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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제13회 멕시코 월드컵

스포츠/월드컵

by 巡禮者 2011. 5. 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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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1986년 월드컵은 북중미의 멕시코에서 5월 31일부터 6월 29일까지 총 30일간 치러졌다. 본래 1986년 대회 개최국은 남미의 콜롬비아로 확정된 상태였지만, 1970년대 후반부터 크게 악화된 경제 사정으로 인해 콜롬비아는 개최권을 자진 반납해 버렸다. 이에 피파는 70년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경험을 갖고 있는 멕시코에 개최권을 넘겨 가까스로 1986년 대회를 강행시켰다. 이처럼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1986년 대회는 처음부터 끝까지 디에고 마라도나에 의해 주도되는 모습을 보였다. 마라도나는 이 대회 맹활약을 통해 아르헨티나를 통산 두 번째 우승으로 이끄는 한편, 역대 최고의 선수 반열로 올라서며 펠레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개최국과 대회기간: 멕시코, 1986년 5월 31일~6월 29일

참가국: 24개국
총 득점: 52경기 132골, 평균 2.54
총 관중: 2,393,331명, 평균 46,026
우승국: 아르헨티나(통산 2회)

 

 

지역예선

전 대회와 비교했을 때 각 대륙별 티켓 배분에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피파는 오세아니아를 아시아로부터 분리시켜 새로운 그룹으로 구분 짓는 한편, 오세아니아 그룹 1위 팀과 유럽 7조 2위 팀으로 하여금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함으로써 0.5장의 티켓을 따로 부여했다. 이처럼 오세아니아 측에 0.5장이 주어짐에 따라 유럽의 티켓은 14장에서 13.5장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남미, 북중미, 아프리카, 아시아의 티켓 수에는 변함이 없었다. 단, 남미 지역예선에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플레이오프 제도가 도입됐는데, 이는 각 조 2위 팀이 4강 토너먼트 방식으로 최후의 티켓 한 장을 놓고 다투는 방식이었다. 이 제도는 1986년 대회 지역예선에만 적용됐으며, 1990년 대회에는 챔피언 아르헨티나가 자동 출전권을 부여 받음에 따라 각 조 1위 세 팀만이 본선으로 직행했다.

 

유럽의 경우는 전 대회 우승국 이탈리아가 자동 출전권을 부여받았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플레이오프 제도를 도입해야 했다. 그로 인해 5개 팀이 아닌 4개 팀으로 구성된 1조와 5조의 2위 팀이 남은 한 장의 티켓을 놓고 플레이오프를 치렀으며, 이 두 팀은 네덜란드와 벨기에로 판가름이 났다. 원정 1차전에서 0-1로 패한 네덜란드는 홈에서 2-1 승리를 거뒀음에도 불구, 원정경기 득점 우선 원칙으로 인해 두 대회 연속 본선에 오르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한편 오세아니아와 분리된 아시아의 경우 중동 그룹과 극동·동남 그룹으로 나뉘어 지역예선전을 치렀다. 이는 대한민국에게 한 층 유리함으로 다가왔는데, 일본과의 최종 결전에서 종합 스코어 3-1로 승리한 대한민국은 32년만에 본선으로 향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그 밖에 중동 그룹에서는 이라크가 본선에 합류했으며, 오세아니아 1위 팀 호주는 스코틀랜드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유럽 축구의 높은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룹 대륙 티켓 예선참가국 본선진출국
1 유럽 1.5 폴란드, 벨기에, 알바니아, 그리스
플레이오프: 벨기에-네덜란드
폴란드
벨기에
2 유럽 2 서독, 포르투갈, 스웨덴, 체코, 몰타 서독
포르투갈
3 유럽 2 잉글랜드, 북아일랜드, 루마니아, 핀란드, 터키 잉글랜드
북아일랜드
4 유럽 2 프랑스, 불가리아, 동독, 유고, 룩셈부르크 프랑스
불가리아
5 유럽 1.5 헝가리,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키프러스
플레이오프: 네덜란드-벨기에
헝가리
6 유럽 2 덴마크, 소련, 스위스, 아일랜드, 노르웨이 덴마크
소련
7 유럽 1.5 스페인, 스코틀랜드, 웨일즈, 아이슬란드
플레이오프: 스코틀랜드-호주
스페인
스코틀랜드
8 남미 1 아르헨티나, 페루,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9 남미 1 우루과이, 칠레, 에콰도르 우루과이
10 남미 1 브라질, 파라과이, 볼리비아 브라질
9 남미 1 플레이오프: 콜롬비아, 페루, 칠레, 파라과이 파라과이
11 북중미 1 최종예선: 캐나다,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캐나다
12 아프리카 2 최종: 알제리-튀니지, 모로코-리비아 알제리
모로코
13 아시아 1 2차: UAE-이라크, 바레인-시리아
최종: 이라크-시리아
이라크
14 아시아 1 2차: 대한민국-인도네시아, 일본-홍콩
최종: 대한민국-일본
대한민국
15 오세아니아 0.5 호주, 이스라엘, 뉴질랜드, 대만 * 플레이오프: 호주-스코틀랜드 -

