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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도 노벨상 수상자(受賞者)

노벨상(Nobel)

by 巡禮者 2021. 10. 10.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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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노벨상] 올해 여성·아시아·흑인 수상자 얼마나 나올까

 

2020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화면)가 화상을 통해 패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1년 노벨상 시상식과 관련 행사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노벨상 아웃리치/클레망 모렝 제공

 

 

2021년 노벨과학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올해는 얼마나 다양한 수상자가 탄생할 지 관심사다. 올해 노벨과학상 수상은 4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5일 물리학상, 6일 화학상 순서로 발표된다. 

 

매년 1월말까지 분야별 전문가 3000여 명이 그해 수상자 후보들을 추천한다. 그후 수차례 평가와 압축 과정을 거쳐 최종 후보들이 결정된다. 노벨위원회는 2019년 수상자들의 다양성을 위해 후보들을 결정할 때 성별과 지역, 세부 분야를 한쪽으로 몰리지 않게 하도록 요청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해에는 노벨과학상 수상자 중 여성이 한 명도 없었다. 

 

지난해에는 여성 과학자 세 사람이 노벨과학상을 수상했다.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와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유전정보를 원하는 대로 자르고 교정하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개발한 공로로 노벨화학상을, 앤드리아 게즈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우리은하 중심 궁수자리A 에서 태양 질량의 400만 배 정도 되는 초대형 블랙홀이 있다는 증거를 찾아낸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역대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여성 과학자는 앤드리아 게즈 교수가 네 번째다.

 

한국연구재단이 지난 6월 발표한 '노벨과학상 수상자 통계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노벨과학상 수상자는 총 624명이며 이들 중 여성은 22명으로 약 3%에 그친다. 12명은 생리의학상, 6명은 화학상, 4명은 물리학상을 받았다. 

 

연구재단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10년간 여성과학자가 노벨과학상을 수상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남성 수상자와 비교해 여전히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 산하 ISI의 피인용 연구전문가 데이비드 펜들버리는 "노벨과학상은 대개 수십 년 전 과학적으로 중요한 발견을 하거나 연구 성과를 낸 사람이 최근 노벨상을 수상하기 때문에 그간 남성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며 잠재적으로 여성 과학자 후보가 비교적 적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 과학자들 중에서도 노벨상을 수상해도 아깝지 않을 만큼 중요한 업적을 세운 사람들이 많다. 1967년 일반상대성이론 증명에 쓰인 펄서를 발견한 조슬린 벨 버넬 영국 옥스퍼드대 객원교수나, 브라카 유전자(BRCA) 변이와 유방암 발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한 메리클레어 킹 미국 워싱턴대 의대 유전체과학및의학유전학과 교수 등은 강력한 노벨상 수상 후보다. 

 

비슷한 논리로 노벨상 금밭에는 아시아와 흑인 수상자도 거의 없다. 연구재단 자료에 따르면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미국(275명)이다. 그 다음 순위인 영국(92명)과 독일(71명), 프랑스(35명) 등과 비교해봐도 압도적으로 많다. 연구재단은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다수 배출한 연구기관들이 주로 미국에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지금까지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가장 많이 나온 곳은 미국 하버드대(22명)이며,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21명), 미국 스탠퍼드대(19명), 칼텍이라 불리는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18명) 등이다.

 

특히 노벨과학상 수상자 배출 국가는 대부분 미주나 유럽에 몰려 있으며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 출신 수상자는 거의 없다. 일본이 유일하게 24명으로 아시아 국가 중 수상자를 다수 배출했다. 펜들버리가 올해 지목한 수상자 후보 중 아시아인은 세 명이다. 이중 한국인은 국내 한타바이러스 최고 연구자인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가 유일하다.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 고려대 제공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들 "과학자에게 필요한 건 '자유'와 '도전정신'"

6일 노벨재단 전화 인터뷰

2021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베냐민 리스트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 데이비드 맥밀런 미국 프린스턴대 화학과 교수. 노벨위원회 제공

 

