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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제14회 이탈리아 월드컵

스포츠/월드컵

by 巡禮者 2011. 5. 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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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1990년 월드컵은 유럽의 이탈리아에서 6월 8일부터 7월 8일까지 총 30일간 치러졌다. 이 대회는 위성방송 기술의 발달로 인해 총 167개국이 TV로 경기를 시청할 수 있었고, 바야흐로 글로벌 시대가 도래했음을 전 세계에 알렸다. 또한 1990년 월드컵은 전술적인 측면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난 대회로 잘 알려져 있는데, 그 이유는 1980년대 후반 이탈리아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압박축구가 새로운 조류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1990년 대회의 총 득점은 1986년 대회보다 17골이나 줄어들었고, 강한 압박에 바탕을 둔 수비적인 전술이 대회 전체의 주류를 이뤘다. 그로 인해 1990년 대회는 경기 내용 면에서 가장 볼거리가 적었던 지루한 월드컵으로 기억되고 있다.

 

개최국과 대회기간: 이탈리아, 1990년 6월 8일~7월 8일
참가국: 24개국
총 득점: 52경기 115골, 평균 2.21
총 관중: 2,516,348명, 평균 48,391
우승국: 서독(통산 3회)

 

 

지역예선

피파는 유럽 측에 다시금 14장의 티켓을 부여하는 한편, 이번에는 남미 팀으로 하여금 오세아니아 1위 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르도록 했다. 그와 동시에 유럽과 남미 내에서 2위 팀끼리 격돌하던 플레이오프 제도는 이번 대회 예선에 적용시키지 않았다. 이를 제외하면 티켓 배정이나 지역예선 진행방식에는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

 

유럽 예선에서는 80년대 2회 연속 4강에 진출했던 프랑스의 본선 진출 실패가 최대 이변으로 손꼽혔는데, 당시 프랑스 대표팀의 감독은 현역에서 은퇴한 미셸 플라티니였다. 플라티니의 지휘 아래 파팽, 칸토나, 데샹, 블랑 등이 새로운 황금세대를 구축한 프랑스였지만, 키프러스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한 것이 뼈아픈 탈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남미의 경우 칠레와 브라질의 경기에서 터져 나온 ‘로하스 사건’이 월드컵 역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칠레의 골키퍼 로하스는 브라질 원정경기 도중 소녀 관중이 던진 폭죽에 맞아 얼굴 부위에 심한 부상을 당했는데, 그로 인해 칠레가 이 경기를 보이콧 하며 브라질의 몰수패를 요구하는 소동을 일으킨 것이다. 그러나 사진 판독 결과 소녀가 던진 폭죽은 로하스 골키퍼에 아무런 타격을 주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고, 결국 칠레는 브라질 전 몰수패에 이은 지역예선 탈락 및 1994년 대회 출전정지라는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얼굴에 포비돈(빨간약)까지 발라가며 위장쇼를 펼친 로하스 역시 선수 자격을 영구 정지당했다가 2001년에 이르러서야 가까스로 징계로부터 풀려날 수 있었다.

 

그 밖에 아시아에서는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이 극동 지역을 제패하며 2회 연속 본선 무대에 올랐고, 중동에서는 UAE가 사상 첫 본선 진출에 성공하는 기쁨을 누렸다. 오세아니아 지역에서는 이스라엘이 텃세를 이겨내고 호주와 뉴질랜드를 따돌렸지만, 콜롬비아와의 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시는 바람에 다시 한 번 본선 진출팀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룹 대륙 티켓 예선참가국 본선진출국
1 유럽 1 루마니아, 덴마크, 그리스, 불가리아 루마니아
2 유럽 2 스웨덴, 잉글랜드, 폴란드, 알바니아 스웨덴
잉글랜드
3 유럽 2 소련, 오스트리아, 터키, 동독, 아이슬란드 소련
오스트리아
4 유럽 2 네덜란드, 서독, 핀란드, 웨일즈 네덜란드
서독
5 유럽 2 유고, 스코틀랜드, 프랑스, 노르웨이, 키프러스 유고
스코틀랜드
6 유럽 2 스페인, 아일랜드, 헝가리, 북아일랜드, 몰타 스페인
아일랜드
7 유럽 2 벨기에, 체코, 포르투갈, 스위스, 룩셈부르크 벨기에
체코
8 남미 1 우루과이, 볼리비아, 페루 우루과이
9 남미 0.5 콜롬비아, 파라과이, 에콰도르
* 플레이오프: 콜롬비아-이스라엘
콜롬비아
10 남미 1 브라질, 칠레, 베네수엘라 브라질
11 북중미 2 최종: 코스타리카, 미국, 트리니다드토바고,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코스타리카
미국
12 아프리카 2 최종: 알제리-이집트, 카메룬-튀니지 이집트
카메룬
13 아시아 2 최종: 대한민국, UAE, 카타르, 중국, 사우디, 북한 대한민국
UAE
14 오세아니아 0.5 최종: 이스라엘, 호주, 뉴질랜드
* 플레이오프: 이스라엘-콜롬비아
-

