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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엔 왜 그토록 군사용어가 많은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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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巡禮者 2010. 4. 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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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엔 왜 그토록 군사용어가 많은 걸까

‘전략’, ‘전방개척’, ‘훈련’, ‘돌파’, ‘배치’, ‘동원’, ‘선임·후임’, ‘파송’. 선교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기독교인이라면 낯설지 않은 단어들이다. 그런데 모두 군대 용어 일색이다. 왜 선교에는 군사 용어가 많을까.


선교학자들에 따르면 15세기 이후 시작된 식민주의와의 관련성을 지적한다. ‘변화하고 있는 선교’(CLC)의 저자인 선교학자 데이비드 보쉬는 “선교는 식민주의 시대와 권위의 위임 개념과 뗄 수 없게 연결됐다”며 “그 용어는 대리인들을 파송해 해외 사람들을 개종시키기 위해 대표자들을 파송하는 유럽의 제도교회 때문”이라고 말했다.


식민지 국가에 교회가 특사를 파송했는데 특사들의 활동을 선교라 불렀고 특사는 선교사로 명명했던 것이다. 당시 선교란 복음화에 의한 세계 정복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18∼19세기 미국과 영국의 대각성운동은 선교적 열정을 고조시켰고 이러한 열정이 식민주의와 만나면서 기독교 세계는 비기독교 세계를 복음으로 정복해야 한다고 믿었다.


제국주의적 개념은 1910년 개최된 에든버러세계선교사대회에서도 이어졌다. 대회에서는 ‘군인들’, ‘세력’, ‘전진’, ‘부흥단’, ‘전진 명령’, ‘전략’ 등의 말이 등장했다.


하지만 선교사들은 제국주의와는 거리가 멀었다. 18세기 모라비아파 선교사들의 경우 현지인을 지극히 사랑해 그들의 관습과 문화를 그대로 좇으며 생활했다. 이 때문에 선교사들이 식민당국과 마찰을 빚으면서 14번이나 본국에 송환되기도 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선교라는 말은 로마 가톨릭의 예수회 창립자 로욜라의 이그나티우스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 라틴어 ‘미시오’(missio)는 삼위일체 교리에서 성부에 의한 성자의 파송, 성부와 성자에 의한 성령의 파송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된 표현이었다. 복음전파에 적극적이었던 예수회는 이를 차용한 것이다. 15세기 이전까지 교회는 선교라는 말 대신 ‘신앙의 전파’, ‘사도적 선포’, ‘교회의 확장’, ‘열방들에 빛을 비춤’ 등의 용어가 사용됐다.


선교의 군사적 측면은 오늘날에도 이어져 이슬람 지역에서는 장애가 되기도 한다. 십자군 전쟁과 유럽 식민주의를 겪은 이슬람 세계는 서구 선교사를 CIA 요원처럼 여긴다. 이 때문에 최근 미국선교계에서는 선교사를 나타내는 ‘미셔너리’(missionary) 대신 ‘미셔너’(missioner)라는 말을 사용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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