고있다. 이들 예의 뜻은 다
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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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군온(軍蘊)은 군인들이 꼭 같은 제복을 입고 한 장소에 집합하여
있는 것을 먼 곳에서 보면 큰 물체 하나로 보이기 쉽다. 그러나 옆에
가까이 가서 보면 백명 또 천명이 집합하여 한 집단을 이루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러한 것을 군온이라 한다. 오온도 겉으로 보기에는
한 집단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내용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다섯가지가
집합한 개체에 불과하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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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곡온(穀蘊)은 하나 하나의 곡물을 큰 그릇에 모아 놓으면 한 덩어
리의 물체처럼 보이지만 실은 낱낱의 곡물이 집합한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범부들은 한 형상으로 집착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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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임온(林蘊)은 여름에 서울 남산을 비롯하여 여러 산의 녹음을 멀
리서 바라보면 한 덩어리의 녹음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산속으로 들
어가서 보면 수목 하나 하나의 개체가 뚜렷하게 존재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하나 하나의 수목이 집합하여 한 산의 녹음을 이루고 있는 것을
임온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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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같이 군온과 곡온과 임온의 비유는 오온의 이치를 쉽게 설명
하기 위한 비유인 것이다. 관자재 보살은 오온을 관찰할때 오온이 비
록 한 개체로 보이지만 실은 다섯가지가 집합한 것이며 다섯가리를
하나 하나 분리하여 관찰할 때 결국 오온은 본래 실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색,수,상,행,식 등이 인연하여 집합함으로써 오온이 성립되었다
는 진리를 깨닫게 된 것이다. 이와같은 깨달음은 곧 오온의 실상이
공(空)한 진리를 포함하고 있음을 깨닫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오온
을 더 깊이 관찰하면 다섯가지도 하나 하나가 인연의 집합에 불과하
다는 것을 의미하여 이를 온(蘊)이라고 하는 것이다. 즉 색온(色蘊)
내지 식온(識蘊)이라고 칭하는 이유가 인연의 집합을 가르쳐 주는 것
이다. 이제 오온의 자체를 하나 하나 나누어 설명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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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색온(色蘊):색온은 물체를 뜻한다. 물체는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는 바 하나는 인간의 몸을 비롯하여 모든 생명체의 몸을 뜻하며 또
하나는 자연계의 물체를 뜻한다. 이 색온은 11종으로 분류하여 설명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 11종은 몸의 내용을 안근(眼根). 이근(耳根).
비근(鼻根). 설근(舌根). 신근(身根). 등 오근(五根)으로 나누어 설명한
다. 오근은 말할 것도 없이 몸위에 시설된 눈.귀.코.혀.몸 등 감각기관
을 말한다. 오근은 정신의 의지처라고도 한다. 이는 인간의 몸을 기능
별로 크게 나눈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자연계도 삼라만상의 모습을
이루고 있지만 인간의 오근에 의하여 인식되어 지는 물체에 불과하므
로 다섯가지로 분류하여 설명한다. 그 다섯가지는 색경(色境). 성경(聲
境). 향경(香境). 미경(味境). 촉경(觸境) 등 오경(五境)을 말한다. 즉
경(境)은 인식의 대상을 뜻하며 인간이 자연계를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은 크게 나누면 색깔. 소리. 냄새. 맛. 촉감 등 다섯가지에 불과하다
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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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같이 안으로는 사람의 몸을 오근으로 나누고 밖으로는 자연계를
오경으로 나누어 10종으로 하였다. 이들 십종은 여러 인연이 집합하
여 형상을 나타낸 것으로서 이를 표색(表色)이라고 이름한다. 그러나
물질의 본질은 인연을 만나기 이전의 본성이 있는가 하면 설사 인연
을 만나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너무나 미세하여 육안으로
볼 수 없는 물질이 얼마든지 있다. 이러한 물질의 경지를 형상이없는
물질계라고 해서 무표색(無表色)이라고 한다. 우리 마음의 표상도 여
러 인연의 집합에 의하여 성립되기 때문에 모습이 있다고 보고 이러
한 마음의 모습인 심상(心相)까지도 무표색에 포함 시킨다. 그리고 무
표색에는 마음과 물질의 본성인 무위법(無爲法)도 포함시키고 있다.