 

 

본선 요약

지난 1986년 대회와 같은 방식으로 본선이 운용됐으며, 진행방식이나 규정상의 뚜렷한 변화는 없었다. 1990년 대회에서는 조별리그 초반부터 심상치 않은 이변이 일어났는데, 전 대회 우승국 아르헨티나가 카메룬과의 개막전에서 0-1로 패한 것이 그 신호탄이었다. 아르헨티나에 이어 유로 1988 우승팀 네덜란드 또한 이집트에게 1-1로 발목을 잡혔고, 스코틀랜드마저 코스타리카에 0-1로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카메룬과 코스타리카는 결국 16강까지 오르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중에서 8강 돌풍을 일으킨 카메룬은 1990년 대회의 다크호스이자 최고의 인기 팀으로서 화제를 모았다. 이외에도 이집트 역시 네덜란드와 아일랜드를 상대로 2무를 거두는 선전을 펼쳐 제 3 대륙의 성장세를 실감케 했다. 단, 아시아의 대한민국과 UAE는 현대축구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 채 3패를 당해 아프리카 팀들과 크게 대조를 이뤘다.

 

한편 이 대회 최강의 우승후보로 손꼽혔던 네덜란드는 3무로 간신히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등 초반부터 부진을 겪었다. 반 바스텐, 훌리트, 레이카르트로 이어지는 ‘오렌지 삼총사’의 활약은 서독과의 16강전에서도 불발에 그쳤고, 결국 조기 탈락의 수모를 당하고 말았다. 이에 반해 네덜란드를 무찌른 서독과 개최국 이탈리아는 순항을 거듭했으며, 마라도나의 아르헨티나 역시 조별리그 부진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을 16강에서 격파하며 상승 분위기로 돌아섰다.

 

8강전 이후부터는 지루한 경기와 끊임없는 반칙, 승부차기가 난무하며 “카메룬 이외는 볼거리가 없다.”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이는 대부분의 팀들이 수비적인 측면에서는 완성도 높은 압박 전술을 구사한 반면, 그에 걸맞은 공격 전술을 구사하지 못한 탓이 컸다. 마라도나를 비롯한 스타 선수들의 전반적인 활약상도 실망스런 수준이었다. 이러한 와중에 서독은 마테우스의 카리스마와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우승을 차지, 브라질과 이탈리아의 뒤를 잇는 통산 3회 우승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주요 선수

당초 1990년 월드컵은 마르코 반 바스텐, 루드 훌리트(이상 네덜란드),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로타 마테우스(서독), 잔루카 비알리(이탈리아) 등이 자웅을 겨루는 ‘별들의 전쟁’이 될 것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오렌지 삼총사는 일찌감치 자취를 감췄고, 마라도나의 활약상도 지난 대회에 비한다면 실망스럽기 그지없는 수준이었다. 남다른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발휘한 마테우스 역시 대회 전체를 휘어잡기엔 무언가가 부족했다. 반면 갑자기 스타덤에 오른 ‘신데렐라’들의 활약은 기대 이상으로 돋보였다. 이탈리아의 살바토레 스킬라치는 본래 벤치를 뜨겁게 달구던 후보 공격수였으나 이 대회에서 아무도 예상치 못한 맹활약을 펼쳤고, 득점왕과 MVP 타이틀까지 독식하는 기염을 토했다. 스킬라치는 월드컵에서의 반짝 활약 이후 다시금 그 활약을 재현하지 못했기 때문에 ‘월드컵 신데렐라’의 대명사로 여겨지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세르히오 고이코체아 골키퍼 역시 스킬라치 못지않은 깜짝 활약을 펼쳤다. 주전 골키퍼 품피도의 부상을 틈 타 주전으로 등극한 고이코체아는 16강전부터 신들린 듯한 선방으로 아르헨티나를 구해내는 한편, 승부차기에서도 맹활약을 펼쳐 ‘야신의 재림’으로 주목 받았다. 38세의 나이로 카메룬을 8강까지 이끈 로저 밀러 역시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이 대회 최고의 인기스타였다.

