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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0) 무한 엿보는 믿음의 창(窓)/배광하 신부

복음생각

by 巡禮者 2010. 7. 3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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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0) 무한 엿보는 믿음의 창(窓)/배광하 신부

삼위일체 대축일 (요한 16, 12~15) : 성령께서 하시는 일
발행일 : 2007-06-03 [제2552호, 6면]

- 깊고 심오한 사랑의 신비 -

신앙의 가르침

아타나시오 성인은 삼위일체 신앙을 이렇게 가르쳤습니다.

“성부도 천주시오, 성자도 천주시오, 성령도 천주이시다. 성부는 성자가 아니오, 성령도 아니며, 서로 다른 위격이로되 한 분이신 하느님이시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하느님과 인간을 인격자로 전제하면서 인간의 인격성을 지능, 의지, 정서로 분류하여 성삼의 현존을 보다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인간에게도 완전한 인격성을 갖추기 위해 지능, 의지, 정서가 필요하다면 하느님에게서야 더욱 성부, 성자, 성령께서 하나의 신적 실체를 이루셔야 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하였습니다.

그런데 삼위일체론에 대하여 그토록 집요하게 연구하던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연구의 마지막 결론에 가서는 “삼위일체의 신비는 너무나 깊은 신의 내적 생명의 표현이기 때문에 인간의 지능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신비의 내용이다”하며 두 손을 들어 버리고 맙니다. 아무리 삼위일체의 신비를 쉽게 설명하려 하여도 결국은 이해할 수 없는 하느님 신비인 것입니다.

유한한 인간이 무한하신 하느님을 어찌 다 알겠으며, 피조물인 인간이 조물주이신 하느님을 어찌 다 알 수 있겠습니까? 그 같은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입니다. 책상이 자신을 만든 목수를 알 수 없듯이, 인간 역시 자신을 만드신 하느님을 어찌 다 알 수 있겠습니까? 불가능한 일인 것이지요.

그렇기에 신앙은 애초에 믿음을 전제로 합니다. 창세기의 오묘한 우주의 탄생부터 신약의 동정녀에게서 탄생하신 예수 그리스도에까지 어찌 인간의 두뇌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믿음 없이는 신앙이 시작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몸소 알려주신 계시이기에 믿을 따름입니다. 때문에 예수님 친히 이렇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령께서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라고 내가 말하였다.”(요한 16, 15)



우주에 가득 찬 삼위일체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신학자를 꼽으라면 개신교 신학자이든 가톨릭 신학자이든 독일의 저 유명한 예수회 사제 「칼 라너 (Karl Rahner 1904~1984)」신부를 꼽습니다. 이 분의 펜 끝에서 흘러나와 출판된 책은 4000 여 종에 달합니다. 또한 이 분의 신학을 다룬다는 제목이 달린 단행본과 정기 간행물이 700 여 종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 분에 대한 연구가 또 하나의 신학 학문이 되고 있습니다.

칼 라너 신부는 평생을 하느님께서 누구이신가에 대하여 신학 서적을 쓰시고 강단에서도 하느님에 관하여 가르치신 분이셨습니다.

이 위대한 신학자는 80회 생신인 1984년 3월 5일 오스트리아 인스부룩에서 친구, 제자들과 더불어 조촐한 생신잔치를 치르고 이튿날 병원에 입원하시게 됩니다. 그리고 그 병원에서 끝내 나오지 못하시고 1984년 3월 30일에서 31일로 넘어가는 한 밤중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신부님을 마지막 떠나보내는 인스브룩 예수회 성당의 장례미사 중에는 위대한 신학자가 살아생전 가장 깊이 묵상하며 사랑했던 성경 말씀이 봉독되었습니다.

“우리는 부분적으로 알고 부분적으로 예언합니다. 그러나 온전한 것이 오면 부분적인 것은 없어집니다. 우리가 지금은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어렴풋이 보지만 그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마주 볼 것입니다. 내가 지금은 부분적으로 알지만 그때에는 하느님께서 나를 온전히 아시듯 나도 온전히 알게 될 것입니다.”(1코린 13, 9~10 12)

그 위대한 신학자 역시 이 같은 성경 말씀으로 하느님의 신비를 다 알 수 없다는 사실을 대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분명 지금은 우리가 하느님을 다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때에 하느님을 만나 뵈옵는다면, 그때에 가서는 하느님께서 나를 온전히 아시듯이 나 또한 하느님을 온전히 알게 될 것입니다. 그때에는 하느님 삼위일체의 신비를 온전히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우주는 놀라운 삼위일체의 신비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인간이 존재하려면 육체, 정신, 영혼의 삼위일체가 갖추어져야 합니다. 모든 생명체에는 생혼(식물), 각혼(동물), 영혼(인간)이 존재하듯이 나무나 식물이 존재하려면 뿌리, 줄기, 잎이 있어야 하고, 식물이 살아가기 위하여도 수분, 공기, 태양이 있어야 하며, 가정에도 부(아버지), 모(어머니), 자녀들이 있어야 합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우주는 삼위일체의 신비로 넘쳐 납니다. 그리고 삼위일체가 조화를 이루며 엮어져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모든 우주의 첫 시작이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신비와 사랑에서 출발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삼위일체는 사랑이며 조화로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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