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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프랭클(Victor E Frankl)의 죽음의수용소에서 : 로고테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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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巡禮者 2010. 5. 2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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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프랭클(Victor E Frankl)의 죽음의수용소에서 : 로고테라피


 

<죽음의 수용소에서> 저자 빅터 프랭클은 유대인 정신과 의사로서 아우슈비치에서 가족과 함께 겪은 3년간의 체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그는 수용소 생활동안 삶과 죽음의 체험을 통하여 <로고테라피>의 관점에서 인간의 정신적 상황과 한계에 대하여 기술하고 있다. 유대인으로서 그의 가족들과 아우슈비츠에 도착한 순간, '죄수'들의 인생은 깨끗이 사라져 버린 채 번호가 매겨진 예비 시체로서 살아갈 뿐이다. 미래도 과거도 없고 고통만 있는 생활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과연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프랭클은 그런 환경에서도‘그렇다.’라고 경험을 통해 말하고 있다. 그의 가족들이 그의 곁에서 하나둘씩 사라져가고, 육체적으로도 혹독한 시련을 겪으면서도 절대 뺏길 수 없는 인간 최후의 자유를 깨닫게 된다. 어떤 면에서는 그런 극복을 통해 더욱 강해지는 자신을 통하여 시련을 축복이 될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그 어떤 잔혹한 독재자라 하더라도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마지막 희망에 대한 자유만은 빼앗아 갈 수 없음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그가 수용소 안에서 치료한 젊은 여성은 죽음을 앞두고“나는 운명이 이렇게 엄청난 충격을 준데 대해 감사하고 있어요. 그 전까지 저는 제멋대로였고 정신의 만족 같은 것에 대해 진지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이런 말을 남기기도 한다. 그와 함께 수용소 생활을 하던 많은 사람들을 통하여 그는 인간들의 정신적 세계에 대한 간접경험의 결과를 토대로  <삶의 의미 찾기를 포기한 사람은 며칠 못가서 죽음에 이르렀고>,  삶의 의미를 끊임없이 되묻는 사람들은 극한의 상황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것을 증언하고 있다.


1924년부터 이 책을 쓰기 시작한 프랭클은 남 앞에서 긴장하면 땀이 쏟아져서 고민하던 환자와의 상담사례를 들려준다. 프랭클은 환자의 긴장을 풀어주기는커녕, 이렇게 권했다고 한다. “저 번에는 땀을 한바가지만 흘렸지만, 이번에는 열 바가지 흘리도록 노력해 보세요.” 그러자 환자는 땀 흘리기를 멈췄다. 그가 말하는 역설적 의도(paradoxical intention)란 이런 것이다.


이 책의 원제는 "Man's search for meaning"이다. 죽음의 공포를 견디게 한 삶의 의미, 그 고통스러운 경험 속에서 정신치료의 새로운 이론 <로고테라피>를 창안하게 된다. 책의 구성은 수용소의 경험을 주제로 한 전반부와 그 속에서 발견한 <로고테라피>의 원리를 후반부에서 설명하고 있다.


제목 : 죽음의 수용소 체험과 간추린 로고 테라피 : 삶의 의미를 찾아서


P.9 - 삶에 목적이라는 것이 있다면 고통과 죽음에도 틀림없이 목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목적이 무엇이라고 남에게 말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 목적은 스스로의 힘으로 발견해야 하는 것이며, 사람은 그 목적이 요구하는 책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자시 삶의 목적을 발견한 사람은 아무리 굴욕스러운 상황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이겨내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랭클은 니체의 말을 즐겨 인용한다.


“‘왜’ 사는지 아는 사람은 어떤 고난도 이겨낼 수 있다.”-니체


P.44- 어떤 일을 앞에 두고도 이성을 잃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이성 자체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 독일 극작가 Gotthold F. Lessing


P. 74 - 사랑이란 어떤 사람의 육체적 존재보다는 그 사람의 정신성과 맞 닿아있다는 사실, 지금 내 옆에 있다는 것, 숨을 쉬고 살아있다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하는 건 아니다.