그러므로 무표색을 물질계의 1종으로 정하고 있지만 그 내용은 정신
계까지도 포함하며 가장 넓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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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같이 색온을 오근과 오경과 무표색 등 11종으로 분류하여 설
명한다고 하더라도 전체의 물질계를 의미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
다. 위에서 말한 바와같이 온온 가운데 색온은 우선적으로 오근인 몸
이 공한 것임을 가르쳐 주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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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수온(受蘊):수온은 앞에서 말한 오근에 의하여 자연계의 모습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객관계의 대상을
마음으로 받아들일때 고통스럽게 받아들이는 감수(感受)를 고수(苦受)
라 하고 즐겁게 받아들이는 감수를 락수(樂受)라 하며 고통스럽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감수를 불고불락수(不苦不樂受)라 한다. 이는 고
와 락에 치우치지 않고 평등하다는 뜻에서 사수(捨受)라고도 한다. 사
는 평등을 뜻한다. 이러한 감수는 하나의 인과 연으로 이루어지는 것
이 아니라 여러 인과 연이 집합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를 온(蘊)
이라 하며 갖추어서 수온(受蘊)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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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상온(想蘊):상온은 여러 가지 인연이 집합하여 생각이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의 상(想)은 객관계의 현상과 주관계의 현상이 심
체(心體)위에 나타난 것을 상대하여 좋다 나쁘다 하면서 생각하는 것
을 뜻한다. 다시말하면 주관계의 새로운 현상을 숙고하면서 생각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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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행온(行蘊):행온은 심체에서 발생하는 수(受)와 상(想)을 제외한
여타 모든 정신작용을 뜻한다. 착한 생각과 나쁜 생각을 모두 합쳐서
행온이라고 하는데 행온은 여러 업을 조작하여 발생시키는 작용이라
는 뜻에서 조작이라고도 번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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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식온(識蘊):식온은 마음의 체성을 뜻하며 위에서 말한 수.상.행.등
의 작용을 발생하는 심체를 뜻한다. 이 심체도 행동하기 위하여는 여
러 인연의 도움을 받아서 하게되며 그 자체의 존재도 여러 인연이 합
하여 존재하기 때문에 식(識)에 온(蘊)이라는 뜻을 부가하여 식온이라
고 한다. 그리고 이 식은 만법을 대상으로 하여 인식의 성능을 발휘
한다는 뜻에서 요별(了別)이라고 번역한다. 요별은 곧 분별이며 사물
의 내용을 선(善) 또는 악(惡)이라고 인색하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식은 결정적인 인식으로 말미암아 지식이 축적되고 또 선업과 악업을
축적하게 된다. 이 식온은 마음을 대표하는 대명사로서 이를 더 분류
하면 안식(眼識), 이식(耳識), 비식(鼻識), 설식(舌識), 신식(身識), 의식
(意識), 말나식(末那識), 아뢰아식(阿賴耶識)등 8식으로 확대하여 설명
하기도 한다. 이는 대승불교의 유식학(唯識學)의 입장에서 해석한 것
이며 소승불교에서는 식온을 안, 이, 비, 설, 신, 의등 육식으로 분류하
고 있다.
.
이상과 같이 오온의 뜻은 색온 내지 식온에 이르기 까지 하나하나가
인연의 집합으로 인한 온(蘊)의 뜻이 있으며 온은 연기(緣起)의 뜻도
있다. 즉 여러 인연이 집합하여 개체를 이루었다는 뜻으로서 이를 연
생(緣生)이라고도 한다. 연생 역시 인연이 적집(績集)하여 한 개체를
출생하였다는 뜻이며 이러한 연생 또는 연기의 뜻이 있기 때문에 오
온은 본래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며 인연의 출생인 것이다.