 

 

 

본선 요약

지난 1974년부터 1982년 대회까지 유지됐던 2차리그 제도가 폐지되고 조별리그 후 토너먼트를 치르는 그 전 방식이 다시금 부활했다. 6개 조 1, 2위 팀들과 함께 3위 팀을 통틀어 가장 성적이 우수한 4개 팀에게 16강 진출권이 주어졌으며, 16강 이후부터는 토너먼트 단판제가 도입되어 대회 전체의 박진감을 고조시켰다.

 

조별리그에서 별다른 이변의 조짐은 나타나지 않았다. 소련이 프랑스를, 덴마크가 서독을 따돌리고 1위로 16강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강호들이 무난히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덴마크의 조별리그 퍼포먼스는 대회 초반 화두로 떠올랐는데, 엘카예르와 라우드럽을 앞세운 공격력이 워낙 막강해 덴마크를 우승후보로 손꼽는 전문가들도 드물지 않았다. 그러나 스페인의 ‘독수리’ 부트라게뇨는 덴마크와의 16강전에서 혼자 4골을 폭발시켜 그 돌풍을 잠재워 버렸다.

 

32년 만에 본선에 오른 대한민국의 경우 3도움을 기록한 마라도나를 제대로 막지 못해 아르헨티나와의 첫 경기에서 1-3 패배의 멍에를 뒤집어썼다. 그러나 박창선이 기념비적인 월드컵 첫 득점을 성공시켰다는 점에는 커다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 불가리아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도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사상 첫 승점을 획득한 대한민국은 조별리그 탈락에도 불구, 충분히 만족스런 성과들을 손에 넣고 고국으로 돌아왔다.

 

한편 8강전에서는 포클랜드 전쟁으로 인해 앙숙 관계로 떠오른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 그리고 유로 1984 챔피언 프랑스와 브라질의 맞대결이 세간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사실상의 결승전이나 다름없었던 이 두 경기는 마라도나의 아르헨티나와 플라티니의 프랑스가 최종적으로 승리를 거뒀다. 특히 마라도나는 잉글랜드를 상대로 ‘신의 손 득점’을 터뜨린 뒤 곧바로 6명의 선수를 제쳐내고 추가골을 성공시켜 월드컵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원맨쇼를 펼쳤다.

 

프랑스 역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브라질을 누르고 4강에 올랐다. 그러나 부상 및 슬럼프에 시달리고 있던 플라티니는 전성기 시절의 활약을 재현하지 못했고, 결국 프랑스는 서독과의 4강전에서 다시 한 번 무릎을 꿇었다. 반면 벨기에를 가볍게 제압하고 결승에 오른 아르헨티나는 서독마저 격침시키며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아르헨티나를 월드컵 정상으로 이끈 마라도나는 이 대회 MVP로 선정됐다.

 

 

 

 

 

 

주요 선수

디에고 마라도나의 이름을 빼놓고 1986년 월드컵을 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한민국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서독과의 결승전까지 대회 내내 맹활약을 펼친 마라도나는 월드컵 전체를 자신의 독무대로 만들어 버렸다. 그 밖에 마라도나와 함께 결정적인 순간마다 득점을 터뜨린 스트라이커 호르헤 발다노, 결승전 결승골의 주인공 호르헤 부루차가 등도 우승에 크게 공헌한 주역들로 손꼽혔다.

 

반면 마라도나 이외에는 그에 대적할 만한 수퍼스타가 눈에 띄지 않았다. 31세의 미셸 플라티니는 이미 전성기가 지나간 모습이었고, 동갑내기 칼-하인츠 루메니게 역시 마찬가지였으며, 지쿠는 부상으로 인해 제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다. 1980년대 초중반을 뜨겁게 달궜던 이들 4인방의 ‘세계 최고 쟁탈전’이 결국 마라도나의 완승으로 막을 내린 셈이다.