P.117 - 강제 수용소가 다른건 다 강탈할 수 있어도 인간이 가진 마지막 자유, 즉 어떤 주어진 상황하에서 또 다른 태도를 가질 수 있는 자유만큼은 건드릴 수 없다.


P.118 - ‘내가 두려워하는 이유는 오직 하나, 내가 고통을 겪을 만한 가치조차 없는 존재가 되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다.’ - 도스토예프스키


P.119 - 인간의 정신적 자유는 마지막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결코 빼앗을 수 없는 것이며, 그러므로 인간이 자신의 삶을 의미 있게 엮어나라 수 있는 기회는 마지막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사라지지 않는다.


P.120 - 무릇 삶에 의미가 있는 것이라면 고통에도 의미가 없을 수 없다.


P. 121 - 시련과 고통의 운명을 받아들이면서 가치를 실현 할 수도 있지만 거기에 휩쓸려 가치를 상실할 수도 있다. ‘고통에 값하는 삶’을 사느냐 못 사느냐는 그의 선택여하에 달려 있는 것이다.


P.131 - ‘고통스러운 감정은 우리가 그것을 명확하고 뚜렷한 개념으로 파악하는 순간, 더 이상 고통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 『에티카』5장 3절, 「정신력 또는 인간의 자유에 관하여」스피노자


P.135 -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삶에서 무엇을 기대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이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P.137 - 현실에서 운명적으로 시련이 찾아온 사람은 그 시련에서 임무를, 단 한번밖에 주어지지 않은 임무를 포착할 수 있어야 한다. 시련에 찬 운명은, 전 우주를 통틀어서 오직 그에게만 주어진 유일무이한 것이라는 통찰에 이를 수 있어야 한다. 그 누구도 그의 운명을 대신 떠맡을 수 없고 그 누구도 그의 시련을 덜어주지 못한다. 시련의 운명에 봉착한 사람이 문제의 시련을 감내할 때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유일무이한 극복의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다.


P.179 - 당신의 인생을 두 번째로 살고 있는 것처럼 살아라. 당신은 첫 번째 인생을 형편없이 행동함으로써 망쳐버렸는데, 이제 두 번째 인생을 살면서 지난번의 과오를 지금 막 다시 되풀이하려 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행동하라.


<로고테라피>의 핵심주제는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모든 순간순간 의미를 찾으려는 의지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인간이 갖고 있는 신체, 마음, 영혼의 3가지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고유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그 의미를 찾는 동안에는 어떠한 어려움도 잘 극복할 수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하고 있다.


현대의 모든 인류가 받아들이는 삶속에서의 고통은 결국, 인간이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이 계속되는 한 새로운 삶을 창조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는 것이 <로고테라피>의 핵심내용이다.


어렵고 힘든 현실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저자는, 자신의 삶에 대하여 얼마나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며,

반대로 삶에 대한 의미를 잊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삶의 의미>에 대한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 빅터 프랭클(Viktor Emile Fankl)은 빈 의과대학의 신경정신과 교수이며 미국 인터내셔널 대학에서 로고테라피를 가르쳤다. 그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에 이은 정신요법 제3학파(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 아들러의 개인심리학 다음으로)라 불리는 로고테라피 학파를 창시했다.


그는1905년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태어났고, 빈 대학에서 의학박사와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3년 동안 다카우와 다른 강제수용소가 있는 아우슈비츠에서 보냈다. 이 때의 경험을『강제수용소를 체험한 한 심리학자』라는 책으로 1946년 출판하였다. 강제수용소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을 자유와 책임 있는 존재로 파악한 독자적인 실존분석을 세우고, 그 치료이론으로서 의미치료로 로고테라피(Logotherapy)를 주창했다.