그러므로 오온을 조견하면 공(空)한 것임을 깨닫게 된다.
.
오온(五蘊)은 몸과 마음을 합한 이름이다. 몸은 색신(色身)이라 하고
마음은 심왕(心王)이라고 칭한다. 색신은 모습을 나타낸 몸을 뜻하고
심왕은 모든 것을 사려하고 판단하는 것을 왕처럼 결정하는 것을 뜻
한다. 이와 같이 오온은 인간의 대명사로서 처음 태어난 태아도 오온
이라고 한다. 전생의 아뢰야식(阿賴耶識)이 부모의 연(緣)을 만나 과
보로 태어난 것을 오온이라고 한다. 이러한 생명체가 모태에 의거하
여 태어났기 때문에 태아라고 한다. 태아는 점차 자라서 성인이 되며
동시에 인간은 인연에 의하여 출생하였다고 해서 연생(緣生)이라고
한다. 연생은 인간뿐 아니라 모습이 있는 모든 존재를 지칭한 말이다.
.
다시 말하면 모든 것은 인연(因緣)의 생(生)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모든 존재를 연유(緣有)라고 칭하며 이는 인연이 집합하여 존재하는
것을 뜻한다. 만약 인연이 흩어지면 모습이 없어지게 되며 모습만을
관찰하는 육안으로는 볼수없게 된다. 이때의 경지를 공(空)이라 하고
무(無)라고 칭한다. 그러나 공과 무는 완전히 없어진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육안으로 볼 수 없는 본성으로 되돌아 간 진여(眞如)를
말한다. 이와 같이 현재 모습을 지니고 살아가는 생명체를 연유(緣有)
라고 칭한다. 사외(師會)대사는 연유의 뜻을 다음과 같이 해석하고 있
다.
.
연유는 스스로 존재하지 않고 인연에 의하여 존재하는 것을 뜻한다.
스스로 존재하지 않은 것은 무성(無性)인 것이며. 자성이 없다는 것은
스스로 있지 않음을 뜻하고 스스로 있지 않은 것은 그 인연이 집합하
여 있음을 뜻한다.
.
(緣有者 顯不自有 不自有者 則是無性 又無自性者 顯不自有 非自有者
則是緣有)
.
이와 같이 모든 존재는 인연의 집합에 의하여 존재하고 오온(五蘊)
도 인연의 집합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오온은 자성이 없는 것이며 그
본성은 공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용수보살(龍樹菩薩:AD 1세기경)은
주먹과 손을 비유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 비유는 주먹이란 다섯 손가
락이 집합한 것을 뜻하며 다섯손가락이 흩어지면 주먹의 구실을 못할
뿐 아니라 본래 없는 자리로 되돌아가고 만다. 이와 같이 주먹은 본
래 없는 것이며 주먹이 있다면 임시로 다섯손가락이 집합하여 있는
동안 한시적으로 있게 된다. 중국의 규기법사(窺基法師)는 삼무성(三
無性)의 교리에 의하여 공을 설명하고 있다. 삼무성은 1. 변계소집성
(遍計所執性) 2. 의타기성(依他起性) 3. 원성실성(圓成實性)등을 말한
다. 이들 사무성에 의하여 공을 설멸하고자 한다.
.
1) 변계소집성은 오온을 비롯한 모든 삼람만상의 모습에 대하여 집
착한 것을 뜻하며 이들 집착은 본래 모습이 있는 것이 아니며 자성도
있는 것이 아니다. 이와같이 집착은 본래 헛것이며 본래있는 것이 아
니기 때문에 이를 공이라고 칭한다.
.
