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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8) 한 사람이 오천 명을 먹인 기적/ 손용환 신부

복음생각

by 巡禮者 2010. 7. 3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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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8) 한 사람이 오천 명을 먹인 기적/ 손용환 신부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루카 9,11ㄴ-17) : 빵과 물고기의 기적
발행일 : 2010-06-06 [제2700호, 10면]

페드로 오렌테(Pedro Orrente, 1575~1644)는 17세기 스페인 출신 바로크 화가입니다. 그가 그린 <빵과 물고기의 기적>은 마태오복음 14,13-21 마르코복음 6,30-44 루카복음 9,11-17 요한복음 6,1-14절이 그 배경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산에 오르시어 제자들과 함께 그곳에 앉으셨습니다. 그분은 많은 군중이 당신께 오시는 것을 보시고 필립보에게 물으셨습니다.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요한 6,5) 필립보가 예수님께 대답하였습니다. “저마다 조금씩이라도 받아 먹게 하자면 이백 데나리온어치 빵으로도 충분하지 않겠습니다.”(요한 6,7) 그는 가능성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모자란 것에 대해서만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예수님의 뒤편에 서 있습니다. 예수님의 뜻을 헤아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는 아이가 바치는 물고기를 유심히 보고 있습니다. 그는 물고기 두 마리로 어떻게 오천 명을 먹이겠냐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안드레아는 예수님 앞에 서서 예수님의 가능성을 말했습니다. “여기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아이가 있습니다.”(요한 6,9) 그는 있는 것에 대해서만 말했습니다. 그는 빵과 물고기를 가진 아이를 예수님께 인도했고, 그 아이를 통해 이루어질 예수님의 기적을 예견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손은 예수님께로 향했고, 그의 시선은 아이에게로 향하고 있습니다.

아이는 낮은 자세로 물고기 두 마리를 예수님께 봉헌합니다. 그리고 그의 시선은 예수님께로 향합니다. 예수님을 통해 기적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시선은 물고기를 향합니다. 우리의 작은 정성이 기적의 출발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 봉헌된 빵 다섯 개는 벌써 한 바구니가 되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빵은 다섯 개이지만 속으로는 빵이 바구니를 가득 채웠습니다.

예수님은 빵과 물고기를 축복하신 다음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을 자리 잡게 하셨습니다. 그곳은 풀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대충 쉰 명씩 떼를 지어 앉았고, 사도들은 빵이 담긴 바구니를 나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루카 9,13) 하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일으키신 표징을 보고 억지로 모셔다가 임금으로 삼으려고 합니다(요한 6,15). 빵을 주는 사람이 임금이요, 밥이 하느님이기 때문입니다.

- 빵과 물고기의 기적, 페드로 오렌테 作(1630).
그런데 화가는 우리의 시선을 또 다른 곳으로 모읍니다. 예수님의 반대편에는 한 여인이 어린아이에게 젖을 먹이고 있고, 사람들은 그 광경을 유심히 보고 있습니다. 이것이 또 다른 기적이란 게 놀랍습니다. 한 사람이 오천 명을 먹인 것도 기적이지만, 한 사람이 오천 끼의 식사를 먹이는 것도 기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분이 바로 우리의 어머니이십니다. 오천 끼의 몇 갑절을 정성스럽게 먹인 분이 우리의 어머니이십니다. 어머니는 우리에게 젖을 주셨습니다. 당신의 몸을 주셨습니다. 당신의 살과 피를 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생명을 주셨습니다. 이것이 기적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우리가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산다면 기적의 주인공이 된다는 걸 몰랐습니다.

우리가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는 것이라는 걸 몰랐습니다. 우리가 주님의 몸이고, 계약의 피라는 걸 몰랐습니다. 우리가 받은 것의 십분의 일을 주어야 하느님의 복을 받는다는 걸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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