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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 기쁨 평화 희망이 넘치는 성탄/배광하 신부

복음생각

by 巡禮者 2010. 7. 3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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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 기쁨 평화 희망이 넘치는 성탄/배광하 신부

성탄대축일 (루카 2, 1~14) : 예수님의 탄생
발행일 : 2006-12-24 [제2530호, 8면]

- 영광과 평화의 성탄 -

하느님께 영광

철학자 ‘키에르 케고르’ 는 그의 말년에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에 대하여결론을 내리며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습니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는 전혀 다르다. 사람과 사람은 오랫동안 함께 살고 깊이 알면 알수록 그 사이는 더욱 가까워진다. 그러나 하느님과 인간과의 관계는 정반대이다. 인간이 하느님을 사랑하면 할수록 하느님은 더욱더 가없는 존재가 되고 반대로 인간은 더욱더 작아지게 된다.

아! 어찌할까? 우리들이 어렸을 때에는 하느님과 더불어 뛰어놀 수 있을 것 이라고 생각하였다. 젊었을 때에는 나의 모든 뜨거운 정열을 바쳐 하느님을 사랑한다면 하느님과의 교섭도 실현될 것이라고 꿈꾸었던 일도 있었다. 그러나 나이를 더함에 따라 하느님은 얼마나 무한의 저편에 있는지,

서로 떨어져 있는지 알게 되었다.”

실로 하느님을 상실한 인간의 처절한 자기 번뇌요, 슬픈 탄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분명 구약의 긴 약속의 실현은 예수님의 탄생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졌습니다. 인간을 너무도 사랑하셨던 하느님 사랑의 절정이 예수님의 탄생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드리는 영광이 없어도 당신 스스로 이미 영광이신 분이십니다.

다만 억눌려 사는 인간의 자유를 다시금 회복시키기 위한 그분의 사랑을 인간이 깨닫기를 원하실 따름입니다. 그 같은 사랑에 우리들이 감사를 드리고, 찬양을 드리면 그것이 하느님께는 영광이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 사랑을 진정 깨닫기 위한 처절한 자기의 반성과 노력 없이, 보여 지는 한낱 모순된 사건들로 하느님께서 인간과 멀어지셨다고 단언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신 아버지의 외아드님으로서 지니신 영광을 보았다.”(요한 1, 14 )

사람들에게 평화

구약의 창세기에서 이사악의 아들인 야곱은 형의 장자 권을 가로채고 눈먼 아버지 이사악을 속여 축복을 얻어낸 결과 형의 복수를 피해 정처 없는 나그네 길, 도피의 길을 떠나게 됩니다. 길을 걷다가 지친 야곱이 돌을 머리에 베고 잠이 듭니다. 그때 야곱은 꿈에 하늘 닿는 층계에 하느님의 천사들이 오르내리는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어 들려오는 하느님의 음성을 듣게 됩니다.

“보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면서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켜 주고, 너를 다시 이 땅으로 데려오겠다. 내가 너에게 약속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않겠다.”(창세 28, 15)

외롭고 고단한 인생길, 불안과 슬픔의 우리 인생길에 하느님께서 동반자로 함께 계셔 주시겠다는 약속, 그것이 성경 전반의 내용입니다.

진정한 평화와 안정 없이 방황하는 우리에게 당신의 참된 평화와 기쁨의 길이 무엇인지를 함께 하시며 알려 주시겠다는 약속이 구약의 내용인 것이며, 예수님의 탄생은 그 약속의 실현에 기뻐할 수 있으며, 참 평화를 보증 받게 된 것입니다.

잠에서 깨어난 야곱은 이렇게 외칩니다. “진정 주님께서 이곳에 계시는데도 나는 그것을 모르고 있었구나.”(창세 28, 16)

구약의 야곱의 외침이 이렇듯 생생한데, 우리가 아직도 곁에 오신 주님을 모르고 있다면 우매함을 떠나 너무도 고집이 센 닫혀있는 인간인 것입니다.

그 같은 닫힌 마음에는 수천 번 예수님의 탄생이 되풀이 된다 하여도 끝까지 믿을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을 것입니다. 구약의 한결같은 하느님 동행의 약속은 신약의 예수님 탄생으로 이루어 졌고, 그 약속은 예수님 승천에서 다시금 뜨겁게 강조 되었습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 20)

그리고 창세기로부터 시작된 이 약속은 성경의 끝인 요한 묵시록 대단원의 막을 접으며 이렇게 선포됩니다.

“보라, 이제 하느님의 거처는 사람들 가운데 있다. 하느님께서 사람들과 함께 거처하시고 그들은 하느님의 백성이 될 것이다.”(묵시 21, 3)

예수님의 기쁜 성탄으로 말미암아 이제 우리는 한계에 부딪치는 절망의 눈물도, 죽음의 슬픔도, 울부짖음도, 모든 괴로움을 극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성탄인 것입니다.

우리는 기쁨을 살아가는 희망을 얻게 되었습니다. 참 평화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나날의 삶이 언제나 기쁜 성탄이 되어야 합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루카 2, 14)

기쁜 성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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