1924년 그가 국제심리분석학회의 잡지(『The International Journal of Psychoanalysis』)에 글을 발표한 이래 27권의 저서가 일본과 중국을 포함한 세계 19개 언어로 번역되어 읽히고 있다. 그는 하버드, 서든 메더디스트, 스탠포드 및 듀쿼슨 대학교의 초청교수로 강의했으며, 로욜라 대학교 등 여러 대학교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브라질, 베네수엘라,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의 대학에서) 또한 전 세계의 대학교에 초청되어 강의했으며, 미국에서만 52개의 강의를 맡아 강의했다.1984년, 세상을 뜰 때까지 그는 오스트리아 심리의학협회의 회장을 역임했으며, 오스트리아 과학학술원의 명예회원이다.

주요 저서로는 『죽음의 수용소에서』(원제:『Man’s Search for Meaning』), 『Psychotherapy and Existentialism』『The Unconscious of God』『The Unheard Cry for Meaning』『The Doctor and the Soul』 등 다수가 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그의 대표작이다.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겪은 생사의 엇갈림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잃지 않고 인간 존엄성의 승리를 보여준 프랭클 박사의 자서전적인 체험 수기로 그 체험을 바탕으로 프랭클 박사는 자신의 독특한 정신분석 방법인 로고테라피를 이룩한다. 로고테라피의 실존 분석을 충분한 사례를 들어 다루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로고테라피는 종교쪽에서 더 많이 응용되고 있으며, 이는 심리치료라기보다는 실존치료라는 심리학 이론으로 본다,현대인은 생존수단은 가지고 있으나 생활에 의미를 가지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우리사회적 질병은 무의미..이것을 실존적 공허로 봅니다..즉 이런 실존적인 공허가 질병이라고 보고 우리가 일, 고통 사랑을 통해서 의미와 목적을 찾도록 해주는 것이 의미치료입니다.


▶로고테라피의 철학적 기초


로고테라피는 실존적 정신의학 학파의 하나이다. 로고테라피는 존재만이 아니라 의미에도 관여한다.

로고테라피는 분석이며 치료법이다. 로고테라피는 뚜렷한 생의 철학에 근거를 두고 있다.


1) 의지의 자유

실제로 의지가 자유롭지 못한 사람은 타인에 의해서 자기의 의지가 조작되고 자기의 사고가 제약을 받고 있다는 환상으로 고민하는 정신 분열증 환자이다. 정신분열증 환자와 같은 비정상인 뿐 아니라 정상인도 자기 의지가 어딘가 자유롭지 못하다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인간이라는 유한한 존재자의 자유는 제약된 자유이다.


사람은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생물학적, 심리학적, 사회학적 상황에 얽매여 있다. 그러나 인간은 이러한 상황과 맞서는 자유를 지니며 이러한 자유는 언제나 남아 있다. 즉 인간은 상황에 대한 태도를 선택할 자유를 가지고 있다. 인간은 세계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맞설 수 있게 된다. 인간이란 자기를 반성할 뿐 아니라 자신의 심판자일 수 있다. 인간은 자의식과 양심을 지니고 있으며 자기 자신을 자기로부터 떼어놓을 수 있는 존재이다.


자기 이탈이라는 인간 특유의 능력은 ‘역설지향’이라는 로고테라피의 기법을 치료 목적으로 활용할 때 발휘된다. 건전한 유머 감각은 이 요법에 고유한 것이다. 이것은 유머가 어떤 사실과 자기 자신 간에 거리를 두는 중요한 방법이다. 유머는 사람으로 하여금 초연한 상태에서 자기 자신을 바라보게 함으로써 자신의 곤경을 초월하도록 돕는다. 정신적 차원에 그 위치를 두고 있다. 적어도 동물은 자신을 보고 웃을 수 없는 것이다.


2) 의미에의 의지

쾌락에의 의지는 사람이 실제로 쾌락을 얻으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쾌락을 얻을 수 없게 되며 자기 패배의 원리이다. 왜냐하면 쾌락은 우리의 노력이 성취되었을 때의 부산물 즉 부차적 효과이지만 그것이 목표가 되고 표적이 되는 만큼 쾌락은 파멸되고 손상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쾌락이란 의미실현의 결과이며 권력이란 목적에의 수단이다.