올해 노벨 화학상을 받은 베냐민 리스트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는 6일  "노벨상과 같은 혁신적 연구 성과를 내려면 연구자들에게 더 많은 자유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리스트 교수는 이날 노벨 화학상수상자 발표 직후 노벨재단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혁신에는 창의력이 필요한데 이런 창의력을 발휘하려면 연구자들에게 자유가 필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리스트 교수는 반응 조건이 쉽고, 조작이 간단하며 중금속의 오염이 없어 제약산업에 혁신을 유기 촉매를 만든 공로로 데이비드 맥밀런 미국 프린스턴대 화학과 교수와 함께 2021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리스트 교수는 "유기촉매를 개발하는 것과 같은 혁신적인 연구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자유'라고 답했다. 그는 "창의력을 갖고자 한다면 필요한 것은 자유"라며 "소속기관인 독일 막스플랑스연구소와도 이런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스트 교수는 "자유란 소속기관으로부터 받은 일종의 신뢰와도 같다"며 "소속기관이 '이 과학자가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으니 이를 실현하기 위한 공간과 자원을 지원해주자'라는 생각을 갖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스트 교수는 이런 철학을 자신의 연구실에서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스트 교수는 "소속 연구원들에게 이런 자유를 주려 노력하고 있다"며 "사람들을 노예로 부리는 자처럼 '밤낮없이 더 일해'라고 말하는 대신 '삶에 대해 생각하고 즐기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시간 함께 일했던 사람들은 이런 철학을 공유하고 있었다"며 "이들과 함께 연구한 것은 선물 같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맥밀런 교수도 노벨재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노벨 화학상을 수상할만한 연구성과를 낸 것에 대해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맥밀런 교수는 "모든 과학자들은 엉뚱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이런 생각 중 일부가 현실화되고 일부는 현실화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매우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맥밀런 교수는 이런 운도 실제 엉뚱한 생각들을 실현하려 할 때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위험을 감수하고 이전에 해내지 못했던 일들에 대해 도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전화 인터뷰에서는 리스트 교수와 맥밀런 교수 사이 해프닝도 소개됐다. 노벨 화학상 수상 소식을 먼저 접한 리스트 교수가 맥밀런 교수에 전화해 소식을 알렸다. 맥밀런 교수는 장난전화라 생각하고 소식이 사실이라면 1000달러(약118만원)를 리스트 교수에게 건내겠다는 내기를 했다. 맥밀런 교수는 "내기에서 졌지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됐다"며 "리스트 교수가 내기에 이겨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과학자가 해설하는 노벨상] 세상을 바꾸는 촉매반응의 발견과 미래

노벨화학상 수상자 업적

2021 노벨화학상 수상자 중 한 명인 베냐민 리스트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의 연구실에서 필자가 연구생활을 할 때 함께 찍은 사진이다.  2015년에서야 본격적으로 포스닥 생활을 시작하였는데, 이때 리스트 교수가 제안한 연구테마는 ”케톤을 친전자체로 유기촉매 반응에 활용해 보자”였다.   배한용 제공

 

올해 노벨화학상은 비대칭 유기촉매반응 분야를 개척한 2명의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베냐민 리스트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와 데이비드 맥밀런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그 주인공들이다. 필자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리스트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근무했다. 리스트 교수는 2008년 성균관대에 방문교수 자격으로 방한하였는데, 이때 우연히 필자가 재학중이던 성균관대 화학과에서 개최한 강연에서 큰 영감을 받아 학부생 자격으로 연구를 시작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리스트 교수의 권유로 마침 비대칭 유기촉매반응을 마침 연구하고 있던 송충의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님의 연구실에서 연구생활을 시작했다. 유기촉매반응은 현재까지 필자의 연구 인생 그 자체라고 보아도 될 것 같다. 올해도 독일을 떠나오기 전 리스트 교수 연구실에서 시작한 향수원료 천연물 전합성에 관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에 발표하였으니 햇수로만 벌써 13년째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비대칭 유기촉매반응이란

 

보통 카이랄성(거울상성)을 지난 유기물질을 합성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생체촉매 혹은 금속촉매와 결합된 카이랄성 리간드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리스트 교수와 맥밀런 교수에 의해 각각 독자적으로 유기촉매 분야가 2000년 거의 같은 시기에 알려졌다. 이후 학계는 물론 산업계에서도 매우 큰 영향을 받았다. 현재는 유기촉매를 이용한 합성방법론은 완전히 정립된 하나의 도구로서 다른 촉매와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한다.

