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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노벨상 수상자

노벨상(Nobel)

by 巡禮者 2013. 1. 11.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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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 15명의 저력은>

노구치 히데요(자료사진)
노구치 히데요(자료사진)
2008년 일본인 도미타 쇼지(富田昭次)가 일본의 그림엽서를 모아 펴낸 책 '그림엽서로 본 일본 근대'(논형 펴냄)에 실린 노구치가 직접 찍고 서명한 사진.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 교토대 교수가 선정됨으로써 일본은 과학 분야에서만 모두 1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게 됐다.

하지만 한국은 과학 분야 수상자가 아직 한 명도 없다.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

전문가들은 단순히 노벨상 수상자 숫자를 따질 게 아니라 연구 환경과 저변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00년 노력의 결과 = 일본인 과학자가 처음으로 노벨상을 받은 것은 1949년이지만 노벨상 시상 첫해인 1901년에도 일본 세균학자 기타사토 시바사부로(北里柴三郞)와 노구치 히데요(野口英世)가 후보로 추천됐다. 기타사토의 공동 연구자였던 독일인 에밀 아돌프 폰 베링은 제1회 노벨상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일본이 이처럼 20세기 초부터 세계 과학계의 주목을 받은 것은 19세기에 탄생한 근대 과학의 흐름을 재빨리 받아들인 덕분이었다.



 

노벨상 기자회견하는 야마나카 교수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일본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9일(현지시간) 교토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일본이 20세기 중반에 첫 수상자를 배출한데 이어 21세기에 접어들면서 한 해에 여러 명의 수상자를 배출하는 배경에는 이같은 100년의 노력이 깔려 있다. 1960년대 이후 압축 성장을 해온 한국이 아직 일본을 따라잡지 못하는 측면이 바로 이 점이다.

일본도 처음부터 기초과학 연구 환경을 갖춘 것은 아니었다. 일본 학자들도 실험 장치나 연구비 등 연구환경이 좋은 곳을 찾아 미국 등을 전전했다. 2008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난부 요이치로(南部陽一郞)는 일본에서 미국으로 국적을 바꿨다. 심지어 이번에 노벨상을 받게 된 야마나카 교수조차 1996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했을 때 "실험용 토끼까지 직접 돌봐야 하는 상황에 절망해 연구를 포기할 생각을 했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일본이 자국 내 연구 환경을 갖춘 것은 20세기 중반 이후의 일이었다. 처음에는 도쿄대와 교토대가 노벨상 수상자를 집중적으로 배출했지만, 21세기 들어 수상자의 출신 대학이 나고야대, 도호쿠대, 나가사키의대, 홋카이도대 등으로 확산됐다. 나카야마 교수도 고베대 출신이다. 일본의 연구 거점이 지방으로 퍼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목표는 노벨상이 아니다 = 한국은 과학 분야에서 1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낸 일본을 부러워하며 '올림픽 성적'처럼 '노벨상 성적'도 따라잡기를 원한다.

하지만 일본은 약간 다르다. 일본 정부도 2001년 '50년간 30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다'는 계획을 내건 적이 있다.

<그래픽> 일본 노벨상 수상자 현황
<그래픽> 일본 노벨상 수상자 현황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 교토대 교수가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결정되면서 일본 국적의 노벨상 수상자는 18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그러자 같은해 노벨화학상을 받은 노요리 료지(野依良治.74) 나고야대 교수가 "(일본이) 국가로서 식견이 없다는 점을 드러낸 일"이라고 비판했다. "학문이나 예술은 자신이 가장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힘을 기울이는 것일 뿐 상을 노린다고 해서 받는 게 아니다"라는 논지였다. 일본이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은 역설적으로 정부의 근시안적인 태도를 비판할 줄 아는 일본 과학계의 저력 덕분이라는 지적도 있다.

다만 한국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 아직 국내 연구 환경은 충분하지 않지만 여기에 좌절하지 않고 외국에서 연구하는 도전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노요리 교수도 지난해 9월 한 강연에서 "현재 세계는 두뇌 경쟁의 시대이고, 미국 대학이 전 분야에서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며 "2010년 미국에서 과학 분야 박사 학위를 취득한 사람은 일본인 235명, 중국인 4천395명, 한국인 1천137명이었다. 세계의 지적 네트워크가 넓어지는 와중에 일본의 고립을 피할 수 없다"고 경고한 적이 있다. 일본이 어느새 국내의 연구 환경에 만족하게 된 반면, 한국은 한창 외국으로뻗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십년 노력의 결과인 현재의 일본 노벨상 수상자 숫자를 부러워할 게 아니라 국내에도 우리에게 필요한 연구 환경을 갖추고 수십년의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 과학사를 전공한 김범성 일본 히로시마공업대학 교수는 '어떻게 일본 과학은 노벨상을 탔는가'라는 책에서 "일본인에게 무언가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 일본이 자립적인 연구 전통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게 아니다"라며 "중요한 건 누가 연구를 하느냐가 아니라 연구의 환경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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