2) 의타기성은 여러 인연이 집합하여 출생한 물질과 정신을 뜻하며
그 인연법은 곧 공한 것이라고 칭한다. 예를 들면 색(色)은 분말이 집
합한 것과 같고, 수(受)는 뜬 물거품과 같으며, 상(想)은 타오르는 불
꽃과 같고, 행(行)은 파초(芭蕉)와 같으며, 식(識)은 환사(幻事)와 같은
것이다. 이들은 집착될 것도 없고 또한 인연을 떠난 자연생(自然生)의
성질도 아니기 때문에 공 이라고 칭한다.
.
3) 원성실성은 만물은 본래 원만하고 진실한 성질로 이루어진 것을
뜻한다. 이러한 진실성에 의하여 볼 때 집착한 것도 공한 것이며 집
착한것에는 진실성이 없는 것으로서 본래 진실하고 수승한 진리(眞勝
義)인 공(空)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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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삼무성의 논리는 모든 상대를 떠나 절대의 경지를 뜻하며
능히 관찰하는 공의 집착을 타파하고 관찰되어지는 공의 집착도 타파
하여 진실한 공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능히 관찰하
는 것도 공한것(能觀空)이고 관찰되어지는 것도 공한 것(所觀空)을 말
한다. 공을 관찰하는 지혜는 십지(十地)보살의 지위에 올라야 청정한
관찰(無漏觀)을 통하여 바야흐로 진실한 공을 관찰할 수 있다. 그 이
전의 보살들은 사물이 공한 것을 관찰한다고 하더라도 모습을 상대
(帶相)하는 마음이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에 진실한 공관이 아닌것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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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공관은 자신의 모습(我相)에 집착하는 아집(我執)을 타파하고
나 자체가 공한 것임을 깨닫는 아공(我空)을 뜻한다. 나아가 마음이
상대하는 모든 법에 집착한 법집(法執)을 타파하고 모든 법이 공하였
다는 법공(法空)을 깨닫는 것을 조견(照見)이라고 한다. 관세음보살은
아공과 법공의 경지를 조견하였기 때문에 일체의 고액(苦厄)에서 해
탈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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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고액(一切苦厄)이란 말은 일체의 고통은 소가 수레를 끌 때 멍
에에 의하여 꼼짝도 못하고 갈 수 밖에 없듯이 중생도 오온이 공한
진리를 망각하고 죄를 지어 고통의 멍에를 달고 생활하는 것을 비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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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마음이 화합하지 못하고 번뇌를 야기할 때와 자연의 진리에
거슬리며 순응하지 못할 때 생기게 된다. 이러한 고통을 행고(行苦)와
괴고(壞苦)와 고고(苦苦)등 삼고로 나누어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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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행고(行苦)는 마음의 변화로 말미암아 번뇌를 야기하여 핍박
하고 불안의 고통을 받는 것을 뜻한다. 또 주변의 환경과 자연의 변
화는 무상한것인데 이 무상함을 깨닫지 못하는데서 발생하는 심리적
고통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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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괴고(壞苦)는 재산과 사물이 파괴되고 세간적인 락이 없어졌
을 때 오는 고통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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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고고(苦苦)는 번뇌로 말미암아 마음고통이 심하여 참을 수 없
는 극심한 고통이 거듭 발생하는 고통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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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삼고가 있는데 이들 고통을 고(苦)와 액(厄)으로 나누어 설
명하기도 하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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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통은 팔고(八苦)롤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1) 태아가 태내에 있
다가 세상에 나올때 받는 핍박의 고통이 있는 생고(生苦), 2) 시간이
흘러 몸이 변하여 늙어지는 노고(老苦), 3) 몸과 마음이 변화하여 병