 

리스트 교수는 특히 아미노산의 하나인 카이랄성 프롤린을 이용해 최초의 비대칭 크로스-알돌반응을 성공적으로 보고하였다. 반면, 맥밀런 교수는 직접 개발한 이미다졸리디논을 이용한 디엘스-알더 반응을 발표하였다. 현재 필자가 강의하고 있는 학부 유기화학에 등장하는 반응들을, 기존에 교과서에 소개되지 않은 전혀 새로운 방법으로도 완수할 수 있음을 보인 것이다.

 

13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베냐민 리스트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와 필자. 배한용 제공

이후 두 그룹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된다. 리스트 교수팀은 유기촉매 그 자체가 가진 반응성과 선택성에 관심을 가지고 새롭고 다양한 촉매개발에 중점을 두는 반면, 맥밀런 교수팀은 이미다졸리디논을 기본 촉매로 해 다른 유기금속 혹은 광산화환원반응 시스템과 결합을 시도했다. 두 그룹의 방향성 모두 현재 유기합성 분야에서 매우 중요하면서도 새로운 발견을 지속적으로 이루어 나가고 있다고 보인다.

 

리스트 교수는 효소를 구성하는 단일 아미노산이 그 자체적으로 촉매반응을 반응을 촉진할 수 있는지 궁금해 했다. 유기 촉매역할을 하는 아미노산인 프롤린을 이용하여서 카이랄성 베타-하이드록시-케톤 구조를 지닌 생성물을 만들어내는 알돌 반응을 촉매화 하는데 성공했다. 

 

이것이 다른 방법론에 비해 보다 효율적이고 훨씬 더 높은 광학선택성을 지닌 거울상 생성물을 형성한다는 것을 2000년 발견했다. 이와 같은 유기촉매 반응은 반응이 작동하는 메커니즘의 측면으로 볼 때, 루이스 염기 유기촉매다. 유기촉매는 루이스 염기, 루이스 산, 브뢴스테드 염기, 브뢴스테드 산 등 기본적으로 4가지의 촉매반응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을 지니고 있다. 최근에는 라디칼 유기촉매 반응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는 상황이다.

 

프롤린으로 대표되는 루이스 염기 촉매로 시작된 리스트 교수의 연구는, 이후 학계 및 산업계에 매우 큰 임팩트를 가져왔다. 전세계의 연구자들이 앞다투어 유기촉매 분야의 연구에 뛰어들었고, 매우 중요한 촉매들이 개발되었다. 특히, 일본의 연구자들이 키랄성을 지닌 포스포릭 산 브뢴스테드 산 촉매를 2004년에 개발했는데, 이 촉매 역시도 현재까지도 산업적으로 매우 널리 사용되고 있다. 리스트 교수의 연구팀도 루이스 염기와 브뢴스테드 산 유기촉매 연구에 뛰어들었다. 특히, 리스트 교수의 연구실에서 이어지는 중요한 발견 중 하나는, 키랄성을 지닌 음이온 에 의해 비대칭 유기촉매반응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그는 이 발견을 ACDC, 비대칭 음이온-유도 촉매반응으로 명명했다. 이 현상을 이용하면 기본적인 브뢴스테드 산 뿐만 아니라, 루이스 염기와의 협동 촉매반응에 까지도 확장될 수 있음을 보였다.

 

최근에는 이러한 ACDC 컨셉을, 실릴륨 루이스 산 유기촉매반응에까지 적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실리콘 루이스 산과, 카이랄 음이온에 의해 촉진되는 촉매반응을 개발함에 이르렀다. 즉, 실릴륨-ACDC 유기촉매 방법론을 통해, 기존에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에스터와 다이엔 간의 디엘스-알더 반응은 물론, 반응성이 매우 낮은 트리메틸알릴실레인과 알데하이드와의 호소미-사쿠라이 반응도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이처럼 끊임없이 다양한 촉매반응의 개발을 통해, 기존에 산적해 있는 화학적 문제가 하나씩 해결됐다.

