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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7) 예수님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배광하 신부

복음생각

by 巡禮者 2010. 7. 3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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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7) 예수님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배광하 신부

연중 제16주일 (루카 10, 38~42) : 마르타와 마리아를 방문하시다
발행일 : 2007-07-22 [제2559호, 6면]

- 필요한 것 한 가지 -

채워야 할 것

예전에 보았던 신문에 아주 감동적인 기사가 실려 있었습니다.

충남 청원군 미원면 대신리에 불교에서 마련한 ‘정토마을’이 있는데, 이곳은 말기 암환자들을 마지막으로 돌보는 ‘호스피스 마을’이라고 합니다. 이 마을에서 최근 일주일 사이에 다섯 명의 환자들이 죽어 갔다고 합니다. 이곳 ‘정토마을’ 원장이신 능행스님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죽음을 잘 준비하지 못하는 가엾은 이들을 위해 이 같은 마을을 세우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스님은 기자와의 인터뷰 끝에 이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돈만 보고 인생을 달려왔던 모든 이들, 특히 젊은이들… 돈이면 사랑도 안락도 올 줄 알았는데, 몸부림치며 달려온 세월에 잃어버린 것은 삶과 가족과 사랑과 건강… 징해, 징해, 이 세상이, 사람들이 다 돈에만 미쳐가고 있어요. 그 돈이 결국 우리를 미치게 하는 줄도 모르고 말입니다.”

세월의 빠른 속도만큼이나 우리네 인생들 역시 무엇이 그토록 바쁜지 정신없이 살고들 있습니다. 만나는 사람들 마다 바빠 죽겠다고 아우성입니다. 분명 기계의 발달과 문명 이기들의 발전으로 세상은 훨씬 편리하고 간편하며, 이동의 속도라든지 일처리의 신속함이 빨라졌음에도 시간은 남아야 할 텐데 날이 갈수록 모두가 바쁘게만 삽니다. 그리고 남에 대한 배려와 봉사가 점점 야박하거나 없어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교회 안에서도 확연히 들어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봉사할 일꾼들이 점점 없어집니다. 기도 역시 시간이 없어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마르타의 활동 영성이든, 마리아의 관상 영성이든 꼭 있어야 할 두 영성이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과연 이 같은 세상에 교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고 어떤 희망의 메시지를 세상 사람들에게 주어야하는지 진정 깊이 있는 고민을 해야 합니다.

브라질의 인권운동가이신 돔 헬더 까마라 대주교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현 시대에는 ‘마르타의 손’과 ‘마리아의 마음’이 모두 요청되는 시대이기에 어느 한 곳에 머무를 수는 없습니다.”

교회는 언제나 마르타의 영성과 마리아의 영성 사이에서 고민하여 왔습니다. 어느 시대에는 마르타의 활동적인 영성에 빠져 있었고, 어느 때에는 마리아의 고요한 관상 영성에만 힘을 쏟았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오늘 예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루카 10, 41~42)



좋은 몫

이탈리아의 ‘마르티니’ 추기경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마르타도 마리아와 같은 것을 구하고는 있으나, 그것을 분주한 접대를 함으로써 얻으려고 하였습니다. 거기에는 종종 위험이 따릅니다. 그것과 달리 마리아는 주님 앞에 앉아서 필요한 한 가지 일에만 마음을 두었습니다. 그녀가 마음을 기울인 한 가지 일은 예수님을 한 순간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에는 정말로 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습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투신해야 할 일은 정말 한 가지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 좋은 몫을 선택하였을 때는 다른 모든 것들에 마음을 빼앗겨서는 안 됩니다. 특별히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오늘 사도 성 바오로의 말씀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 같은 삶을 살아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나는 여러분을 위하여 고난을 겪으며 기뻐합니다. 그리스도의 환난에서 모자란 부분을 내가 이렇게 그분의 몸인 교회를 위하여 내 육신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위하여 당신 말씀을 선포하는 일을 완수하라고 나에게 주신 직무에 따라, 나는 교회의 일꾼이 되었습니다.”(콜로 1, 24~25)

소화 데레사(1873-1897) 성녀께서도 당신의 삶을 오롯이 예수님께만 드리는 좋은 몫으로 세상을 마칩니다. 때문에 짧은 생을 마치며 이 같은 글을 씁니다.

“그래요. 생명은 하나의 보화예요…. 각 순간은 하나의 ‘영원’이고 천국을 위한 기쁨의 영원,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하느님을 바라보며 그분과 하나가 되는 영원!… 존재하는 것은 예수님뿐이고 다른 모든 것은 없는 것이예요. 이 세상 생명은 짧고 영원은 끝이 없어요. 밤 동안에, 한 번밖에 오지 않을 유일한 생명의 밤 동안에 할 일은 한 가지 뿐입니다. 그것은 예수님을 온 힘을 다해 사랑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진정 추구하고 찾아야 할 것은 영원한 생명과 주님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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