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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생각] (498) 함께 울고 웃는 ‘나눔의 기적’/배광하 신부

복음생각

by 巡禮者 2010. 7. 3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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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생각] (498) 함께 울고 웃는 ‘나눔의 기적’/배광하 신부

연중 제28주일 (마르코 10, 17~30) : 하느님의 나라와 부자
발행일 : 2006-10-15 [제2520호, 6면]

- 누구나 나눌 수 있습니다 -

인생은 고역

“인생은 땅 위에서 고역이요

그 나날은 날품팔이의 나날과 같지 않은가?

그늘을 애타게 바라는 종,

삯을 고대하는 품팔이꾼과 같지 않은가?

그렇게 나도 허망한 달들을 물려받고

고통의 밤들을 나누어 받았네.”

(욥 7, 1~3)

구약의 욥과 같이 고통의 긴긴 밤들을 기약 없이 살아가야 하는 이들이 아직도 도처에 깔려 신음하고 있는데, 교회가, 그리스도인들이 나누지 않는다면 하느님 진노의 심판을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고통받는 이웃들에 대한 예수님의 측은지심 마음을 본받지 않으면서 그분을 따른다고 이야기한다면, 그 같은 신앙은 거짓된 신앙일 것입니다. 가난한 이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나눔의 기회를 주시기 위한 하느님 사랑의 배려일 것입니다.

한국의 모든 성당이 자신들의 관할 구역의 가난한 이들을 진실로 돌본다면 세상은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바뀔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때문에, 분명 나눔의 삶을 실천해야 하고 나눌 때 기적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사목자들과 교우들이 보여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그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거듭 가르쳐 주시고 몸소 보여 주셨습니다. 그분께 향한 믿음만 있다면 가능할 수 있는 일인데, 우리의 부족한 믿음과 세상에 대한 너무 큰 집착과 미련이 나눌 수 없도록 만들어, 오늘 복음의 부자 청년처럼 구원의 기회가 왔는데도 잃어버리는 불행을 자초하였습니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르 10, 27)

그렇습니다. 누구나 나눌 수 있고 나눔이 있을 때 기적은 찾아오는 법입니다. 그 같은 실천이 있을 때, 신앙과 구원의 문이 열리는 것입니다. 지난 5월 2일 일간 신문에 실린 기사를 보고 얼굴이 달아올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신문 기사의 제목이 ‘종교계 베푸는 삶, 인색하다’였습니다. 기사의 내용인즉, 2003년 통계청의 발표에 의하면 그해 대한민국 전체 종교계가 사회사업 및 복지 시설 등에 쓴 금액이 총 590억원 이었습니다.

한국을 ‘종교 박람회장’이라고 하는 소리가 있을 정도로 다양한 종교가 그야말로 성업(?)을 이루고 있는데, 그 같은 금액이면, 그들이 섬기는 신이 어떤 분이 실지 신의 분노를 피하기 어려울듯 싶습니다.

그중 천주교가 1위로 47.3%인 279억원을 썼습니다. 다음으로 모든 개신교가 28,7%인 170억원을, 다음은 불교가 16,5%인 97억원을, 그리고 기타 종교계가 1.5%인 9억원을 썼습니다.

천주교가 1위라고는 하지만 그 금액 역시 한국 천주교회의 양적 성장의 수치에 비교하면 얼굴 부끄러운 금액인 것입니다. 더욱 많은 나눔이 없다면 예수님 말씀처럼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불가능의 천국을 지향하며 사는 것이 될 것입니다.

감자탕 교회를 아십니까?

서울 강북 수락산 기슭에 위치한 ‘광염교회’는 그야말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충실히 다하고 있는 교회입니다. 모든 교우들은 이 교회에서 천국을 경험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교회가 감자탕 교회로 불리게 된 것은 5층 짜리 상가 건물에 1층에는 감자탕 집이 있고 교회는 3층에 자리잡고 있는데, 옥상에 매달린 감자탕 집 간판은 크고 교회 간판은 너무 작아 멀리서 보면 ‘감자탕’이라는 글자만 눈에 띄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남의 상가에 세들어 사는 이 교회가 교우들에게는 천국을 맛보며 살게 해주고, 세상에는 천국의 기쁨을 나누며 산다고 합니다.

이 교회 교우들은 자신들의 교회를, ‘사랑이 넘치는 교회’, ‘천국을 경험하고 확장하는 교회’, ‘주일이 기다려지는 교회’, ‘우는 이와 함께 울고 웃는 이와 함께 웃는 교회’, ‘교회재정을 100만원만 남기고 집행하는 교회’, ‘절기헌금 전액을 구제비로 집행하는 교회’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셋방살이를 하면서도 절대 예배당을 짓지 않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해마다 5천만원이 넘는 장학금을 지급하고 재정의 30% 이상을 가난한 이들과 나누며 살고 있는 교회입니다.

그렇게 작은 예배당에서 2002년 1월과 2월 두 달 동안에 지출한 내용을 살펴보면, 캄보디아 광염대학 건립지원 5천만원, 장학생 지원 3천만원, 광염학사 건립지원 3천만원, 설날 불우 이웃 사랑의 과일 700박스 전달, 북한동포돕기 쌀4톤 지원, 중국 광염관 정미소 건축에 1500만원 지원, 두 달간의 복지지원 총액이 2억원 이었습니다.

나눌 때 분명 기적은 일어납니다. 우리가 그렇게 하지 못하는 까닭은 믿음과 용기가 없기 때문이며, 내 본당, 우리 신자들에게만 매여있기 때문입니다. 나눔이 없을 때, 이제는 주님께서 우리를 떠나가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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