 

리스트 교수는 매우 도전적인 문제를 유기촉매의 개발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언뜻 지켜보면, 도전하는 반응 자체들이 기존에 시도된 바가 있는 반응을 다시 찾아보는 것으로 보여질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작동하는 ‘기질의 범위’ 을 극복하는 것은, 유기합성 방법론 연구자들에게 있어서 실질적인 난제다. 대부분 이 난제를 극복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른다. 리스트 교수는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기질에 도전하여 문제를 붙잡고 해결 하는데에 매우 큰 노력을 쏟았고, 이제서야 그 오랜 노력이 헛되지 않았으며 결과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라고 보여진다.

 

유기촉매 연구의 시작


필자는 앞서 언급하였듯, 대학 학부과정 3학년 때에 리스트 교수를 만나 유기촉매에 관하여 알게 되었다. 당시만 해도 인터넷에 한국어로 된 유기촉매에 관한 기사가 거의 없을 만큼, 매우 생소한 분야였다. 함께 내한했던 막스플랑크 연구소 균일계촉매 부서의 그룹리더로 재직중이던 양정운 박사(현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을 만난 계기도 그것이었다. 양 박사는 리스트 교수가 고용한 첫번째 박사후연구원이었는데, 그룹리더이던 그와의 교류 역시도 필자의 연구분야를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양 교수는 유기합성분야, 특히 유기촉매로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논문을 낸 첫번째 한국인이다.

 

막스플랑크연구소는 독일 서쪽의 뮬하임 안데어 루어라는 작은 시골마을에 위치해 있다. 1914년에 본 연구소가 설립될 당시 붙여진 이름을 전통으로 여기고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현재는 유기촉매반응, 균일계 및 비균일계 촉매, 이론화학 등 화학촉매 전반의 다양한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다. 명실공히 세계최고 수준의 과학연구소다. 이미 이곳에서 노벨화학상이 나온 적이 있다. ‘저압 폴리에틸렌 합성’, 즉 고분자 합성에 관한 연구로 칼 지글러 교수가 1963년에 노벨상을 수상했다. 리스트 교수는 두번째 노벨화학상 수상자다.

 

안게반테케미 지(독일화학회지)에 실린,막스플랑크 연구소의 100주년 기념 표지

 

 

필자는 이곳에 2013년에는 교환연구원으로 방문했고, 박사학위를 마친 2015년에서야 본격적으로 박사후연구원 생활을 시작했다. 이때 리스트 교수가 제안한 연구테마는 ”케톤을 친전자체로 유기촉매 반응에 활용해 보자” 는 간단한 문장 뿐이었다. 당시만해도 매우 도전적인 과제였다.

 

하지만 필자는 리스트 그룹에서 발간한 거의 모든 논문을 다 읽고 아이디어를 준비해 갔는데, 이것이 마침 리스트 교수의 제안과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왜냐하면 그간에 행해온 연구를 통해 유기촉매의 한계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운이 좋게도 매우 열심히 연구생활에 뛰어들어, 초기에 매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리스트 그룹에서는 광학선택성이 90%ee(광학적 순도) 이상의 값을 얻으면 간소한 파티를 연다. 박사후연구원을 시작한 3달째에 90% ee 파티를 할 수가 있었다. 물론 극도로 운이 좋았던 경우이고, 한국인 동료 연구원이던 이성기 박사(DGIST 신물질과학전공 교수) 과 김혜진 박사(현 한국화학연구원 선임연구원) 을 비롯한 다른 연구원의 도움이 없었다면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다.

 

PPM 이하의 유기촉매반응 개발

 

필자는 리스트 교수와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 ‘PPM(100만 분의 1) 이하의 촉매량으로 작동하는 비대칭 알돌반응’을 연구한 것을 최고 성과로 꼽는다. 새롭게 개발한 카이랄성 IDPi촉매는, 무카이야마 알돌 반응으로 잘 알려진, 실릴-케텐-아세탈 이라 불리우는 친핵체와 케톤 친전자체의 결합 반응을 가능하게 하였다. 이를 비대칭 유기촉매 반응으로 성공한 경우는 처음이었다. 빠른 초기결과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반응을 원하는 수준의 높은 광학선택성으로 가장 완벽하게 구현해내는 촉매를 합성하기까지는 1년이라는 시간이 더 걸렸다. 역시 공동 연구원들과의 사투 끝에 성공적으로 논문을 2018년 ‘네이처 화학’에 발표할 수 있었다.