 

그 외에는 잉글랜드의 폴 개스코인,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바조와 파올로 말디니, 아르헨티나의 클라우디오 카니쟈 등 젊은 신성들의 활약이 축구팬들에게 그나마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잉글랜드를 24년 만에 준결승까지 이끈 개스코인은 자국 내에서 영웅 대접을 받았고, 4강전에서 흘린 뜨거운 눈물로 잔잔한 감동을 가져다줬다.

 

 

수상 기록

MVP
1위 살바토레 스킬라치(이탈리아)
2위 로타 마테우스(서독)
3위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득점
1위 살바토레 스킬라치(이탈리아/6골)
2위 토마스 스쿠라비(체코/5골)
3위 게리 리네커(잉글랜드/4골), 로타 마테우스(서독/4골), 로저 밀러(카메룬/4골), 미첼(스페인/4골).

 

베스트 팀
골키퍼: 세르히오 고이코체아(아르헨티나), 루이스 코네호(코스타리카).
수비수: 안드레아스 브레메(서독), 파올로 말디니, 프랑코 바레시(이상 이탈리아).
미드필더: 로타 마테우스(서독), 드라간 스토이코비치(유고), 폴 개스코인(잉글랜드),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공격수: 살바토레 스킬라치(이탈리아), 로저 밀러(카메룬), 위르겐 클린스만(서독).

 

 

이탈리아 월드컵이모저모

01

서독의 프란츠 베켄바워는 이 대회를 통해 선수와 감독으로서 모두 월드컵 정상에 오른 두 번째 인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첫 번째 인물은 1970년 대회 당시 그 위업을 달성한 브라질의 마리오 자갈로다.

02

1990년 대회에서는 압박축구의 발전으로 인해 수비적이고 지루한 경기가 쉬지 않고 펼쳐졌다. 이 대회의 경기 당 2.21 득점은 월드컵 역사상 최저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03

반면 흥행 면에서는 250만 이상의 관중을 동원하는 대성공을 거뒀으며, 외국인 관광 수익 또한 16억 달러에 달했다.

04

1990년 대회는 1985년 ‘헤이젤 참사’ 이후 처음으로 유럽에서 열리는 월드컵이었다. 훌리건들에 의해 41명의 사망자와 1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던 헤이젤 참사의 상처는 개최국 이탈리아로 하여금 철통같은 경계 태세를 갖추도록 했다.

05

실제로 잉글랜드와 네덜란드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훌리건들이 소동을 일으키자 이탈리아는 곧바로 4천 명의 경찰을 투입, 현장에서 훌리건 500여명을 체포하는 등 빠르고 정확한 대처를 선보였다.

06

개최국 이탈리아는 아르헨티나와의 4강전에서 클라우디오 카니쟈에게 골을 내줄 때까지 이 대회에서 단 1실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탈리아의 517분 연속 무실점은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는 최장시간 기록이다. 이 기록 달성의 주역들은 골키퍼 왈테르 젱가와 수비수 프랑코 바레시였다.

07

한편 준우승국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역사상 최소 득점 결승 진출팀으로 이름을 올렸다.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총 7경기에서 고작 4골만을 성공시켰다.

08

디에고 마라도나 역시 이 대회에서는 득점 사냥에 실패했다. 마라도나는 1982년, 1986년, 1994년 대회에서 모두 득점을 성공시켰지만 1990년 대회 무득점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4연속 월드컵 골사냥에 실패하고 말았다. 참고로 월드컵 4대회 연속골은 1958년 대회부터 1970년 대회까지 4연속으로 득점을 성공시킨 펠레(브라질)와 우베 젤러(서독)만이 보유하고 있는 진기록이다.

09

카메룬의 8강 진출은 이 대회 최대 이변이었으며, 피파는 그 활약상을 높이 평가하여 아프리카의 본선 출전권을 2장에서 3장으로 확대했다. 이는 1982년 대회의 알제리(2승 1패로 조별리그 탈락), 1986년 대회의 모로코(16강 진출) 등이 남긴 실적도 폭 넓게 반영된 결과다.

10

그 밖에 북중미 강호 멕시코는 1988년 올림픽에서 23세 연령 제한 규정을 위반한 것이 발각, 이 대회 본선 진출권을 피파로부터 박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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