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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3) 김대건 신부의 믿음·희망 본받자 / 배광하 신부

복음생각

by 巡禮者 2010. 7. 3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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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3) 김대건 신부의 믿음·희망 본받자 / 배광하 신부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 (마태 10, 17-22) : 끝까지 견디는 이
발행일 : 2009-07-05 [제2655호, 10면]

자유의 선물

‘황금의 입’이라고 불렸던 ‘요한 크리소스토무스’(349-407) 성인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상처를 입는 사람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받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상처를 내는 것이다.” 실로 사도 ‘성 바오로’는 복음 선포를 위하여 수많은 고난을 받습니다. 외적인 모든 역경 속에서도 그는 상처를 받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같이 힘주어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로마 8, 35)

실로 믿는 우리 신앙인들도 현세의 삶을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상처를 주고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외적인 여러 여건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초대 그리스도교 신자들과 수많은 성인 성녀들, 순교자들은 우리에게 삶으로 외치고 있습니다. 태초에 하느님에게 받은 가장 위대한 선물인‘자유의지’는 세상 그 어떤 고난도 우리를 어쩌지 못하고, 우리가 내적 자유의 중심을 지니고 우뚝 서 있으면 상처 받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엄청난 고난 가운데에서도 그 고난을 오히려 자랑으로 여기게 되었다는 사도 성 바오로의 삶은 이를 또 다시 증명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경축하고 있는 한국 최초의 사제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1821-1846)의 삶도 그러합니다. 우리가 성인의 삶을 보며 크게 깨달아야 하는 것은 자유의 삶입니다. 김대건 성인과 한국의 모든 순교자들은 박해의 억압 속에서도 자유를 살았습니다. 하느님께서 만든 인간, 하느님에게서 창조된 인간, 참 신앙인은 진실로 자유로우며 외부로부터의 억압과 고통에 좌우되지 않는 해방의 기쁨을 살았던 것입니다. 때문에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는 새남터 사형장에서 목이 잘리는 순간까지도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 같은 참된 신앙의 자유를 살았던 김대건 신부에게 사제품을 준 ‘페레올’(1808~1853) 주교는 훗날 김대건 신부를 향하여 다음과 같은 찬사의 글을 썼습니다.

“김 안드레아의 단죄는 그를 위하여는 영광과 명예가 되었고, 그 반면에 사악하고 무지한 재판관들을 위하여는 수치와 불명예가 되었습니다. 무지하고 사악한 재판관들에게 희생된 제물의 영광과 찬미와 명예는 떠오르는 태양처럼 점차 커지고 찬란히 빛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받은 희망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는 감옥에서 그의 열아홉 번째 편지를 이렇게 끝맺고 있습니다.

“미구에 천당에서 영원하신 성부 대전에서 다시 만나 뵙기를 바랍니다. 저를 대신하여 다른 모든 신부님들께도 인사를 드려 주십시오. 지극히 사랑하는 나의 형제 토마스, 잘 있게. 천당에서 다시 만나세. 나의 어머니 고 우르술라를 특별히 돌보아 주도록 부탁하네. 저는 그리스도의 힘을 믿습니다. 그분의 이름 때문에 묶였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형벌을 끝까지 이겨낼 힘을 저에게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이 같은 희망을 성 바오로 사도께서도 굳게 믿었기에 이렇게 가르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편이신데 누가 우리를 대적하겠습니까? 당신의 친 아드님마저 아끼지 않으시고 우리 모두를 위하여 내어 주신 분께서, 어찌 그 아드님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베풀어 주지 않으시겠습니까?”(로마 8, 32)

우리는 믿는다고 하면서도 자주 현세의 여러 어려움 앞에 이 희망을 저버리고 살곤 합니다. 그리하여 절망을 살았고, 끊임없이 원망과 한탄 속에 자신을 학대하고 상처를 주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세상의 모든 박해와 상처를 이겨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삶을 묵상하며 믿음 안에 그가 끝까지 지녔던 희망을 또다시 살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를 세상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고 하신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을 끝내 저버리지 않으셨던 김대건 신부의 믿음과 희망을 살 수 있어야 합니다. 이에 다시 ‘요한 크리소스토무스’ 성인은 이같이 말합니다.

“자기 자신에게 상처 내지 않는 사람은 설사 온 세상이 그를 상대로 험한 전쟁을 일으킬지라도 상처받을 수 없다.”

진정 주님 은총 안에 믿음의 중심을 갖고 깨어 사는 사람은 세상이 주는 여러 시련과 고통에 상처 입지 않고 살 수 있습니다. 그 같은 삶을 분명히 사셨던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는 그의 마지막 편지에서 또다시 우리에게 희망을 가지라고 격려의 말을 남깁니다.

“이런 황황한 시절을 당하여, 마음을 늦추지 말고 도리어 힘을 다하고 역량을 더하여, 마치 용맹한 군사가 병기를 갖추고 전장에 있음 같이 하여 싸워 이길지어다.”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마태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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