 

IDPi 유기촉매를 이용한, 무카이야마 알돌 반응

이처럼, 리스트 교수의 연구실은 공동연구를 적극 장려하며, 팀워크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아름다운 연구문화를 가지고 있다. 리스트 교수도 여유를 가지고 인생을 즐기면서, 열심히 문제해결에 몰입하다 보면 좋은 결과들이 있을 것이라고 항상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다소 엄격해 보이는 특유의 외모와는 달리, 항상 유머감각과 웃음이 넘치고, 긍정의 에너지가 가득한 동료이자 지도교수셨다. 실제로 필자를 친구라 칭하면서 격의 없이 대해 주셨다.

 

유기촉매의 미래


리스트 교수와 맥밀런 교수에 의해 문이 열린 유기촉매는 완전히 새로운 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올해 노벨상 이전의 학계에서의 인식은 ‘유기촉매가 과연 금속촉매를 대체할 수 있는가?’ 가 지배적인, 다소 회의적인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필자가 대학 교수가 되기 위한 인터뷰에 초청되어 갔을 때에도 들은 질문이다.

 

그때와 지금의 필자의 생각은 여전히 같다. “아니요, 유기촉매 반응과 금속촉매가 갈 방향이 다릅니다. 유기촉매는 금속이나 생체촉매들이 할 수 없는, 전혀 새로운 제3의 길을 우리에게 가져다줄 것"이라는 점이다.  리스트 교수와 필자가 공유했던 모토인 'world changing catalysis(세상을 바꾸는 촉매반응)'을 개발하기 위해 필자와 연구원들은 오늘도 함께 달리고 있다.

 

배한용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

 

[2021노벨상]벽 허문 지구과학·박해 피한 이민자 수상자들…올해도 드라마는 있었다

노벨과학상 수상자 이모저모

 

2021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줄리어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생리학과 교수(왼쪽), 아뎀 파타푸티언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신경과학과 교수.아뎀 파타푸티언 트위터 캡쳐

 

이달 4일 노벨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사흘간 물리학상, 화학상 수상자가 발표됐다. 올해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오랜 기간 인정 받지 못했지만 단기간내 백신 개발의 혁신을 이룬 mRNA(메신저리보핵산)기술의 개척자들의 생리의학상, 화학상 수상 가능성이 일찍부터 제기됐다. 비록 코로나19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 이들이 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올해 노벨상도 풍성한 뒷이야깃거리가 쏟아졌다. 

 

● 박해 피해 정착한 이민자 출신 과학자들 노벨상 영예를 안다

 

올해 생리의학상은 오랜 기간 미스터리이던 인간이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인 촉각과 통증의 비밀을 밝혀낸 데이비드 줄리어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샌프란시스코) 교수와 아뎀 파타푸티언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 교수에게 돌아갔다.

 

두 사람은 사람 몸의 촉각 수용체 분자를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아 상을 받게 됐다. 핵심 업적은 캡사이신 분자가 특정 수용체(TRPV1)에 붙으면 전기신호가 신경계를 타고 뇌까지 전해지면서 42도 이상 뜨거움과 아픔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고추의 매운맛이 '뜨거운 아픔'이라는 사실이 처음 밝혀진 셈이다. 호기심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일상의 궁금증에서 놀라운 과학적 발견을 이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들이 더 주목받는 건 전쟁과 핍박을 피해 기회의 땅을 찾은 이민자 출신이란 점이다.  파타푸티언 교수는 1967년 레바논 베이루트에 살던 아르메니아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로부터 8년 뒤 레바논 내전이 일어났고, 그는 다행히 중립 집단으로 구분돼 학업을 이어갔다. 하지만 의대 재학 중 무장세력에 잡혔다가 벗어난 뒤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했다. 그와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줄리어스 교수도 박해를 피해 탈출한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줄리어스 교수의 조부모는 1900년대초 소수 민족을 박해하던 러시아를 떠나 미국에 정착했다. 