쾌락에의 의지는 결과를 목적으로 잘못 생각한 데 비해 권력에의 의지는 목적에 대한 수단을 목적 자체로 잘못 생각한 것이다. 프로이드와 그의 후계자들은 우리에게 인간 욕망의 배후나 하부에 있는 어떤 것, 즉 무의식적 동기화나 근원적인 역동성을 보도록 가르쳐 왔다. 프로이드는 현실원리는 다만 쾌락 원리를 연장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심리 역학적 개념은 내적 평형의 유지 또는 회복에 기본적으로 관련된 것으로서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인간을 이해하고 충동을 만족시키고 본능을 충족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은 다른 존재와 만나는 존재이며 실현해야 할 의미에 도달하고자 하는 존재이다. 인간은 의미를 충족시키는 한도까지만 자기 자신을 실현할 수 있다. 사람은 자기의 사명을 놓치고 자기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없게 될 때 자기 자신, 즉 자기에 관한 문제로 돌아온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넘어선 어떤 것, 즉 자기보다 위대한 대의에 자신을 위탁함으로써 자아동일성을 발견한다.


칼 야스퍼스는 “인간의 본질은 자기 자신에 고유한 것을 만드는 대의를 통해서 궁극적으로 인간이 된다.”고 했다. 이보다 더 설득력 있는 말이 있는가. 인간은 정신적 가능성으로 노력을 해야 하는지 혹은 자기 자신을 표현하도록 노력을 해야 하는지? 이러한 생각의 배후에 숨어 있는 동기는 현 상태로서의 자기와 마땅히 되어야 할 자기 사이의 간격에서 생기는 긴장, 즉 일의 현재 상태와 실현되어야 할 이상적 상태간의 긴장, 존재와 본질 간의 긴장, 말하자면 존재와 의미간의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존재와 의미간의 긴장은 근절할 수 없는 사실로서 인간 안에 남아 있다. 인간에게 고유한 것이다. 인간은 자기 개인적 삶의 특유한 의미를 실현할 책임이 있다.


3) 생명의 의미에 기본적 가정을 두고 있다

인간이 어떤 것을 의미 있는 것으로 체험할 때 그 사람의 마음속에 일어나고 있는 것을 기술함을 의미한다. 사람은 자기의 행위나 작업 또는 창조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자신의 체험, 즉 이 세상의 진, 선, 미와의 만남을 통해서 그리고 중요한 타인과의 만남을 통해서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 타인을 독자적인 존재로서 이해하는 것은 그 상대를 사랑한다는 뜻이다. 창조성과 수용성이 박탈된 상태에 있어서도 인간은 삶의 의미를 성취할 수 있다.


절망 상태에 직면할 때 사람은 의미를 성취할 마지막 기회가 주어진다. 가장 높은 가치도 실현하고 가장 깊은 의미도 성취한다. 이것이 고통의 의미이다.


우리는 삶을 세 가지 방향에서 의미 있게 할 수 있다.

첫째, 창조적 행위를 통해서

둘째, 우리가 경험하는 가치에 의해서이며

셋째, 우리가 변경할 수 없는 운명에 대해 취하는 심적 태도를 통해서이다.


그러나 이것을 떠나서도 인간은 실존의 삼중고라고 일컫는 것 즉 고통, 죽음, 죄를 내포한 자신의 인간 조건에 직면하게 된다. 고통은 고뇌를 의미한다. 현대 문명 속에서 노화와 죽음에 대한 공포가 만연되어 있다. 삶의 허무성을 아는 것이 삶의 의미를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며 로고테라피의 원리이다. 한 사람의 의미에의 의지는 의미 자체가 본질적으로 단순한 자기표현 이상의 어떤 것으로 설명될 수 있어야 하며 객관성을 의미한다.


