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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회의 오늘과 내일] 발터 카스퍼 추기경

종교학(宗敎學)

by 巡禮者 2012. 10. 3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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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회의 오늘과 내일] 발터 카스퍼 추기경

(전 교황청 일치평의회 의장)에게 듣는다<1>

아프리카ㆍ아시아 성장세 폭발적

 19일 수원가톨릭대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은 전 교황청 일치평의회 의장 발터 카스퍼 추기경은 "교회는 시작부터 지금까지 위기에 처해 있으며, 세상 마지막 날까지도 위기상황 안에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동시에 수많은 갈등과 분쟁으로 얼룩진 세계 안에서 교회는 일치와 평화, 화해와 희망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카스퍼 추기경은 이날 '가톨릭교회의 상황'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 가톨릭교회 현실을 심층 진단하고, 교회 사명과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카스퍼 추기경 특강을 3회에 걸쳐 요약, 연재한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가톨릭교회가 현재 처해있는 상황을 간단하게 정리해 설명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보편교회에 대한 신앙고백은 동방정교회와 개신교회 공동체 등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경을 자신들의 신앙으로 고백하는 모든 교회에 공통적으로 유효하다.

 내가 언급하는 가톨릭교회는 비단 로마교회와 온전한 공동체를 이루며 라틴전례를 따르는 로마가톨릭뿐 아니라 23개의 가톨릭 동방교회들도 포함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전 세계 그리스도인은 22억 명(총 인구의 33%)이고, 그 중 가톨릭 신자는 11억 9000만 명으로 규모가 가장 크다. 개신교 신자는 8억 명, 동방정교회는 2억 6000만 명, 성공회는 8000만 명이다.

 전체 가톨릭 신자의 절반가량(49%)이 남미에 살고 24%가 유럽에 산다. 아프리카에 15%, 아시아에 10%, 오세아니아에 0.8%가 살고 있다. 20세기 초만 해도 신자 수는 2억 6600만 명이었는데 현재 11억 900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서구의 몇몇 비판가들은 가톨릭이 축소되고 있고 심지어 소멸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가당치 않은 말이다. 가장 두드러지게 성장하는 지역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대륙이다.

 20세기 초만 해도 전체 신자 중 유럽 밖 신자 비율은 25%에 그쳤지만 20세기 후반에는 2/3 이상을 차지했다. 20세기는 말 그대로 가톨릭교회를 거꾸로(북반구에서 남반구로) 뒤집어 놓았다.

 가톨릭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새로운 방식으로 세계교회가 됐다. 반면 그리스도교 전통이 깊이 뿌리박혀 있던 유럽은 오늘날 교회의 근심거리가 됐다. 최근 300년 동안 유럽 대륙에는 세속화 물결이 휩쓸고 지나갔고, 그 흔적이 뚜렷하게 남았다.

 전통적 가톨릭 국가였던 아일랜드는 지난 2세기 동안 극적으로 쇠퇴했고,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도 가톨릭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가 유럽의 '새 복음화'를 절박하게 촉구한 것은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미국은 아주 특별한 역할을 맡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미국은 유럽보다 신심이 훨씬 깊다. 전통적으로 미국은 프로테스탄트(개신교) 성향이 강했지만 오늘날에는 가톨릭 신자가 6300만 명(22%) 이상으로 미국에서 가장 큰 교회공동체가 됐다. 중남미 출신 이주민이 늘어나면서 신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예전 미국 가톨릭 신자 대부분은 유럽 출신 이주민이었지만 지금은 1/3이 남미 출신 이주민이다. 이것은 전 세계 가톨릭에서 남반구 비중이 현격하게 커졌다는 또 하나의 징후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남미 가톨릭교회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을 통해 남미를 초월한 하나의 학파를 형성하며 방향을 전환했다. 문제는 극심한 빈곤과 오순절주의의 도전이다.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 교회는 폭발적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 20세기 초 신자가 200만 명이 채 안 됐는데 100년이 지난 지금 신자는 1억 3000만 명에 달한다. 아프리카 교회는 빈곤, AIDS, 종족ㆍ종교 간 분쟁 등 큰 문제들이 있긴 하지만 젊고 생기 있는 교회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내게 "첫 번째 천년기에는 유럽 복음화, 두 번째 천년기에는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복음화가 있었다면 세 번째 천년기에는 아시아가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한국은 오랜 전통에 젖어 있고 과학기술이 발전한 나라에서도 복음의 씨앗이 싹을 틔워 열매 맺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모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을 바탕으로 현재 가톨릭교회가 처한 상황과 맞닥뜨리고 있는 도전들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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