 

이주 후 미국 사회에 정착한 두 사람의 연구로 인간 오감의 밝힌 연구는 한층 더 완성에 가까워졌다.  황선욱 고려대 의대 생리학교실 교수는 "빛의 수용체(로돕신)을 발견해 시각 원리를 밝힌 성과가 1967년 가장 먼저 받았고, 2004년 냄새를 감지하는 후각 수용체들을를 발견한 성과가 받은 데 이어 이번엔 촉각 연구가 선정됐다"며 "오감 중 시각과 후각, 촉각 관련 연구가 순서대로 노벨상을 받았고 청각과 미각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 지구과학도 노벨물리학상 진입

2021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마나베 슈쿠로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BBVA재단 제공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물리, 화학이라는 기초과학을 추구하는 노벨상의 단단한 벽을 깨뜨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르조 파리시 이탈리아 사피엔자대 교수와 함께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마나베 슈쿠로 미국 프린스턴대 대기및해양과학프로그램 교수와 클라우스 하셀만 전 독일 막스플랑크 기상연구소 소장은 물리학 이론을 기반으로 기후변화 해석의 실마리를 제공한 지구과학 분야의 선구자들이다. 특히 마나베 교수 역시 1931년 일본에서 태어나 박사 학위까지 받았지만 미국 기상청에서 연구를 하다가 1975년 미국 국적을 취득한 이민자 출신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지구온난화 개념이 없었던 1960~1970년 당시 기후변화 추이와 원인, 특히 인간 활동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냈다. 마나베 교수와 동료들은 1969년 구름이 발생할 때 에너지 변화, 지표에서 성층권까지 기온 변화 등 물리적 특성을 활용해 기후를 예측하는 수리모델을 최초로 개발했다. 

 

1969년에 처음 공개된  기후모델을 기반으로 다양한 후속 모델이 개발되면서 전지구적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벨물리학상 역사에서 지구 과학 분야가 수상한 사례는 없다.  과학계는 노벨상위원회가 그만큼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서 기초과학의 역할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손석우 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학부 교수는 “이번 수상자 발표가 전 세계 대기과학과 해양학, 지구과학 연구자들에게 동기부여가 많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화학상 수상자들은 '지한파' 

2021 노벨화학상을 받은 베냐민 리스트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와 네이처화학지 논문 게재 승인 후 축하 자리를 함께 한 배한용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 배한용 제공


올해 노벨화학상을 받은 베냐민 리스트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와 데이비드 맥밀런 프린스턴대 화학과 교수는  분자를 합성할 때 쓰는 유기촉매를 개발해 다양한 의약품 개발이 가능하도록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들의 연구로 제약사들과 연구자들은 더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의약품 설계가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최근 10여년 사이에 정통화학 분야에서 노벨상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수상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두 수상자의 또 다른 공통점은 공교롭게도 한국과 인연이 깊다는 점이다. 맥밀런 교수는 과거 프린스턴대에서 동료 교수로 지낸 이철범 서울대 화학부 교수의 초청으로 2016~2017년 서울대 석좌교수를 맡아 대학원생을 가르쳤다. 두 사람은 2018년에는 광촉매에 대해 연구한 성과를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에 발표했다. 리스트 교수도 2008년 성균관대 자연과학부 초청으로 방문교수를 했다. 당시 학부생이던 배한용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는 특강을 듣고 감명받아 ‘훗날 반드시 함께 일하고 싶다’는 편지를 보냈고 실제 이후 리스트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했다. 두 사람은 지난 2월 향수 원료인 베티버 오일에서 향이 나는 원리를 유기합성으로 밝힌 공동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에 발표하는 등 공동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 가운데 상당수가 사제 관계인 경우가 많다는 점을 보면 향후 한국의 수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2년째 이어지면서 코로나19 백신 중 하나인 mRNA 기술을 개발한 커털린 커리코 독일 바이오앤테크 수석부사장과 드루 와이스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의 수상 가능성도 높게 점쳐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들이 노벨상을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지만 상을 수상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아직 끝나지 않은 데다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백신 효과가 다소 떨어지면서 좀 더 면밀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노벨상 수상 업적들은 대부분 20년 이상 인정받은 경우가 많아 mRNA 백신 연구 역시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 입증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제자 많이 두고 민속촌서 막걸리도 마시는 젊은 노벨화학상 수상자들

