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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9)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야/배광하 신부

복음생각

by 巡禮者 2010. 7. 3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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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9)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야/배광하 신부

성령 강림 대축일 (요한 20, 19~23) : 성령을 받아라
발행일 : 2007-05-27 [제2551호, 6면]

- 오소서 성령님, 주님의 빛 -

성령이 아니시면

오랜 세월 동방전례의 전통에서 살아오신 ‘이냐시오 드 라타키에’ 총대주교님이 계십니다. 이 분의 말씀은 성령의 인도로 살아가는 현대의 교회에 성령에 대한 핵심적인 안내를 해 주리라 생각됩니다.

성령이 아니시면/

하느님께서는 너무 멀리 계시고/

그리스도께서는 과거의 인물일 뿐이며/

복음은 죽은 글자며/

교회는 수많은 기관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권위는 지배로 변하고/

선교는 선전이 되며/

전례는 깡마른 과거의 추억이 되고/

그리스도인의 행위는/

노예의 윤리로 바뀐다.

그러나 성령 안에서는/

온 세상이 부풀어 올라/

새 세상을 낳는 출산의 소리를 지르고/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여기 계시며/

복음은 생명의 힘이 되고/

교회는 성삼의 친교가 된다.

권위는 자유를 낳는 봉사가 되고/

선교는 오순절 사건이 되며/

전례는 과거를 되살리고 미래를 끌어당겨/

지금 여기에서 맛보게 하는 잔치가 되고/

인간의 행위는 하느님의 활동이 된다.

오순절 성령 강림 후 불꽃 모양의 혀와 같은 성령을 입은 제자들이 배신과 비겁과 나약함을 떨쳐 일어나 복음 선포의 굳센 사도가 되었던 것처럼 이제는 우리들 모두에게도 그 같은 힘을 주십사 성령께 청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역시 안일했던 신앙, 배신적인 삶, 비겁했던 복음정신, 나약했던 믿음에 활활 타는 불꽃의 힘을 얻어야 합니다.

오늘 교회는 ‘성령송가’ 안에서 힘이신 성령을 이렇게 찬송합니다.

‘주님의 빛, 가난한 이 아버지, 은총 주님, 마음의 빛, 가장 좋은 위로자, 영혼의 기쁜 손님, 행복의 빛’. 그리고 타오르는 힘이신 성령께 청원을 드립니다.

‘생기와 휴식, 무더위에 시원함을, 슬플 때에 위로를, 허물들은 씻어 주고, 메마른 땅 물 주시고, 병든 것을 고치시고, 굳은 마음 풀어 주고, 차디찬 맘 데우시고 빗나간 길 바꾸어 주시고, 성령 칠은 베푸시어 덕행의 공로 쌓아 구원의 문 활짝 열어 영원복락 주옵소서.’

비록 우리가 세속에 얽매여 신앙의 참된 자유를 살지 못하고 주님의 크신 영광에 확신을 가지고 믿지 못하는 나약함을 지녔어도 사도 성 바오로의 다음 말씀에 위로를 삼으며 또다시 성령의 뜨거운 믿음을 청해 봅시다.

“주님은 영이십니다. 그리고 주님의 영이 계신 곳에는 자유가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너울을 벗은 얼굴로 주님의 영광을 거울로 보듯 어렴풋이 바라보면서, 더욱더 영광스럽게 그분과 같은 모습으로 바뀌어 갑니다. 이는 영이신 주님께서 이루시는 일입니다.”(2코린 3, 17~18)



힘이신 성령

교회는 전통적으로 성령의 여러 상징을 가르쳐 왔는데, 그중 가장 큰 상징으로 ‘바람’ ‘물’ ‘불’을 꼽을 수 있습니다. 쓰러진 영혼을 다시 일으키는 힘이신 성령을 바람과 물과 불로 상징한 이유는 그것들의 영원한 힘의 작용이 성령과 같기 때문입니다.

‘바람’은 구름을 사방으로 옮겨 지구 곳곳에 생명수를 뿌려 줍니다. 바다의 무서운 해일과 폭풍도 실은 생명의 바다가 썩지 않도록 뒤집어 주는 것 또한 바람의 역할입니다.

인간을 흙으로 빚어 만드신 하느님께서는 마지막으로 바람인 숨을 불어 넣으시어 생명체인 사람이 되었다고 성경은 증언하고 있습니다.(창세 2, 7 참조) 바람은 또한 온갖 꽃들과 씨앗과 옮겨 모든 대지에 생명이 자라게 해줍니다. 우리가 잠든 사이에도 이 바람은 코를 통하여 생명의 숨을 쉬도록 만들어 줍니다.

‘물’은 생명의 시작입니다. 인간의 몸은 70% 이상이 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인간 생명의 시작도 어머니 뱃속에서 물인 ‘양수’로부터 자라납니다. 물은 또한 ‘정화’의 작용을 합니다.

우리가 그릇을 씻거나 목욕을 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영혼을 씻는 것에 이르기까지 물은 모든 것을 깨끗하게 해주며 새롭게 태어나게 합니다. 때문에 세상 모든 종교의 거룩한 예식에서는 반드시 이 물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불’이 없으면 또한 인간은 살 수 없습니다. 우리의 몸은 일정한 불인 체온을 유지해야 살 수 있습니다. 세상 모든 생명체는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불인 태양을 먹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불이 없으면 물은 얼어붙어 아무 소용이 없게 되며 구름의 이동 역시 멈추어 버리게 됩니다. 오순절 그 나약했던 제자들에게 내리신 성령께서도 불과 같은 모습이셨습니다.(사도 2, 3 참조)

이제 우리는 또다시 성령께 성령의 상징인 물과 바람과 불의 엄청난 생명의 힘을 청해 다시 한 번 강인한 복음의 사도로 거듭 태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받은 넘치는 생명의 힘을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해 쓸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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