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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1)

성경자료

by 巡禮者 2010. 8. 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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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1)

 

파벌 형성 분열된 코린토 공동체에

그리스도 선포를 통한 하나됨 강조

성경을 두고 재미있다고 말하는 것은 좀 어색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내는 서간만큼은 정말 재미있다. 일단 “재미있는 서간이라니까 한번 관심을 가져볼까”하고 생각해도 좋다. 그만큼 얻는 것도 많을 것이다.

코린토 서간은 굉장히 긴 편지다. 게다가 원래는 4개의 편지가 있었지만 2편이 없어지고 현재는 첫째 서간과 둘째 서간, 2편만 남아있다.

바오로 사도가 코린토 신자들에게 이렇게 많은 편지를, 그리고 편지마다 길게 썼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여기서 조금 센스가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코린토 신앙 공동체에 문제가 많았다는 점을 지적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코린토 교회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너무 많았다.

이 문제를 살펴보기 위해선 먼저 코린토의 지리적 특성부터 알아야 한다. 코린토는 그리스의 항구도시다.

항구도시는 우선 인구이동이 많다. 수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들락날락’하는 곳이다. 인파로 붐비는 유흥가도 형성돼 있다. 시끌벅적하고, 활기가 넘치고, 많은 사상과 문화가 한자리에서 만나는 곳이 바로 항구다.

코린토가 그랬다. 조용하고 안정된 공동체가 아니라 늘 외부의 다양한 문제들과 직면해야 하는 공동체였다.

따라서 코린토 서간을 읽다보면 오늘날 현대문명을 살아가는 우리도 많은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 코린토 서간 자체가 산 속의 조용한 마을에 보낸 글이 아니라,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는 시끌벅적한 문명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자 그럼, 코린토 서간의 그 메시지를 알아보자. 당시 코린토의 가장 큰 문제는 교회의 분열이었다. 이 분열은 그런데 갈라티아 교회의 분열과는 조금 성질이 다르다.

갈라티아 교회의 분열은 바오로 사도가 세운 공동체에 유다계 그리스도인들이 들어와 그리스도인들도 율법을 지켜야 한다고 하면서 생긴 혼란이었다. 그리스도교 신앙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갈라티아 교회의 고민이었다면 코린토 교회의 문제는 ‘파벌’에 의한 분열이었다.

“여러분은 저마다 ‘나는 바울로파다.’ ‘나는 아폴로파다.’ ‘나는 베드로파다.’ ‘나는 그리스도파다.’ 하며 떠들고 다닌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가 갈라졌다는 말입니까? 여러분을 위하여 십자가에 달린 것이 바울로였습니까? 또 여러분이 바울로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단 말입니까?” (1코린 1, 12~13)

코린토 신자들은 각자 추종하는 사도와 설교자들을 중심으로 파벌을 형성하고 있었다. 바오로 사도가 코린토 교회에 서간을 쓴 이유도 바로 이 교회 내 파벌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오늘날에도 우리는 많은 ‘분열’을 목격한다. 이런 분열은 대부분 ‘조금 신앙생활 해 봤다’는 사람들에 의해 조장된다.

이런 사람들은 특히 자신을 중심으로 놓고 교회와 신앙을 말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많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개신교 교회에서 볼 수 있듯이 가톨릭교회는 이미 수천 수만의 종파로 분열되었을 것이다.

우리는 ‘한 뜻’으로 모아져야 한다. 그 한 뜻의 중심은 ‘교구장’이다. 가톨릭교회는 지역교회다. 원칙은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뜻, 교구장의 뜻을 말해야 한다.

의외로 구역장 반장, 레지오 마리애 단원 등 각종 교회 내 단체 봉사자들이 자신이 속한 교구의 교구장 뜻에 대해 숙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번 주는 교구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자.

그리고 올해 초 교구장께서 발표하신 사목교서를 읽어보자. 이제는 ‘내 말이 옳다’‘내 묵상이 절대 진리다’라고 말하지 말고, ‘공동체의 말’‘공동체의 묵상’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자.

우리는 늘 겸손에 대한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제는 본당에 성령쇄신파, 레지오 마리애파, 엠이(ME)파, 꾸르실료파가 없어져야 한다. 다 쓸데없는 짓이다. 오직 그리스도 십자가밖에 없다.

“유다인들은 표징을 요구하고 그리스인들은 지혜를 찾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십자가에 못박히신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1코린 1, 22~23)

여러 파벌로 쪼개진 코린토 교회를 바라보는 바오로 사도의 심정은 참담했을 것이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렇게 호소한다.

“모두 합심하여 여러분 가운데에 분열이 일어나지 않게 하십시오. 오히려 같은 생각과 같은 뜻으로 하나가 되십시오.” (1코린 1, 10)

정영식 신부 (수원교구 영통성령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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