이 생기는 병고(病苦), 4) 수명이 다하여 죽을 때 고통받는 사고(死
苦), 5)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앞에 나타날 때와 원수와 미운 것을 만나
면서 고통받는 원증회고(怨憎會苦), 6) 평소 애착했던 것과 사랑한 것
과 부모형제등과 이별 하면서 고통받는 애별이고(愛別離苦), 7) 평소
희망한 것을 성취하지 못하여 고통받는 구부득고(求不得苦), 8) 인연
으로 이루어진 오온에 대하여 집착함으로 말미암아 고통이 발생하는
오음성고(五陰盛苦)등 팔고(八苦)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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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액(厄)은 삼재(三災)와 팔난(八難)을 뜻한다. 삼재는 대삼재와 소
삼재가 있다. 대삼재(大三災)는 수재(水災)와 화재(火災)와 풍재(風災)
등 자연에서 발생하는 재앙을 말한다. 소삼재(小三災)는, 1) 도둑과 병
사들이 재앙을 야기하는 도병재(盜兵災), 2) 질병이 퍼져 많은 사람들
이 고통을 받는 질병재(疾病災), 3) 흉년이 들어 식량을 구하지 못하
고 배가 고픈 고통을 받는 기근재(饑饉災)등 삼재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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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팔난(八難)은 두가지로 나누어 말한다. 첫째 팔난은 세상에서 경
험할수 있는 것으로 1) 국가의 난(王難.國難), 2) 도적의 난(賊難), 3)
화재의 난(火難), 4) 수재의 난(水難), 6) 사람으로부터 화를 받는 난
(人難), 7) 동물과 그밖의 물체에 의한 비인난(非人難), 8) 독충에 의
하여 고통을 받는 난 (毒蟲難)등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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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팔난은 불교의 교리를 듣지 못하는 어려움(在地獄難), 2) 축생보
를 받았을 때의 어려움(在畜生難), 3) 아귀도의 과보를 받았을 때의
어려움(在餓鬼難), 4) 장수천에 있을 때의 어려움(在長壽天難), 5) 울
단월에 있을때의 어려움(在鬱單越難) 6) 농아와 맹아의 질병을 앓을
때의 어려움(聲盲음아難), 7) 부처님이 탄생하기 전과 열반한 후에 출
생한 어려움(生佛前佛後難), 8) 세속의 지혜와 총명이 지나친 어려움
(世智辨聰難)등 팔난을 말한다. 이상의 팔난 가운데 지옥과 아귀와 축
생의 과보는 고통이 너무나 심하여 부처님 말씀을 듣지 못한다. 그리
고 장수천과 울단월의 세계는 즐거움이 너무 많아서 부처님의 가르침
을 듣지 못하며 그 밖의 중생은 신체적 불구와 인연을 만나지 못한
관계로 불법을 접하지 못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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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삼고(三苦)와 팔고(八苦) 그리고 삼재와 팔난의 고통을 살펴
보았다. 이러한 고통은 곧 결과인 것이며 이 과보인 고통은 오온에
대한 무지로 말미암아 죄업을 지은 인과로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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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오온이 공한 진리를 조견하여 아공
(我空)과 법공(法空)의 진리를 깨닫게 되면 위에서 말한 고통이 없어
지게 된다. 다시말하면 보살이 수행하여 오온의 진리를 깨닫게 되면
삼계(三界)에 윤회하면서 생과 사를 받는 분단생사(分段生死)와 변역
생사(變易生死)의 과보를 면하게 된다. 제십지보살(第十地菩薩)의 지
위에 오르면 오온의 진공(眞空)을 가장 원만하게 조견할 수 있게되며
이때 모든 고통에서 해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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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자재보살은 비록 성불(成佛)은 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오온이
공한 진리를 조견 하였기 때문에 일체의 고통을 모두 소멸한 것이다.
그리고 중생들에게 오온이 공한 진리를 가르쳐주고 일체의 고통에서
해탈하도록 인도하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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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같이 부처님은 반야심경을 설할때 먼저 관자재보살이 오온이
공한 지리를 깨닫고 일체의 고통에서 해탈하였음을 예로 들고 다음에
사리자라는 제자에게 오온이 공한 진리를 더욱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
다. 사리자 에게 설법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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