 

2021 노벨화학상 수상자 중 한 명인 베냐민 리스트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 독일연구재단 제공

 

올해 노벨 화학상은 유기촉매를 개발해 의약품을 비롯한 다양한 화학 물질을 금속 없이도 만들어낼수 있도록 한 베냐민 리스트(53)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와 데이비드 맥밀런(53) 미국 프린스턴대 화학과 교수에게 돌아갔다. 두 교수는 다른 노벨 화학상 수상자들보다 평균나이가 훨씬 젊다는 점 외에도 한국에 많은 제자를 두고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한국도 자주 방문하는 등 한국과의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맥밀런 교수는 서울대에서 2016년과 2017년 화학부 석좌교수를 겸임했다. 프린스턴대에서 함께 교수로 근무했던 이철범 서울대 화학부 교수가 맥밀런 교수를 초대했다. 이 교수는 “맥밀런 교수는 2016년 여름과 2017년 여름 한 달씩 교수를 맡아 대학원생 특강 등을 진행했다”며 “3년을 계획했지만 너무 바빠 다음 학기에는 아쉽게도 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맥밀런 교수는 이 교수와 함께 광촉매 분야 연구를 함께 진행해 2018년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에 발표하기도 했다.

 

2021 노벨화학상 수상자 데이비드 맥밀런 교수가 2016년 대한화학회 유기분과 하계워크샵에서 발표 중인 모습이다.

대한화학회 제공

 

한국에서는 장혜영 아주대 화학과 교수, 한수봉 한국화학연구원 의약바이오연구본부 감염병제어기술연구단장 등이 맥밀런 교수의 제자다. 한 단장은 “맥밀런 교수는 굉장히 자유롭게끔 생각하게 한다”며 “긴 시간을 주지만 세상에 없는 정도의 아이디어를 요구해서 굉장히 기준이 높다”고 회고했다.

 

한 단장은 “젊은 교수 입장에서는 기다리는 게 자신의 업적이 없어져 힘들 수 있는데 프로젝트 하나에도 5년 이상의 시간을 주셨고 그 연구들이 세계 최고 학술지에 실려 왔다”며 “이 세상에 없는 연구를 해서 다른 사람 연구할 길을 열어준다는 게 철학이라고 수차례 말하셨다”고 말했다.


양정운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 배한용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 김혜진 화학연 의약바이오연구본부 감염병치료연구센터 선임연구원 등이 박사후연구원으로 함께 일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성격도 굉장히 호탕하시고 좋으셨다”며 “내부에서 학생들끼리 재미있는 파티나 이벤트가 열릴 때도 많이 참여해서 어울리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2021 노벨화학상 수상자 중 한 명인 베냐민 리스트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맨 오른쪽) 가 제자들과 한국민속촌을 방문한 모습이다. 당시 박사후연구원이었던 양정운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가 함께 하고 있다. 성균관대 제공

 

 

리스트 교수는 한국에도 방문하고 한국과 공동연구도 자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성균관대 자연과학부 초청으로 방문교수 자격을 얻어 성균관대서 특강을 열기도 했다. 양 교수는 리스트 교수와 2015년 한국민속촌을 방문해 한국 교수들과 어울려 막걸리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리스트 교수는 배 교수와 함께 인기 있는 향수 원료물질인 베티버 오일의 향기 원리를 유기합성을 통해 밝혀낸 연구를 올해 2월 ‘앙게반테 케미’에 발표하는 등 지금도 공동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코로나 백신 개발자들이 올해 노벨상을 타지 못한 이유…네이처 "타이밍과 검증"

 

노벨위원회 제공

 

이달 4일 노벨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사흘간 물리학상, 화학상 수상자가 발표됐다. 올해 노벨상 수상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기술인 mRNA(메신저리보핵산) 개발자들이 상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쏟아졌다. 유례없는 감염병 사태를 맞아 단기간에 백신 개발로 이어진 혁신적 기술이라는 점이 근거였다. 여러 과학단체와 매체들의 예측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상을 받지 못했다. 일각에선 mRNA 연구가 아직 '타이밍'과 '검증'이라는 수상 조건을 만족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7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이 올해 노벨상을 받지 못한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 돌기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유전물질(mRNA)을 지질로 된 작은 주머니에 감싸 인체에 주입하는 핵산 백신이다. 메신저 RNA로 불리는 mRNA를 이용한다. mRNA는 체내에서 특정 단백질을 만드는 DNA 정보를 실어 나른다. 살아있는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화해 체내에 넣는 방법이 아닌, mRNA를 이용해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정보를 전달한다.


