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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65세 수험생 / 文霞 鄭永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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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巡禮者 2012. 9. 18.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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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65세 수험생 / 文霞 鄭永仁

 

공고로 시험 감독을 갔다. 산업기사 시험이다. 12시 30분부터 16시 30분까지이다. 우리 반에서는 두 개 과목이 치러진다. 한 개 과목은 2시간 30분짜리이고, 다른 과목은 3시간짜리이다. 무려 세 시간을 씨름해야 한다.

 

다들 젊은이들이다. 그중, 무려 47년생 65세인 분이 끙끙 거리며 시험을 본다. 한국식으로 말하면 경로우대증을 받을 나이다. 아마 정년을 해도 벌써 했을 나이인데…….연신 땀을 훔치며 공학계산기를 두드린다.

 

그 사람은 3시간을 거의 다 채우며 끈질기게 붙들고 씨름한다. 꼴찌에서 두 번째, 시험 종료 5분 남겨 놓고 답안지를 냈다. 속이 그리도 탔는지 생수를 벌컥벌컥 마신다.

 

한국 나이로 봐서는 벌써 은퇴할 나인데, 무슨 절박한 사정이 있는 것인가. 안타까우면서도 참으로 아름답다. 어쨌거나 그 나이에 도전한다는 것이……. 사정이야 어떠하던 간에.나는 그가 꼭 합격되기를 기원했다.

 

나도 지난번에 한자 4급을 시험 보았다. 시험생이 거의 다 초․중․고․대생이다. 머리가 허연 늙은이는 오직 나하나 뿐이었다.

 

심리학자 존 헤이스와 하워드 가드너는 ‘도약(跳躍)하는 10년의 법칙’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썼다.

 

‘누구든지 도약을 이루기 전에 약 10년 동안 관련 기술과 학문을 부단히 배우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했다.

 

또 「아웃 라이더」를 쓴 글래드 월은 하루에 3시간씩 10년을 투자해야 그 방면에 전문가(professional)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 후회하는 일이 많아지게 된다. 그때 ‘~했을 걸!’ 나는 일본어 공부를 못한 것이 한이 된다. 선친께서는 일본어를 무척 잘하셨다. 당신이 나에게 일본어를 가르쳐줄테니 배우라고 했으나 나의 노력 부족으로 결국 못 배우고 말았다. 배울 좋은 시기가 있는 법이다.

 

"까르페 디엠(Carpe Diem)!"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플링 선생이 한 라틴어이다. “오늘을 즐기며 열정적(Passion)으로 살라!”

 

"아모르 파티(Amorfati)!" "운명을 사랑하라!”

 

무거운 가방을 메고 시험장을 나가는 47년생 65세 시험생의 어깨가 유난히 축 쳐져 보인다. 언뜻, 쉰 줄이 훨씬 넘은 나이에 대학에 편입하여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한 여제자의 얼굴이 떠오른다.

 

"까르페 디엠(Carpe Diem)!"

 

 


Secret Garden / Passakag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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