우리는 사물에 의미를 붙이거나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다. 즉 의미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탐지하는 것이다. 각 사람은 유일한 존재이며 각 사람의 생명은 독자적인 것이다. 즉 아무도 대신 할 수 없고, 자기의 삶을 반복할 수 없다. 이 독자성은 사람에게 책임성을 더한다. 이 책임성은 삶이란 사람이 이 삶에 대한 태도에 의해 대답해야 할 물음의 연속이며 이 물음에 대해 책임을 지고 결단하고 물음에 대해 어떻게 대답해야 할 것인지를 결단함으로써 응답해야 한다. 유한한 존재로서의 인간은 언제나 과오에서 면제되지 않는다.


따라서 과오를 범할 모험을 해야 한다. 괴테의 말을 인용하면 “ 우리는 항상 정곡을 겨누어야 한다. 반드시 그것을 맞추지는 못하리라는 것을 알지라도“ 우리는 절대적 최선에 이르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상대적 선에도 이를 수 없다. 대신 살아줄 수 없는 삶 자유-책임 함께 생각하라

동아일보 책의향기 구본형(변화경영전문가) 

 

화가는 자신의 눈에 비친 세상을 우리에게 보여주려고 한다. 작가 역시 자신이 본 세상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책은 마치 ‘안과 의사와 같이 우리가 우리의 눈으로 세상을 보도록’ 도와준다.


한 사람이 밤에 자다가 악몽을 꾸었다. 몸을 떨며 괴로워하는 이 사람을 깨우려다 말고 그의 동료는 흠칫 놀라 손을 멈추고 만다. 어떤 악몽보다도 더 무서운 현실, 하마터면 그를 깨워 이 무시무시한 현실로 데려올 뻔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그가 그냥 악몽에 시달리게 놓아두었다. 신경정신과 의사였던 저자는 악몽보다 더 무서운 나치수용소에서 3년을 보냈다.


그러나 이 책은 수용소의 참혹한 기록이 아니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 영혼을 파괴하는 내면적 갈등에 시달리는 인간의 정신세계를 보여 주는 거울 같은 책이다. 아우슈비츠의 가스실을 고안한 것도 인간이고, 신께 기도를 올리고 꿋꿋하게 가스실로 들어간 것도 인간이다. 한숨을 쉬며 과거의 뒤로 자꾸 숨는 것도 인간이고, 미래로부터 확신을 끄집어내는 것도 똑같은 인간이다. 근거 없는 싸구려 낙관주의에 빠져드는 것도 인간이고, 고통을 피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도 또한 인간이다. 불행을 부끄러워하고 숨기는 것도 인간이고, 시련을 오히려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로 받아들이는 것도 똑같은 인간이다.


바둑에 최고의 객관적 묘수란 없다. 다만 상황에 맞는 적절한 수가 있을 뿐이다. 마찬가지로 누구에게나 진실인 삶에 대한 객관적 의미란 없다. 삶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 즉 삶의 의미는 상황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다. 삶은 구체적인 것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도 어떤 운명도 나를 대신해 줄 수 없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는 삶의 어느 순간이라도 전과는 다르게 살 수 있는 자유가 있다. 어떠한 절박한 순간에도 인간이 가지고 있는 마지막 자유, 즉 주어진 상황에 대하여 자기만의 태도를 취할 수 있는 자유만은 박탈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유만이 진리가 아니다. 왜냐하면 삶의 참다운 의미는 고립된 개인의 내면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안에서만 발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 존재의 자기 초월이다. 자기실현이란 결국 자기 초월의 부산물이라는 역설을 이해하는 것이 곧 깨달음이다. 자유는 진리의 절반일 뿐이다. 나머지 절반은 책임이다. 내 삶에 대한 책임 그리고 내가 아닌 것들에 대한 책임 말이다.


첫 번째 인생을 망쳐버렸다고 생각한 사람은 반드시 이 책을 보라. 두 번 째 인생을 시작한 사람이 똑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생각되면 그 때 이 책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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