 

한편 잉글랜드의 게리 리네커는 6골로 득점왕을 차지하며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웠고, 브라질의 카레카와 스페인의 에밀리오 부트라게뇨, 그리고 덴마크의 프레벤 엘카예르 등도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시키며 1986년 대회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수비진에서는 서독 수문장 하랄트 슈마허와 벨기에의 괴짜 골키퍼 장-마리 파프가 축구팬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수상기록

MVP
1위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2위 하랄트 슈마허(서독)
3위 프레벤 엘카예르(덴마크)

 

득점
1위 게리 리네커(잉글랜드/6골)
2위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5골), 카레카(브라질/5골), 에밀리오 부트라게뇨(스페인/5골)
5위 호르헤 발다노(아르헨티나/4골), 프레벤 엘카예르(덴마크/4골) 외 2명

 

베스트 팀

골키퍼: 하랄트 슈마허(서독).
수비수: 조시마르, 줄리우 세자르(이상 브라질), 마누엘 아모로스(프랑스).
미드필더: 얀 클레망스(벨기에), 장 티가나, 미셸 플라티니(이상 프랑스),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공격수: 프레벤 엘카예르(덴마크), 에밀리오 부트라게뇨(스페인), 게리 리네커(잉글랜드).

 

 

멕시코 월드컵 이모저모

 

01

지난 1962년 칠레 대회 때와 마찬가지로 멕시코 역시 월드컵 직전에 일어난 지진으로 인해 복구 사업에 막대한 힘을 기울여야 했다. 1985년 9월에 일어난 이 지진은 1만 명에 가까운 인명피해를 발생시켰지만, 경기장 시설에는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았다. 그로 인해 멕시코는 1986년 월드컵 개최를 강행할 수 있었다.

02

우고 산체스와 하비에르 아기레 등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을 앞세운 멕시코 대표팀은 역대 최강의 전력이란 호평을 받았다. 그로 인해 멕시코 국민들의 기대치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높았고, 멕시코 대표팀의 경기가 있는 날에는 엄청난 결근율 및 손님 부족으로 인해 공장, 식당, 극장 등이 대부분 문을 닫았다. 멕시코는 최소 4강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서독과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분루를 삼켰다.

03

한편 서독은 1985년 10월 포르투갈과의 지역예선전에서 0-1로 패한 바 있는데, 이는 독일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일어난 월드컵 지역예선 패배였다. 서독은 나치 독일 시절까지 포함, 포르투갈에 패하기 전까지 지역예선 통산 32승 4무를 기록하고 있었다.

04

16강에서 덴마크를 완파하며 내친 김에 결승 진출까지 노렸던 스페인은 벨기에와의 8강전을 앞두고 단체 설사를 일으키며 곤혹을 겪었다. 결국 스페인은 승부차기 끝에 8강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는데, 멕시코 사람들은 이를 ‘목테수마의 복수’라 일컬으며 통쾌해 했다. 목테수마는 스페인 정복자 코르테스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한 아스텍 제국 제 9대 황제의 이름이다.

05

디에고 마라도나는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손으로 득점을 성공시킨 뒤 “내 손이 아니라 신의 손이 볼을 밀어 넣은 것” 이란 유명한 한 마디를 남겼다. 그로 인해 마라도나의 이 반칙은 ‘신의 손 득점’이란 별칭으로 더욱 유명세를 탔다.

06

이에 잉글랜드 언론들은 “마라도나가 성공시킨 두 번째 골은 박수를 보내야 마땅한 묘기였지만 첫 번째 골은 엄연한 반칙이었다. 게다가 마라도나는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자신의 반칙을 인정조차 하지 않았다” 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언론들은 “마라도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마라도나가 바로 축구의 신이기 때문” 이라며 잉글랜드 측에 반박했다.

07

마라도나는 벨기에와의 4강전에서도 혼자 두 골을 성공시키는 원맨쇼를 펼쳤는데, 이에 벨기에의 티스 감독은 “마라도나를 막기 위해서는 12명의 선수가 필요하다” 는 유명한 한 마디를 남겼다.

08

아르헨티나와 서독의 결승전에서 멕시코 홈 관중들 대부분은 아르헨티나를 열렬히 응원했다. 여기에는 유럽에 대한 중남미 국가들의 반발심이 작용했을 뿐 아니라, 8강전에서 멕시코를 승부차기 끝에 침몰시킨 국가가 바로 서독이었다는 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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