그러면 체내 면역세포가 여기에 대응할 항체를 만들어낸다. 돌기에 반응하는 항체가 만들어지면 향후 코로나19가 침입했을 때 즉각 면역 반응이 일어난다. mRNA가 파괴되지 않도록 지질 성분의 막으로 감싸서 체내에 투입하는 게 mRNA 백신의 특징이다. 


전통적인 백신은 개발에 10년 이상이 소요되고, 50% 이하의 유효성을 보이는 반면, ‘mRNA 백신은 단기간(1년 이내)에 개발이 가능하고 90% 이상의 높은 유효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기존 백신과 큰 차이가 난다. ‘mRNA 백신기술’을 이용하면 그만큼 감염병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DNA백신과 달리 유전체에 삽입이 일어날 위험도 없다.

 

mRNA 백신 아이디어는 거의 30년 전 나왔다. 하지만 최근 생명과학과 유전자 관련기술의 발전으로 mRNA 백신의 개발 속도가 빨라졌다. 이런 공로로 mRNA 기술을 개발한 연구자들이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이나 화학상을 받지 않을까 예상이 나온 것이다.

 

대표적인 mRNA 백신인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앤테크 백신을 연구자가 들어보이고 있다. 위키미디어 제공.

한편에선 올해 노벨상에 mRNA 관련 연구자가 수상 목록에 빠지자 공개적으로 비판을 제기한 연구자도 있다. 알렉세이 메르츠 미국 워싱턴대 바이오화학과 교수는 5일 트위터를 통해 "꼭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다른 감염병에 대응해 국제공중보건 증진을 위해 노력한 점에 대해 상을 줬어야 한다"며 "완전한 배신과도 같으며 생명을 앗아가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노벨 과학상 수상을 심사하는 스웨덴 왕립과학원의 예란 한손 사무총장은 올해가 코로나19 관련 연구가 노벨상을 수상하기에 유리한 시기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상 후보는 지난 2월 1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당시는 첫번째 mRNA 백신과 일부 다른 백신이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입증한 시기다. 한손 사무총장은 " 다만 코로나19에 대한 실제적 효과가 완전히 증명된 시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검증기간이 짧았다는 점도 고려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학 분야 노벨상은 시간이 지나 충분히 검증이 끝난 연구 업적에 주어진다. 2000년 이후 수상자들 대부분이 1990년대 이전의 성과를 기초로 하고 있다. 산토 포르투나토 미국 인디애나대 네트워크과학연구소장은 "연구 성과와 노벨상 수상 간의 시간적 격차가 현재 평균 30년 이상"이라며 "백신 개발과 관련된 주요 발전들은 2000년대 들어서 본격화됐다"고 말했다.


과학과 의학계는 mRNA 기술이 노벨상 수상 후보에 올라있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보고 있다. 미국판 노벨 생리의학상으로 불리는 래스커상에 올해 이미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에 기여한 두 명의 과학자가 선정됐다. 래스커상은 의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 중 하나로 1946년부터 앨버트앤메리래스커재단이 기초의학 분야에서 새로운 발견을 했거나, 질병의 원인이나 치료법, 예방방법을 찾아 임상과 공중보건에 도움을 준 의학자들에게 매년 상을 주고 있다


노벨위원회의 한손 사무총장 역시 "mRNA 백신 개발은 노벨상을 수상할만 한 발명이 분명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과학상을 연구하는 브라이언 우지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노벨상은 물고기를 주기보다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치는 과학자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더 크다"며 "한 가지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문제를 계속해서 해결할 수 있는 기초연구를 하는 사람에게 상이 돌아갈 것이며 mRNA 백신 기술이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를 살펴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 : https://www.dongascien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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