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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드는 날/도종환

아름다운시

by 巡禮者 2011. 10. 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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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풍드는 날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 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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